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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홀릭
신명화 지음, 이겸비 일러스트 / 은행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의 표지를 처음 접하면 슈어홀릭이란 제목에 걸맞게 많은 구두들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소설은 소설인데 구두와 어떤 연관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내심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책을 읽기에 앞서 이 책의 저자 <신명화>님의 이력을 잠시 살펴보았다. 어린시절 부터 이야기 짓기를 좋아했지만 그 흔한 백일장에서 상한번 탄 적 없었다고 한다. 그 점이 나랑 너무 비슷해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창작의 매력에 빠져 10년을 방송작가로 활동하였다. 작품들도 굵직굵직하다. <태왕사신기, 논스톱5...>등 시트콤부터 드라마, 교양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후 2009년 첫 소설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슈어 홀릭을 다 읽고 난 느낌은 한편의 사랑스러운 드라마를 본 듯 한 느낌이다. 이 내용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미워할 수 없는 효주의 캐릭터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효주의 캐릭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스타가 한명 있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인영>이었다. 그녀는 프로그램에서 신상만을 고집하며 구두에 대한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그녀 효주 역시 구두디자이너면서 구두에 대한 사랑과 소유욕이 대단했다.
킬힐이라는 구두굽이 굉장히 높은 신발에 대해서 뉴스에서도 기사를 다룬적이 있었다. 킬힐을 선호하는 여성분들이 많은데 그 위협적인 높이의 구두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기사였다. 효주 역시 무한 킬힐에 대한 사랑때문에 발바닥에서부터 허리까지 통증을 달고 살고 있다. 등산을 할때조차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할 정도로 그녀의 구두 사랑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화려한 구두만큼이나 그녀의 남자관계또한 거리낄것 없이 화려했다.그러나 그 만남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만남들이었다. 효주는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었던 디자인 실장고민석을 남몰래 마음에 담아둔지 1년만에 그와 비밀연애를 하게되었지만 그 연애는 3개월을 가지 못하고 고민석의 결혼으로 사랑에서도, 직장에서도 헌신짝처럼 내쳐지고 만다. 그러면서 그녀의 백수 생활이 시작된다.
그녀의 옆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 아영과 민호의 진심어린 우정을 느끼며 킬힐도 사랑도 겉모습만들 중요하게 여기던 그녀는 전태훈을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는 그녀가 킬힐로 혹사당한 몸을 치료받으러 다니는 한의원의 원장이었다. 멋없고 거친 그에게 경멸을 느끼지만 진심이 느껴지면서 점점 끌리게 되고 그러면서 킬힐이 아닌 굽이 낮은 신발의 매력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녀의 구두 디자인 역시 많은 변화를 가져온것은 당연지사다. 그렇게 멋없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는 일도 사랑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으며 겉보단 속이 꽉찬 사랑과 구두디자인을 하게된다.
글을 읽는 내내 그녀의 삶자체가 위태위태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되고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그녀를 느낄 수 있어 나 역시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구두에 대해 문외한인 내겐 너무나 어려운 구두의 이름들을 접할 수 있었지만 일과 사랑 모두를 거머쥔 그녀의 사랑스런 모습을 드라마로 만나보아도 괜찮을 것 처럼 짜임새가 탄탄하단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