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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달까지 - 파리에 중독된 뉴요커의 유쾌한 파리 스케치
애덤 고프닉 지음, 강주헌 옮김 / 즐거운상상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아침 내 침대 밑에서 폭탄이 터졌다." 무슨 말인고 하니...저자가 살고 있는 보금자리 아래 지하철에서 폭탄이 터진것이다. 그러나 애덤 고프닉은 자신의 아파트 건물이 공식적으로 폭탄 테러의 진원지로 선포된 후에도 딴 곳으로 이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었다. 내가 살고있는곳과 가까운 곳도 아니고 바로 아래에서 폭탄이 터졌지만 파리 거리의 어디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파리의 사람들은 미국인들처럼 객관적 이유없이 겁먹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별나라, 아니 달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프랑스 파리가 어떤 곳이길래 이처럼 달나라 이야기하듯 내게 다가오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낱낱이 저자 애덤 고프닉이 풀어 줄것이다.
우선 저자에 대해 살펴보면 그 애덤 고프닉은 어린시절부터 파리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 만큼이나 파리를 사랑하는 아내 마사와 아들 루크와 함께 1995년 파리로 떠난다. 그들이 내세운 가장 큰 이유는 아들 루크를 좀 더 아이키우기 좋은 파리에서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가 일하던 잡지 <뉴요커>에서 파리에 관련된 글을 기고 하기로 하고 그들의 생활비를 책임져 주었다.
애덤 고프닉이 파리로 떠나던 해 1995년에는 모든 것이 변해있었다. 세계의 흐름은 미국화 되어있었고 프랑스 파리는 뒤쳐진 곳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전 세계사람들이 파리를 동경하고 파로 모여들던 시절이 지나고 사람들은 새로운 예술과 요리를 맛보려고 런던으로 몰리던 때였다.
파리에서 5년을 살면서 그는 파리의 겉모습만이 아닌 내밀한 모습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파리이야기는 다른 여행서와는 좀 다른면이 없잖아 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파리이야기를 하면서 유행처럼 떠도는 말이 있었다. 우리들의 옷은 대량으로 찍어내 어디에서도 개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때였다. 파리에대해 떠돌던 소문에 의하면 길거리에서 자기와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당장 집으로 들어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는 그 옷을 입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들의 패션에 대한 자긍심이 돋보이는 이야기었다. 실제로 그러한지는 아직까지도 파리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패션의 도시인것만은 분명한것 같다.
파리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단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한가지 집구하기가 엄청 까다롭다고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과는 완전히 패턴이 틀리다. 이혼 소송으로 집을 비워 소송이 끝나야 입주 가능한 아파트, 아내와 마냥 행복했던 시절에 산 에스프레소 기계를 구입해야만 아파트를 빌려 주겠다는 사람, 성적 취향이 바뀌어서 아파트를 내놓는 철학자등 너무나 다양한 이유들이었다. 지금 그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도 다니던 은행에서 동경으로 발령받는 바람에 급하게 내놓은 젊은 남자의 아파트였다. 하지만 그들 부부는 일본에서 돌아오면 아파트를 곧 돌려받기를 원했기 때문에 현관벨이 울릴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 프랑스 파리였다. 문화적인 차이와 사상등 여러가지 차이점을 주변의 일상적인 것들에서도 캐치해내고 있다. 이런점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파리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것만을 보려하고 느끼려 하는 것만 느끼는데서 벗어나 남들이 보지못하고 느끼지 못하는점을 그의 파리 홀릭으로 우리에게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파리라는 곳과 가까워짐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파리의 색다른 면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