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봄이면 입덧을 한다 시선 시인선 50
황시은 지음 / 시선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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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봄이면 입덧을 한다
 

  포근한 봄이 다가온다. 그와 함께 우리는 옛 추억을 떠오르고, 주위의 만물의 탄생을 지켜본다. 꽃, 나무, 나비 등등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마법같은 계절, 봄이다. 남자는 가을을 타고, 여자는 봄을 탄다고 했던가. 왜 봄처녀라는 말도 있듯이, 저자 황시은 시인의 따뜻한 우리의 옛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시집, 난 봄이면 입덧을 한다.

 

  제목이 굉장히 특이해서, 일단 궁금했다. 어떤 의미인지, 하지만 이 시집을 읽고 제목은 전혀 중요한게 아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제목이 무엇이면 어떻고, 특이해도 여전히, 황시은의 시는 우리의 고향과 추억을 자연속으로 끌어당긴다. 시라고 생각하면 그냥 옛 정겨운 우리말, 고운 말만 생각했었다. 소재도 나비, 나무, 꽃 등만 기억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이 그런 아름다운 시다.

 

  하지만 곳곳에 특이한 것들이 눈에 띈다. <문명이 죽다> , <전자미행>같이 김치, CCTV같은 소재와 단어들, 그 속에 얽힌 이야기들도 꽤 재미있다. 시집은 그냥 잠잠하고 훈훈하기만 하단 생각은 조금 버려도 괜찮을듯 싶다. 흥미로운 소재와 이야깃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역시 이 시집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다. 우리의 이야기를, 이 사회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자연과 잊혀저버린 우리의 삶을, 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시는 우리의 어머님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머니에 관한 시를 읽으면서 최근에 신경숙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생각이 났다. 이 시인에서도 무한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황시은 시인의 시는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다. 요즘 같이 부풀리고, 과장해서 본연의 미를 훼손하는 그런 것이 없어, 감정이입도 잘 되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시들이 너무 좋다. 그리고 책의 표지가 너무 심심하단 생각이 들었었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더 좋았다. 왠지 옛 느낌도 나고, 노란색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황시인은 힘든 요즘, 도시에 찌든 현대인들을 위한 시를 쓴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인들이 잊고 지냈던 자연, 그리고 추억과 잃어버린 자신의 진실을 찾도록 시를 써내려간다. 선과 악의 개념을 넘어, 도전하는 삶 같은 것들을 말이다.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들, 그리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속에서, 황시은시인의 시가 굉장히 힘이 되고,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옛 유년 기억, 자연의 이야기, 요즘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까지 이 책에는 많은 읽을거리가 존재한다. 장편이 아니어서 틈틈히 읽어도 끊김이 없고, 소재도 풍부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았다. 이 기회에 시를 제대로 접하게 되어 무척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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