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이란 제목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조심스레 시집을 펼쳤다. 오~~이거 생각보다 유쾌하다. 내용을 음미하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경쾌한 웃음소리가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해학적으로 그려낸 성적인 문구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우주와의 연관성을 찾는 기발함. "나는 진실을 목도하고 말았으니 삶은 오징어 다리들이 드디어 모선의 명령을 수신하고 접시 위에서 하나 둘 일어나서 광선총을 쏘는 것이었다"- 우주전쟁 중의 첫사랑 中 시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시란 품위있고 고귀한 언어들로만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했었다. 우주전쟁 중의 첫사랑 시집을 읽고난 지금 시집이 아니라 한편의 소설을 읽은듯한 착각에 빠진다. 전체적인 주제가 통일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우주로 연결되는 내용이나 서로 앞뒤로 연결되어있는 내용들.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집인것 같다. "피부가 정말 고왔어 합성수지를 특수하게 재활용한 살갗이라 이백 살 노파라고 믿을 수 없었단다 외계과학의 승리였지..."-외계인 애인 中 "가까이 가 보니 그 주춧돌은 수천 년 전 지구에 불시착한 우주선이었다."-겨울밤, 전기밥통 中 "두려움 속에서 우주선의 단추를 누르자 서서히 입구가 열리고 펄펄 끓어오르는 김이 얼굴을 덮쳤다."-겨울밤, 전기밥통 일상속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소재들을 시인의 눈으로 재해석해 해학적인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이면에 깔린 분위기는 죽음, 생명,가족사 ,사람들의 삶등 전반적으로 무겁고 사회적인 문제들도 더러는 다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