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 땅에 사는 누구나처럼 지극히 한국인스럽게 살았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혀 가는 대로 허겁지겁 먹었다. 정신이 없는 상태란 사실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 우린 그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 그게 우리 사회의 집단적인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
건강한 삶에 필요한 시간과 여유? 다 사치스런 얘기였다. 내 먹을거리에 최소한의 신경을 쓰는 게 사치처럼 여겨지는 삶, 내 건강을 지켜줄 단 한 시간조차 확보할 수 없는 삶… 이 자체도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건데,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