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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도 돼?
나카지마 타이코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개성있는 집을 찾아보기가 너무 힘들다. 옛날에도 그렇긴 했지만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오밀조밀 모여 사는 사람들에게 집이란 그냥 쉬는곳,,,,, 그네들의 개성은 찾아 볼 수 없는 모양새이다. 나 역시 아파트에 살며 수백세대의 사람들과 똑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내 집을 갖고 싶고 지어보고 싶단 생각을 안한건 아니다. 책속 주인공 마리와 다르게 일찍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는 나에게 집이란 아이들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다행스럽게 싱글녀인 그녀들과 달리 나에게 1층이란 공간은 아이들이 원없이 뛰어도 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나 역시 혼자였다면 1층에 살 엄두는 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남자가 아니라, 집!"
요즘 골드미스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결혼은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는....
일찍 결혼해서인지 싱글로써 누리고픈 일들을 거의 해보지못한 것 같다. 마리가 이소릴 듣는다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오로지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해질때가 종종있다. 계약만료일전까지 이사를 가기도 마흔전에 결혼을 하기에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마리는 건축가와 선을 보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갖춘 집을 짓기위해 시도한다.
모든 사람들의 개성이 다르듯 내가 생각하는 집도, 그녀 마리가 생각하는 집도, 건축가 후쿠시마가 생각하는 집들 역시 다 다르다. 나는 복층을 이룬 푸근한 단독주택에 잔디가 깔린 마당이 있는 집을 원한다. 마리는 현관을 열면 욕실?(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이 있는 집을 원하며 그녀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집의 설계를 원한다. 건축사 후쿠시마는 어떠한가? 그는 어린왕자의 동심을 닮아있는 듯 하다. 어린왕자가 살고있는 작은 별과 같이 동그란 별위에 지붕이 없는 집을 생각한다.
막연하게 현실의 벽앞에 가로막혀 내가 꿈꾸었던 나만의 집에 대한 꿈을 접어버렸다. 하지만 마리의 집짓기 프로젝트로인해 나만의 집을 짓겠다는 꿈이 다시 한번 되살아 나는 것 같다.
내가 짓는 집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오로지 내가 세우고 못질하고 페인트 칠하는, 내 영혼이, 손길 하나하나가 숨쉬는 그런 집을 언젠가는 꼭 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