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행복의 이유를 따로 찾지 않아도 된다. 한 번 행복의 궤도에 오르면 대부분의 경우에 행복한 시간이 계속된다.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작은 생채기는 얼마나 행복한가를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행복할 수 없는 삶은 애써 숨겨져 있는 행복의 이유를 찾는다.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행복의 이유가 될 수 없지만 그것마저도 찾지 않으면 삶이 무너지기도 한다. 비가 내리는 시월의 밤을 지키며 나는 행복의 까닭을 찾고 있다.
한가롭게 오늘을 느끼며 산책하길 잘했다.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전부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걷자. 발바닥에 닿는 땅의 기운을 느끼며 자기에게 알맞은 속도로 걸어가는 것이다. 이제 나도 내 속도를 찾은 것 같다.‘그래, 천천히 걷는 거야.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며 그렇게 걸어가는 거야.’ -알라딘 eBook <내가 꽃인 줄 몰랐습니다> (배영희 지음) 중에서
나 역시 콘텐츠에 따라 꽉 닫힌 결말을 좋아하고, 수학 공식처럼 명징한 해석을 좋아하기도 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정교하게 완성된 해피엔딩이 사람을 얼마나 상쾌하게 하는지! 하지만 때로 확 열린 결말, 아니 숫제 결말이라는 말조차 어울리지 않는, 중도에서 길을 잃게 만드는 난해함도 좋아한다. 내가 지금 맞게 읽고 있는 건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혼란의 독서도 환영이다. 분명 수많은 문장을 해독했는데 마음에 남은 것은 정서의 덩어리나 이미지 다발일 뿐인 책도 매력이 있다.도식적 해석이나 닫힌 결말만을 추구하다 보면 내 사고도 도식적이 되고 닫혀버릴지도 모른다. 가이드라인이 있는 감상만 좇다 보면 가이드라인 없이 스스로 감상할 능력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조금 버겁고 불편할지언정 사방으로 열린 글을 접하며, 나의 감각이 사방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