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 에듀 픽션 시리즈 5
귄터 벤텔레 지음, 박미화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소설로 만나는 중세 이야기] 는 역사에 관한 내용이라 반색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학창시절 시험기간이면 제일먼저 공부했던 역사과목...교과서 내용 한글자도 빠트리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중무장하고 요령없이 달달 외우기만해 꽤나 힘들었던 과목이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았기에 시험기간이 지나면 지우개로 내머릿 속이 다 지워진듯 정.말 깨.끗.하.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역사란, 인간의 축적된 경험을 기록한 것이다."

책을 펼치면 선명한 컬러로 숲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연대표가 있다. "소설로 만나는~"으로 시작하는 책 제목때문인지 소설형식으로 읽기 쉽게 되어있을 꺼라는 짐작은 할 수 있었다. 역사를 좋아하기때문에 내용이 어려워도 흥미롭게 읽었겠지만 연도와 인물을 중심으로 딱딱하게 써내려간 글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책을 구성하고 있어 단편 소설을 읽는듯한 감상에 젖기도 했다.  

소설형식으로 써내려간 중세이야기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15장으로 이루어진 내용은 작센출신의 한 남자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상처입은 낯선 남자를 안전하게 모셔오라는 카롤루스 대제의 명을 받고 호위하지만  누군지는 알지 못했다. 상처입은 남자가 교황 레오3세 라는걸 나중에 알게되고, 카롤루스대제는 호위대에게 교황을 무사히 모시고와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커다란 포상을 내렸다. 이 사건을 통해 본 역사에서 카롤루스 대제와 레오 3세사이에 카롤루스 대제의 대관식에 관한 약속이 있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나에게 역사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눈밭 위의 발자국]은 카롤루스 대제의 가장 사랑하는 막내딸 이마 황녀와 황제의 서기이자 믿을만한 조언자 에긴하르트의 러브스토리이다. 카롤루스 대제는 딸들을 너무 사랑해서 한 명도 시집보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황녀와 에긴하르트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어느날밤 두사람은 이마 황녀의 방에서 만나기로 한다. 이시대 이들이 관계는 커다란 죄에 해당하는 사건이었다. 두사람은 이성적인 대화로 그들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만 서로의 깊은 사랑만을 확인한다. 기나긴 겨울밤 그들의 은밀한 만남에 복병이 기다리고있었으니...에르긴하르트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 하자 밤사이 비가 눈으로 바뀌어져있었다. 그곳을 걸어간다면 자신의 발자국이 남을테고 곧 그들의 은밀한 만남이 알려질 것이다.  이마 황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곧 기가막힌 생각을 해내게된다. 사랑하는 그를 업고 눈밭을 걸어갔다가 발자국대로 돌아오기로 한것.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곧 카롤루스 대제의 눈의 띄고 만다. 이들의 운명은 사형과 수도원에 감금되는걸로 결론이 나는듯 하지만 역시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였다. 카롤루스 대제는 이들의 사랑을 허락하게 된다.

"전설이나 신화, 일화는 인물들이 살던 당시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실제 역사와는 다른 색깔을 입힌 이야기 들이다."

[눈밭 위의 발자국]에 나오는 인물들은 실존 인물들이었다. 에긴하르트는 카롤루스 대제의 측근이자 역사 편찬가이기도 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에긴하르트는 에마 또는 이마라고 불리우는 여성과 혼인을 했는데 전설에 따르면 카롤루스 대제의 딸이라 하나 실제로 카롤루스 대제에게는 그런 이름의 딸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니 책을 읽으면서도 픽션과 논픽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전설이나 신화를 바라본다면 그것이 발생한 당시의 시대상에 관한 중요한 정보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각 에피소드에 들어가기 앞서 그 장에서의 주요인물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어 픽션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도움을주고 있다.

역사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인데 요즘 역사드라마들은 시청률을 의식해서인지 시대도 넘나들고, 업적이라든지 역사적인 사실들을 자주 뒤집어 놓는 경우를 접할 수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역사드라마를 먼저 접하게 된다면 픽션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까지 하다. 이 책은 중세이야기를 어렵게만 보던 사람들에게 좀 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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