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초가 되면 철학관에 들르곤 한다. 나는 전적으로 사주팔자나, 점술을 믿진 않는다. 그렇다고 안 믿는것도 아니었다. 들어서 나쁠게 없고 나쁘게 나온다면 조심하면 될것이며 좋은 말을 듣게 되면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기도 했다. 그래서 내 인생이 갑갑하고 앞길이 보이지않을때 주위에서 "니 인생은 니가 개척하는거다"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타로카드나 점집을 찾아가기도 했다. 왜? 재미있으니까........... 나의 이런 호기심이 이 책을 펼쳐들게 만들었다. 평소 내 운명<사주팔자>이 미리 정해져있는게 아닐까?란 궁금증에 목말라 있었다. 조선시대 운명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은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이 따로 있다고 한다. 주위에 보면 무엇을 하건 되는 놈이 있고 안되는 놈이 있다. 이 두사람의 운명은 되는 놈은 되고 안되는 놈은 안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진 그들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내가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곳으로 대학을 와서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고 사는것도 내 의지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남편과 만나 결혼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이다. 하지만 신도 어찌 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수명에 관한 것이었다. 인간의 수명은 태어날때부터 정해져있는 것이기 때문에 죽을 운명에 처한 사람의 수명을 다른 사람의 수명에서 떼어다가 연장시켜줄 순 있지만 영원히 죽지 않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제우스 신도 인간의 몸인 자신이 아들이 죽을 운명인걸 알았지만 어찌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보면 점술이라는 것은 과거에도 사용되어 왔었다고 한다. 히틀러, 스탈린, 미얀마 군부, 드골, 로널드와 낸시 레이건의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정치적 선택을 할때 전속 점술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에 가면 유명 정치인, 심지어 대통령까지 드나들었다는 점술가의 집이 있다는 글을 책에서 보았다. 이들이 정치적으로 커다란 선택을 할때 자신의 의지보다 자신의 운명을 믿고 의지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07년 12월. 지금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후보시절 이명박대통령은 자신의 탄생, 결혼과 대통령 당선의 인연을 강조한 팸플릿을 내세운 적이 있었다. 12월 19일에 자신이 태어났고,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날 자신은 대통령이 될것이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것이 그에게 특별한 날이 될것이라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주술에 가까운 광고를 한 셈이었다. 결국 그는 그날 대통령이 되었다. 분명 우리 주위에는 되는 놈이 있고 안되는 놈이 있지만 너무 운명론에만 치우쳐서 노력도 해보지 않고 포기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의지 조차 없는 것이다. 나는 자신이 처한 운명은 어떻게 행동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가만히 손놓고 있는 지금보다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의 영역이라고 하는 내 운명은 그냥 답답할때 한번씩 찾아가 좋은말은 취하고 나쁜말은 조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이야기 하는것이 과연 뭘까? 난해한 점이 있었지만, 분명한건 인간도 신도 운명에 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