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살다 보면 무심히 하는 약속이 많다.언제 한번 만나요.언제 한번 식사해요.언제 한번 술 마셔요.언제 한번 놀러갈게요.언제 한번은 영원히 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어쩌다 온다 해도 가깝지 않은 미래다. 그러나 서로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니,"너 그때 식사하자 했잖아. 언제 할래?"이러고 따지는 사람도 별로 없다. 사람 세상에서는.그런데 이런 무심히 하는 약속의 대상이 개일 때는 문제가 다르다. 택배가 오면 쪼르르 쫓아나가서 택배기사님을 따라 엘리베이터까지 타려고 하는 나무. "나무야, 이리 와. 얼른!"이라고 말해봐야 듣지 않는다. 그래서 "나무야, 까까 줄게, 이리 와" 하고 부르게 된다. 그럼 아무리 좋아하는 택배기사님이 와도 내버려두고 쪼르르 집으로 들어온다.들어왔으면 됐지, 까까는 무슨!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나는 책상으로 돌아가지만, 나무는 강렬한 레이저 광선을 보내며 책상 옆에 해태상처럼 앉아서 까까 줄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다.오늘 아침에도 택배가 왔다. 잠결에 까까 준다고 나무를 불러들였고 택배를 던져놓자마자 다시 자려고 누웠다. 그런데 잠결에도 뒤통수가 뜨끈뜨끈. 돌아보니 나무가 바로 뒤에 앉아서 벽 쪽으로 돌아누운 내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약속을 했으면 지키고 자라는 거지……. 할 수 없이 사료 좀 꺼내주니 0.1초 만에 흡입하고 사라졌다.목욕시키면서 "목욕 다 하고 껌 줄게~" 하고, 먼저 씻겨서 내보내놓으면 내가 다 씻고 나올 때까지 욕실 문 앞에 앉아 있다. 껌 받으려고. 받을 거 하나는 악착같이 받는다. 전생에 사채업자였니.모든 약속은 지켜야 하겠지만,세상에서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 한 가지 있다면반려동물과의 약속이다.
잘 웃는 사람나는 너랑 있을 때 가장 잘 웃는 사람이 돼. 너랑 시시콜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도, 우리 함께 걷는 길의 어디선가 좋아하는 음악이 불현듯 흘러나올 때도, 너랑 술 한 잔씩 따라 마시며 이 겨울 추위를 녹여낼 때도, 너랑 여느 때와 같이 끼니를 때울 때도 웃음이 끊이지를 않고 만연하거든.그러니 우리 내내 같이 있자. 함께 나누고픈 기쁨이 봄처럼 돋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모진 슬픔 탓에 눈시울이 여름처럼 뜨거워진대도, 시린 불안 탓에 가슴께가 겨울처럼 얼어버린대도. 쉬지 않고 붙어 앉아 잇몸까지 드러내며 활짝 웃어. 그래야 꽁꽁 언 생의 틈마다 우리 애정이 봉오리를 틔울 테니까.나는 우리가 적어도 서로의 곁에서만큼은 몸의 어떤 곳 하나 힘을 주지 않고도 버티고 설 수 있었으면 해. 그러려면 우리가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는 일을 호흡만큼 잦게 하는 게 좋겠어. 시도 때도 없이 팔짱을 끼고 체온을 나누면서 사랑을 데우는 거야. 사랑한다는 말 없이도 너무 깊은 사랑임이 틀림없을 때까지 만나서 웃는 거야.
특별한 사람이 되려면 특별한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특별한 경험을 하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협소한 경험은 다양한 관점을 갖는 데 가장 큰 적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틀이 있고, 웬만하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틀 안에서 자신을 정의하고, 틀 안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다양한 관점이 생기려면 여러 가지 틀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때로는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도 물리적인 경험의 한계를 넘어서기 힘들다. 아무리 많은 자본을 투입한다 해도 죽은 공자나 맹자를 불러내지 못한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를 넘어 그들의 생각과 영혼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들이 쓴 책을 필사하면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인 대가의 책을 필사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관점을 얻게 된다. 그런 관점이 한두 개가 아닌, 뛰어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세계 최고 수준의 관점 자본가가 될 것이다. 대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대가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관점의 힘이다.
산길을 걸으며무엇이든 천천히눈길 기울여 살펴보면안 보이던 것들을찾아낼 수 있어시간이 좀 필요하지만마음 길의 방향은오직 자기 탓이겠지애써 나쁜 것을 찾으려시간을 허비하지 말고좋은 것을 바라봄이 기쁨이지널 응원하며 춤추는 바람정답게 아침 인사 하며다정한 눈빛 나누는나무와 풀 그리고 이웃들모든 것이 다 행복이야 -알라딘 eBook <당신의 고독 속으로> (김응길 지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