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유쾌한 과일 - 나오키 문학상 수상작가 하야시 마리코 대표작
하야시 마리코 지음, 정회성 옮김 / 큰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성경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에덴의 동산에 아담과 이브에 관련된 이야기다. 하나님이 에덴의 동산에 있는 금단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지만 강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과일을 따 먹게 되면서 향기로운 과일을 맛보는 쾌락을 느꼈지만 동시에  고통을 느끼고 부끄러움에 눈을 떴다고 한다. 이 책속의 마야코 역시 금단의 열매를 먹음으로써 쾌락을 얻었지만 동시에 남편에게 죄책감을 느꼈다.

마야코는 남들 눈에 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일본의 중산층 주부다. 그녀의 남편 고이치는 누가봐도 훤칠한 키에 매력적인 얼굴 적당한-꿀리지 않을 정도-직업.......일본에서는 신랑감을 고를때 타인 평가를 많이 고려하는 것같다. 마야코 역시 결혼을 결심하던 당시 노리오라는 남부럽지 않은, 아니 훌륭한 직업을 가진 남자와--노리오는 봐주기 힘든 추남이였다.--적당히 괜찮은 직업을 가진 고이치--훤칠한 키와 매력적인 얼굴을 지녔다.--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었다. 
결론은 고이치였다. 마야코의 결혼생활은 유쾌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부갈등을 겪고있었고 남편은 마마보이였다. 마야코는 그런 일상에서의 일탈을 남몰래 꿈꿨다.

마야코의 일탈은 그녀의 치밀한 계획아래 착착 진행되어갔다. 불륜을 저지르기에 적당한 남자를 물색하고 어렵지 않게 그--노무라--와 육체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의 일본에서는 유부녀가 애인을 두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에 개방적이었던것 같다. 그와는 단순한 섹스파트너였다. 그 관계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배제되어있었다. 그냥 육체적인 만족이면 괜찮았다. 그런 그녀는 우연히 미혼인-미치히코-를 만나게 되고 그와는 정신적+육체적인 사랑을 나눈다. 남편에게선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미치히코에게서 느끼게되고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고이치와 이혼후 마야코는 미치히코와 2년째 동거중이다. 첫번째 결혼에서 권태로움을 느끼며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났던 그녀가 두번째 결혼을 통해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다라는 진리(?)를 터득하며  더이상 어리석은 사랑을 찾아 모험을 하지 않을것을 다짐하고 미치히코와의 결혼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야코는 또다시 그녀의 섹스파트너였던 노무라를 2년만에 다시 만나고 그들은 육체적인 관계를 갖는다. 마야코는 갑자기 공허함을 느끼며 아기를 갖기로 마음먹고 미치히코와 노무라의 혈액형이 같다는 이유로 누구의 아이든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둘다 남자라는 점에서는 똑같았기 때문이다.

"이제 즐거움 따우는 별로 느껴지지 않아. 처음엔 즐거웠던것도 어느 사이엔가 시시한 게 돼 버려. 언제나 이런 식의 반복일 뿐이야. 늘 이런 식일 뿐이지..........."

불유쾌한 과일-남자가 읽기엔 불쾌하고 여자가 읽기엔 유쾌한 소설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 출판사 직원이 했다고 한다. 분명 이 책은 남자가 읽기엔 불쾌하다. 하지만 여자가 읽기엔 왠지 남자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외도를 아무런 꺼리김없이 저지르는 마야코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여자가 많을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나라 역시 주워들은 말에 의하면 애인을 가지고자 하는 주부들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나에게는 너무 생소하고 약간의 거부감까지 느껴지는 불륜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지 않길 바란다. 마야코가 자신의 인생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용기를 낸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그 분출구가 불륜이라는 잘못된 방법이였기에 나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긴 어려웠다. 솔직히 이해 되지도 않았다. 많은 일본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니 내가 알지 못하는 매력적인 무언가가 책 속에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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