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초등생 낚기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아이를 둔 부모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든 사건들이 있었다. 나 역시 그 동영상을 뉴스를 통해서 보았다. 아이들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만한 장난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저지르고 있었다. 

현 시대의 우리 사회를 보면 일본으로 부터 여러가지 물건이나 문화만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상까지도 수입된듯한 양상을 보이곤 한다. 뭐 좋은게 있다고 그들의 삐뚤어진 사상을 우리 나라 사람들이 똑같이 행하는지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들이 드러날때마다 씁쓸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다,-일본을 폄하하는건 아니니 오해말길....

고백이라는 소설 역시 일본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의 한 단면이 아닐까?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아이들의 메마른 감정들....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섬뜩하다.

고백은 6장으로 이루어져있다. 한장에 한 사람의 독백을 담고 있는 형식이다. 
그 단어들의 사전적 의미를 담아보았다,
1장. 성직자(聖職者) - 종교의 직분을 맡은 교역자 
2장. 순교자(殉敎者) - 자기가 믿는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자
3장. 자애자(慈愛者) - 아랫사람에게 도타운 사랑을 베푸는자
4장. 구도자(求道者) - 진리나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구하는자
5장. 신봉자(信奉者) - 교리나 사상 등을 옳다고 믿고 받드는자
6장. 전도자(傳道者) - 도리를 세상에 널리 전하는 자

고백의 표지를 보면 해바라기꽃이 나온다. 해바라기는 해만을 사랑하며 해가 움직이는 방향만을 따라간다고 한다, 그래서 해.바라기 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속에 나오는 경악할 만한 살인사건의 시초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 발생했다. 

담임의 아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 슈야를 표면적으로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광기어린 살인자로 비춰지지만 내면으로 들어가보면 그 아이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오직 인정하는 사람인 엄마에게 버림받고 엄마가 다시 자신을 보러오게 만들기 위해 엄마의 전공인 전기를 이용해 발명품을 만들지만 그 일 역시 수포로돌아간다. 엄마만을 생각하며 사랑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 소년의 마음이 살인이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까지 그 소년을 붙잡아줄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번째 살인자 나오키를 통해 또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의 옆볼 수 있다.  어린나이의 슈야 역시 가정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상처받았지만 나오키는 번듯한 가정에서 표면적으론 사랑받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엄마의 이중적인 태도에 나오키는 열등감을 가득 가지고 있다. 그 열등감을 분출할 곳없어 슈야가 인간 실패작이란 말을 하자 열등감이 꿈틀거리고 자신의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해 담임의 아이 마나미가 죽지 않았다는걸 알면서도 똑똑한 슈야조차 실패한 일을 자신이 성공했다는 성취감에 차갑고 더러운 수영장으로 던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잘못을 슈야에게 떠넘기며 우월감에 취해 전혀 죄의식을 보이지 않았던 모습도 걱정스러웠다.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다. "요즘애들 무서워 우리때는 저렇지 않았는데..."  나 역시 그런말을 하고 싶다. 그런데 또 다른 말이 들려온다. "그 애들이 크면 어린아이들을 향해 똑같은 말을 할꺼야."  

옛날에는 살인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을정도로 살인이 드문일이였지만 요즘엔 연쇄살인범이라는 이름이 나올 정도로 "사이코패스"라는 이름의 살인자들이 출몰하고있다. 그 뿐인가 한술 더 떠 존속살인까지 횡행하고 있다. 부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우리 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사람의 존엄성은 어느시대보다 그 가치가 높을대로 높아졌지만 또한편으론, 인간의 존엄성이 무참히 짓밟히는 시대이기도 하다. 한낯 종이쪼가리처럼 취부하는 인간의 목숨에 존엄성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대로 그냥 있기만 해도될까?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지만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너무 정확하게 꼬집어 놓아 한편으론 읽는 내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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