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루프의 사랑 무한카논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왜 지구가 동그란지 알아?"
"헤어진 사람들과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신이 지구를 동그랗게 만들었기 때문이지."


[이투루프의 사랑]은 무한카논 3부작의 3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3부라고 해서 순서대로 1,2,3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무한카논 3부작을 읽는 방법은 여섯 가지가 있다. 미래에서 과거로 갈 수도 있고, 과거에서 미래로 갈 수도 있고, 읽는 방법에 따라 사랑의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투루프의 사랑은 계절로 치면 겨울에 해당한다. 일본 땅이지만 일본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춥고 러시아 보다는 따뜻한 곳이 아투루프의 섬이다. 

가오루는 천황의 여인 후지코를 사랑한 죄로 가문이 몰락하고 자신 또한 살해위협을 느끼며 일본에서 쫓겨나게 된다. 가오루에게는 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그녀를 낳아주었던 어머니. 길러주었던 어머니. 양자로 들어간 집에서 누나라고 불러던 앙주, 그가 사랑했던 후지코, 그의 아내 츠바키, 그의 딸 후미오까지.... 가오루는 50대가 된 지금 방황을 하고 있었다. 그는 멜랑콜리(순환정신병,또는 감정전신병)를 느끼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멜랑콜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바로 이 섬 이투루프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투루프 섬에서 니나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녀의 어머니는 앞날을 예견하는 샤먼이었다. 그녀는 니나에게 사랑하는 남자들은 모두 죽을것이라고 예견하게 되고 아버지를 비롯해 4명의 사랑하는 남자가 자살, 사고, 살해를 당해 죽고 만다. 니나는 자신의 운명때문에 가오루가 죽게될까봐 그에게 다가가길 망설인다.

가오루는 가수였다. 여성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유명한 가수였지만 사랑하던 여인 후지코와 헤어지고 갑자기 여성의 목소리로 더이상 노래 할 수 없게된다. 그와 동시에 발기부전을 겪게되고 치료를 위해 온 힘을 쏟지만 나아지는것 없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투루프 섬은 이승과 저승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섬처럼 산 사람과 죽은 영혼이 같이 살아가고 있는 죽은이의 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본해역으로 부터 온갖잡다한 쓰레기가 해안가로 떠내려 오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죽은 사람의 영혼도 떠내려와 이 섬에서 떠돈다고 한다. 

니나의 남동생 코스챠는 어머니를 따라 샤먼이 되는길을 택하게되고 정령을 만나기위해 깊은 숲속으로 들어간다. 가오루 역시 그곳에서 단식을 하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꿈속에서 한명한명 만나게 된다. 그들과의 오해도 풀고 사랑했던 여인과 만나기도 하면서 가오루는 자신의 몸에 변화를 느끼게 된다. 마침내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 후지코와 만나는 꿈을 꾼 다음 발기부전이 치유된다. 이는 곧 가오루가 짊어지고 있던 마음속의 상처, 짐을 덜어놓음으로써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멜랑콜리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는 듯 하다. 

가오루의 조상들을 살펴보면 러시아인. 미국인,일본인등 여러 인종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의 가족력처럼 이투루프 섬 역시 일본도,러시아에도 속해있지 않은 어쩌면 다른 먼 대륙이 오히려 더 가까운 복잡한 섬이다. 마치 가오루 그 자신처럼....자신과 너무 닮아있는 섬으로 운명처럼 오게 되고 그 섬에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게 된다. 

무한카논 3부작중 3부만을 읽어보았다. 어렴풋이 가오루의 사랑과 가족력에 대해 언급이 되어있지만 3부를 읽고 난 지금 그에게 어떤 가슴아픈 시련이 있었는지 1부와 2부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나는 미래에서 과거로의 역행을 하는 셈이다. 가오루의 사랑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묘미를 느껴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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