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랑열전 13
박성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의 만화 감상문은 박성우 작가님의 <천랑열전天狼熱戰>입니다.

1997년 부터 2000년 까지 아이큐점프에 연재하여 총 13권 분량의 완결을 맺은 작품으로, 국내에 드문 캐쥬얼 무협 액션 만화라는 장르를 선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무협 쪽은 과거 부터 중국의 무협 소설들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왔기에 하나 같이 무겁고 진지하고 뭔가 처절한 느낌의 작품들(소설이든 만화든)이 대부분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어른들의 요소'를 배제한, 좀 더 젊은 10대 층마저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이 이 '천랑열전'이 아닌가 합니다.

(이 '캐쥬얼'이란 부분은 가볍다라는 의미에서 박성우 작가님의 그림체 역시 단행권 코멘트에서 밝히셨듯,

스스로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간결한 그림체를 추구하고 있다는 부분과 겹쳐져 상승 효과를 낸 부분도 있지요. 물론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팔용신전설과 천랑 열전 초중반 사이의 그림체를 가장 좋게 여기기는 하지만요.)

지금이야 신무협이라는 장르의 발전으로 인해 상큼발랄(좋게 이야기 하면)한 판타지물처럼 무협물 역시 캐쥬얼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하여 그닥 부각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만(애초에 오래된 작품이기도 하고),

당시 연재분을 따라가던 팬의 입장에선 돌이켜 보면 굉장히 선구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도 해봅니다.(물론 이런 작품 분위기 자체가 박성우 작가님의 고유의 스타일이기도 합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만화책을 사서 모으게 한 시초이기도 하고, 포스터나 기타 부록 때문에 만화 잡지 까지 사게 만들었던 애작이기도 하지요.

그런 이유로 13권 까지 실시간으로 꾸준히 모아서 독파했습니다만 그런 이유에서인지 종결 지어진 후에 도리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을 이때 까지의 감상문과 달리 좀 더 집요하게 꼬집자면,

일단 초반에 뭔가 이것저것 복선이랄지 일러스트 등으로 단령의 성장을 암시했던(제 개인적으로는 묘족인 홍령 누님의 영향을 받아 채찍을 연마할 거라 예상했지요) 단령이 결국 그냥 뭔가 쩌리짱 같은 캐릭터로 끝나게 된 것.

사실 보통 무협지에서 주인공의 최측근으로 곁에 머무는 캐릭터, 단령 같은 발랄하고 쾌활한 아가씨는 그래도 어느 정도 콩고물이랄까 얻는 것이 있어서 처음 보단 강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작품 중반 까지 연오랑과 함께 하며 인피면구도 구해주고 하는 실속파이면서도 결국 죽림오괴의 수장 아저씨의 배필이 되는(급 엔딩을 위해 짝을 지어주는 느낌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캐릭터가 아까웠어요.)

적어도 제가 생각했던 채찍 단련 분기로 넘어가면 연오랑을 사이에 두고 월하랑과 투닥이는 갈등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도 아쉽구요.

또, 이야기가 진행되며 작가님이 본래 이야기 하려던 파군성의 계획(키잡?)을 수순대로 진행한 것은 좋았지만 모용비와의 결전에서 부터 뭔가 틀어진다는(서두른다는 느낌)이 들더니, 초반의 기대와 달리 파군성과의 재회가 그리 임팩트 있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종 오의를 익힌 사제의 손에 끝을 맺는다는 부분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최종 보스 같았던 석전웅과의 결전을 월하랑에게 맡긴 부분도 그렇고(급박하게 최종 보스 다음으로 숨겨진 진 보스로 나아간다는 느낌?), 

애초에 연오랑이 그를 만나기 위해 중원을 떠도는 거였다면 좀 더 여유롭게 분량을 잡아서 파군성은 파군성 대로의 고뇌랄지, 감정 묘사에 좀 더 여유를 주었다면 그리 서두른다는 느낌은 아니었을 것 같다는 부분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건 <나우>에서도 느낀 바이긴 합니다만, 박성우 작가님의 스타일은 엔딩에선 어떻게든 중심 인물들(죽지 않고 살아남을 주요 인물들)은 어떻게든 짝을 맺어주는 해피엔딩 내지는 훈훈한 엔딩을 그리시는 것이 있는 듯합니다.

물론 저 역시 호감을 가졌던 캐릭터들이 모두 사단나는 암울한 스토리는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것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게 되는 것 같다고 할까,

남은 분량을 그것에 치중한다는 느낌 탓에 뭔가 작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끝나려 한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 기분이 오묘하더군요.

여튼 초반 부터 쭈욱 따라가며 기대도 크게 가지고 작품 자체의 재미에도 열광했던 만큼 무협물로써의 마무리가 다소 좀 애매했다는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그런 아쉬운 점으로 기억되기엔 그 동안 쌓아온 천랑열전의 탑(신선하다고 여겨질 만큼 파격적이었던 고구려의 수호신을 모티브로 체계를 정리한 사신무, 주인공의 배경, 착실하게 진화하는 기술 등)이 그리 녹록치는 않지만요.(아직 까지도 그 외엔 훌륭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좋게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이후 나온 <나우>도 연오랑과 월하랑의 딸들이 좀 비약을 넣자면 각각 초반 부터 상대를 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 '무협물 보다는 연애물' 같은 느낌으로,

비극적인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결부시켜 나가는 부분에서 이젠 극에 이른 듯한 '캐쥬얼 화풍'과 더불어 신세대적이고 발랄한 느낌이 느껴지더군요.

물론 그것을 천랑열전을 접하지 못한, 나우 부터 접하게 되는 어린 독자들에겐 좋은 어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 천랑열전의 무협적인 부분에 열광했던 기존 팬들에겐 좀 생소하고 어딘지 진지한 맛이 덜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준 듯합니다.

과거의 천랑열전 캐릭터들이 까메오나 살짝 도움을 주는(특히 연월 부부) 정도로 나오고 기본은 사교 포달랍궁(인도 쪽이라 추측되는)의 예언 비전을 중심으로 서로 투닥거리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런 이야기 자체도 크게 타오르거나 몰입할 부분이 적어서 과거 천랑열전을 떠올리며 그 정도의 레벨을 바랐던 독자에겐 뭔가 외전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듯한 낯설음을 주지 않았나 하네요.

(그런 이유로 저 역시 초반 10권 이후 부터 손을 놓았었지요.)

이래저래 과거의 끈을 잡고 아쉬워하는 듯한 느낌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지금이라도 애니화를 할 수 있다면 1위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지라 여러 가지로 넘치는 애정 탓에 여직까지 것저것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튼 앞으로도 한국 무협 만화에서 이런 느낌의 작품이 또 나올까 하는 부분에서 13권의 띠지 카피처럼 '한국 무협 만화계의 옥동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네요.(근데 당시엔 옥동자가 모 캐릭터의 이름이었던지라 어감대로의 매치가 참 힘들었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스시스 2
지타마 보우 지음, 김완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이전에 1권 감상 포스팅을 했을 때 제가 '어른들이 즐기는 컨텐츠 작품으로써의 가치'로 평가했던 말들을 철회합니다.

네, 이 작품은 악마의 서적입니다.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라 인간적인 의미로 위험해요. 반은 농담입니다만 반은 진담입니다.(.....)

보는 내내 '나 이거 계속 봐도 되는 걸까?' '이래는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수십 번도 넘게 든 작품은 이게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사악한 점은 차라리 본격적인 성인향 상업지라면 아무런 가책도 없이, 외려 너무 약하다고 느끼며 콧방귀를 뀌면서 보았을 부분들을 양지의 작품 라인업이라는 한계를 역으로 이용하여 보는 이의 터부 리미트(또는 일반적인 관념)를 후벼파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건 대사가 야하다 어쩐다 수준이 아니에요.

중간에 나온 마호로매틱 패러디에서 웃긴 했지만, 이번 2권에 수록된 내용들은 전부 성인으로써 보면 괴롭기 그지 없는 것들 뿐입니다.

재미가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엄청 재밌습니다. 그러나 위험합니다.

재미의 수준을 떠나, 아니 그 반대로 외려 읽다 보면 성인(成人)의 대범함과 터부 리미트가 카오스 평준화 되어 즐기게 된다고 할까, 

'나 이러다가 뭔가 의식 구조가 바뀌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괴로워 하고(이건 에로 내공과는 다른 구조의 내공이 필요합니다), 만에 하나 이 책이 혹여 나의 책장에서 양지 서적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읽혔을 때의 공포, 정신 고문을 즐기는 마조 기미를 보이며 계속 페이지를 넘겨간다는 부분이 위험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만약 삼양 출판사가 이 책의 정발 때문에 출판사로써 위험할 수준 까지 경고를 먹는다고 해도 전 수긍할 것 같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진짜 그럴수도 있다고 등에 식은땀이 나며 진정으로 삼양 출판사를 걱정하게 되는 부분, 맨 마지막 페이지의 '3권 곧 출간됩니다'라는 문구를 보며 경악하는 부분에서 호러 서스펜스가 따로 없습니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다면 그냥 웃어넘기며 재밌어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는 게 많으면 먹고 싶은 것도 많다고,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도 위험해 보일 수가 없더군요.

순진한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면 그냥 형제 간의 장난 내지는 코메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른만이, 19금 딱지가 붙은 성인 만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나왔을 때부터 이건 성인 남자의 터부 리미트를 시험하는 악마의 서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현재 늑대와 향신료 4권도 읽었고(키스시스 보기 전에 봤어요) 내일 느긋하게 방문자도 끌어모을 셈으로 여유롭게 감상문을 적을 생각이었습니다만,

현재 이렇게 감상문을 적어놓지 않으면 팬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가로로 누워 잠을 잘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업습하여 어떻게든 지금의 심정을 표출하지 않고는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린지라 이렇게 횡설수설을 늘어놓게 되네요.

아니, 이전 부터 감상문이 대체로 횡설수설이긴 했지만 이번 글은 제 스스로도 적으며 현재 제가 느끼는 이 공황과 공포를 절실히 새삼 깨닫게 해주는 감상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어 놓으면 왠지 조용하게 넘어갈 작품을 시선 집중 시키는 꼴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만, 호기심에 목숨 거는 분이 아니라면, 아니 애초에 이런 글을 보지 않았다면 키스시스 2권에 손을 데지도 않았을 분이라면 조언컨대 건드리지 마세요.

이건 내공이 쌓여 있으면 쌓여 있을수록 돌아오는 리바운드가 큰 '對 성인용 고문서'입니다. 

물론 결국엔 해탈하며 '하하하' 하고 책을 덮게 된다는 점도 무섭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스펙타클합니다.

아니, 지금 생각해 보면 1권의 수위가 낮아서 그런 감상문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적어도 1권은 보면서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는 공포는 느끼지 않았으니......

(그리고 꽃가루노숙자는 기절했다.)

 

p.s.

이전에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소리를 해도 1권만 보곤, '이 정도면 뭐' 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 어리석게 느껴집니다.

바보 취급해서 죄송해요. 이 작품을 얕봐서 죄송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늑대와 향신료 4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케이토 코우메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정이라 불리지만 사실은 서큐버스. 처지와 사정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낳게 되지만 그녀 노라의 처지는 서큐버스가 아닌가 합니다.

... 라고 하면 이게 뭔 소리인가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쪽은 중세 수도원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 중세 시대의 수도사들은 성욕적인 부분을 굉장히 엄격하게 터부 시 했기 때문에 인간의 몸이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조차 터부 시 하던 경우가 많았다고 하죠.

그런 이유로 성인 남자라면 자연스레 하게 되는 몽정 역시 타인에게 '신을 따르는 마음 보다 인간으로써의 욕구가 강하여 생긴, 신의 사제로써 부끄러운 현상'이라고 보이는 것이 두려워 '악마의 하수인인 서큐버스의 짓이다'라고 해석을 하기도 했다고 하구요.

거기에 더해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에서 보면 간간이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이전 중세 시대의 카톨릭은 여러 세계 각지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토속신들을 성경의 악마나 신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영국이나 스코틀랜드의 요정이나 여러 신들도 그런 경우에 속하며, 특히 요정들이 악마의 하수인 내지는 악마 자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서큐버스 역시 애초에 어떤 곳의 요정이었는데(실제론 다른 이름) 카톨릭에 편입되며 악마(정확히는 몽마)의 일종이 되었다고 하고요.)

그런 이유로 이번 권에 등장하는 노라 역시 수도원의 요정이자 또한, 후기 단편 이야기에 나오는대로 젊은 수도사들의 욕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서큐버스'로 해석할 수 있다는 거죠.

뭔가 평소와 다르게 요상한 해석이 되었습니다만, 애초에 판타지 세계의 설정입니다만 그 세계관 안에서 수도원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이 역시 절묘한 해석이 아닐까 하네요.

그리고 풋잡에 대한 이야기를 감상 전에 들어서 뭔가 했더니 단편에 나오는 '양치기 개'와 노는 모습을 그렇게 표현하신 거더군요.

하지만 그건 풋잡이 아니라 발컨이라는 것.(서비스가 아니라 희롱... 이라고 해도 결국 같은 소린가?)

물론 코우메 케이타 작가님이 성인향 상업지 작가님인지라 더더욱 그런 해석이 되지 않나 합니다.^^:

여튼 주인공 로렌스에게 호로 외의 썸씽이 생길만한 처자가 나타났군요. 교회의 요정(비품)이긴 해도 그녀 자체도 친절한 로렌스에게 호감이 있는 듯하구요.

물론 둘이 이루어질 일은 없겠지만, 아니 먼 훗날 호로가 북쪽 숲으로 돌아가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그건 말그대로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부이야기 1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2년 월간 코믹 빔에 <엠마>를 처녀작으로 연재하여, 그 후속작으로 나온 모리 카오루 작가님의 <신부이야기>.

사실 80년대 생으로썬 2000년을 넘어간 시점에선 그닥 오래전 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지금이 2010년이니 8년 전에 프로 작가로써의 길을 시작하신 것이 되네요.

도쿄에서 출생하여 어릴적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반복(취미나 선택지로써가 아니라 말그대로 책 안 보면 그림만 그리셨다고)을 하던 중에 대학생 즈음에서 세계의 복색과 문화에 급관심을 가지시게 되어 영국의 메이드 복과 문화에 홀딱 빠져 <엠마>를 그리시고,

이전 대학교 시절 도서관에서 보았던 중앙아시아 쪽의 복색과 문양집을 보시고 또 혹하셔서 <신부이야기>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후기에 나오더군요. 

(사실 이전 모 인터뷰에서 신부이야기를 그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말을 좋아하시기 때문이라고 코멘트하셨습다만)

잠깐 사담으로 들어가서 전 이 분에 대해 그리 잘 아는 편(관심을 가지고 있던 편)은 아닙니다만 왠지 본편의 이야기 보다 후기의 모습이 너무나 신경이 쓰이더군요.

후기의 자신의 모습을 엉망으로(애정이 있으실지도 모르지만 여튼 일반인이 보기에) 그리는 작가 분들은 더러 있습니다만 이만큼 본작과 후기 초상화의 갭이 큰 분도 그리 없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 본편에 그리시는 작화는 이런 분이

후기의 자신은 이렇게 그리시고 계시니까요.

뭐, 이런 점에선 오구레이토나 카츠라 호시노 작가님도 비슷해 보이지만 이 만큼 정돈된 필력이 느껴지지 않는 초상화는 오랜만이랄까, 왠지 이전 '금색의 갓슈(원제: 금색의 갓슈벨)'의 마코토 레이쿠 작가님의 초상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저 마코토 작가님 좋아해요. 그냥 정겹다는 의미로)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초상화가 그리 본래 작가님의 모습과 갭이 크지 않다는 것에 있달까, 살짝 남자 같은 캐릭터 같기도 합니다만 헤어 스타일이 놀라울 정도로 닮았죠.

(실제 모리 카오루 작가님의 모습입니다. 네, 무섭게 닮았습니다.)

여튼 이쯤하여 본편의 감상으로 넘어가서, 

중앙아시아 초원 유목민(처음엔 몽골 쪽인줄 알았는데 설명에 아랍 어쩌고도 나오는 걸 보고 정확히 어떤 민족인지는 단정짓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아마도 실크로드 근경의 민족 같긴 합니다만)의 이야기를 그리며 거기에 더해, 

간략하게 <엠마>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랄까 특정 복색과 구성원으로써의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 작품을 시작했다고 느껴지는 애정이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실제 유목민의 문화(복잡한 목각 문양이나 건축 양식, 복색, 생활상 등)를 이야기의 무대이자 중심 소재로 놓고 있습니다만,

그와 함께 '아미르'라고 하는 씩씩하고, 청초하고, 순진하고, 아름다운 생활력 강한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녀와 그녀의 어린 신랑의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묘사하는 것에서 치유계와는 다른 훈훈하고 즐거운 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보는 내내 모에와는 다른 따뜻한 감정이 스물스물 피어올랐죠.)

다만 이 작품을 처음 접하기 전 작품 소개에서 '어두운 음모'에 대한 이야기와, 모 이웃분이 언질을 주신 '아기'에 대한 것이 맞물려 '대체 12살 신랑과의 사이에서 뭘 어떻게 하면 아기에 관한 어두운 음모가 나오는 거냐!'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작품을 보니 십분 이해가 되더군요.

실제로 텔레비젼에서 방영하는 중앙 아시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여타의 작품들(이라고 해도 이 만큼 사실적인 묘사를 중심으로 삼은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과 달리 국가적인 차원의 음모론은 아니고, 단지 부족과 부족간의 이해관계에서 벌어지는 불화와 부족 실세들의 욕심에서 시작되는,

마음을 트고 잘 살고 있는 알콩달콩 풋풋한 신혼을 깨려는 음모라고 할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거나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서의 음모론이 성립되는 것도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젊은 세대 외에 포커스가 되지 못하는 주변 인물을 재조명해주는 계기로써 말이죠.(음모론도 매력이 되다니!)

여튼 시대상과 이상형을 뛰어넘어, 만약 제가 저 시대에 살고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신붓감이지 않을까 생각되는, 모든 우월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는 '아미르'의 이야기를 보며 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가장 큰 감상요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이전 작인 <엠마>는 뭔가 저완 핀트가 어긋난 듯하여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그래서 콜렉팅에서 제외) 이번 작은 초반 부터 몰입이 되며 큰 만족감을 주네요. 다른 분들에게, 만화를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라도 얼마든지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 그레이 맨 19
호시노 카츠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전 부터 엑소시스트라는, 비록 그 설정이 '검은 교단'이라고 하는 판타지적인 조직을 거론하고 있다고 해도 일단 크리스챤적인 이야기 구도(교황 예하의 기관이라고 하니)였던 디그레이맨에 드디어 '13사도' 설정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앞 권에서 부터 14 번째가 언급되긴 했지만 이번 19권에서 제대로 못을 박아 버린 것.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그 예수의 12명의 제자(사도) 이야기가 아닌, 아담과 인간의 시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에반게리온의 그 비전(사해문서) 설정이 첨부된 '13','14' 번째 사도에 대한 부분을 넣은 듯한데(그냥 단순히 작가님의 변덕인지 제대로 그런 설정을 참고한 건지는 미지수) 여튼 이제와서 이러니 참 뜬금없다고 할까, 굉장히 당황스럽네요.

이전 부터 마나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14 번째에 대한 그 어떤 복선도 없었던 와중에 방주와 더불어 사도 일족인 노아라는 것을 끄집어 내는 타이밍이 하필이면 이렇게 루즈하면서도 급박한(말이 이상하지만) 때인지라 흐름대로 따라온 독자의 입장에선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마리안이 갑자기 리타이어되는 사태도 벌어지고 라비나 여타 애들도 개그 부분 외엔 고르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죠.)

거기에 더해 세컨드라는 설정을 내놓아 칸다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지금 까지 여타의 뚜렷한 복선이 없다가 나오는 거라 혼란스럽긴 마찬가지.

(또 그런 와중에 새로운 엑소시스트를 뽑은 것도 산만해 보이고 이전에 내놓은 하트 떡밥으로 이제야 실루엣으로 나마 공개하는 하트의 모습, 누군가의 검과 매우 흡사한 검을 든 정장 댄디의 실루엣을 보여주는 것도 갈무리 했던 의혹을 다시 증폭시키고 있음)

여전히 개그 페이스와 캐릭터들이 취향인지라 보고 있긴 합니다만 이렇게 두서없이 계속 나아가다간 조만간 판 접을지도(콜렉팅을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마저 드네요.

이젠 뭔가 점프스퀘어의 연재작 다운, 소년 만화 다우면서도 소년 만화 답지 않은(좀 더 정확히 말해 청년지에 연재되기엔 너무 소년 만화스럽고, 그렇다고 소년 만화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작품이 된 듯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