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웃는 사람
나는 너랑 있을 때 가장 잘 웃는 사람이 돼. 너랑 시시콜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도, 우리 함께 걷는 길의 어디선가 좋아하는 음악이 불현듯 흘러나올 때도, 너랑 술 한 잔씩 따라 마시며 이 겨울 추위를 녹여낼 때도, 너랑 여느 때와 같이 끼니를 때울 때도 웃음이 끊이지를 않고 만연하거든.
그러니 우리 내내 같이 있자. 함께 나누고픈 기쁨이 봄처럼 돋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모진 슬픔 탓에 눈시울이 여름처럼 뜨거워진대도, 시린 불안 탓에 가슴께가 겨울처럼 얼어버린대도. 쉬지 않고 붙어 앉아 잇몸까지 드러내며 활짝 웃어. 그래야 꽁꽁 언 생의 틈마다 우리 애정이 봉오리를 틔울 테니까.
나는 우리가 적어도 서로의 곁에서만큼은 몸의 어떤 곳 하나 힘을 주지 않고도 버티고 설 수 있었으면 해. 그러려면 우리가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는 일을 호흡만큼 잦게 하는 게 좋겠어. 시도 때도 없이 팔짱을 끼고 체온을 나누면서 사랑을 데우는 거야. 사랑한다는 말 없이도 너무 깊은 사랑임이 틀림없을 때까지 만나서 웃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