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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일기 - 홍성남 신부와 함께하는
홍성남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9월
평점 :
저는 스스로를 굉장히 엄격하게 대하고 심지어 옭아매는 성격입니다. 이러한 성격은 가톨릭 신앙을 가지면서 더욱 강해졌습니다. 하느님은 자위하는 나를 단죄하실 거야. 하느님은 동생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나를 미워하시겠지. 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고해성사를 습관적으로 봅니다. 저는 음란한 마음을 품고 있는 죄인일까요. 동생을 잡아먹는 못된 언니일까요.
이러한 생각이 연일 계속되니 성당에 가는 일이 부끄럽고 죄송해졌습니다. 더 나아가 무서움마저 느낍니다. 다른 신자들은 신앙심도 깊고 돈도 많고 잘하는데 저는 늘 죄악과 싸우고 지쳐 나가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저는 과연 하느님을 믿을 자격이 없는 걸까요. 저는 괜히 성당에 발걸음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죄를 지으면 무조건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위를 하고 나면 무조건 고해성사를 봤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성당에 가는 게 무서워졌습니다. 똑같은 죄를 몇 번이고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저서는 저의 감정도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느낌은 잘못된 신앙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합니다.
또, 죄에 대한 생각만으로는 죄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을 죄에 빠트리는 건 말과 행동이지 생각은 죄가 아닙니다. 다만 생각을 행동으로 드러낼 위험이 있다면 그건 죄가 될 수 있습니다. 성인들은 죄를 한 번도 짓지 않아서가 아닌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완전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기 때문에 성인이 된 것임을 알아둡시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믿음이 없고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쓸데없는 걱정도 많고 죄의식도 강하게 느낍니다. 태어난 것 자체도 죄악이라고 여깁니다. 특히 우울증이 깊어질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그렇다고 또 한 번 죄의식에 잠식된다면 그마저도 하느님께선 기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제가 불안과 우울을 이겨내는 방법은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의식적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또 걷는 것입니다. 요즘 집에서 묵주기도를 바치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시간을 내서 바쳐야겠습니다. 끝으로 『치유 기도 노트』에 수록된 ‘비오 성인의 치유를 위한 기도’를 옮겨 쓰겠습니다.
비오 성인의 치유를 위한 기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
당신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를 자유롭게 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려고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님을
보내 주셨음에도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저를 회복시켜 주시고
제가 굳건히 버티도록 지탱해 주십니다.
그러한 당신의 능력과 은총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제가 건강해지도록 이끄십니다.
이것이 당신의 뜻임을 믿고 있사오니
치유의 손길로 저를 어루만져 주소서.
당신의 아드님이신 우리 주 예수님의 성혈로
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적셔 주십시오.
제 안에 있어서는 안 되는 모든 것을 없애 주시고
건강을 해치는 안 좋은 것들을 뿌리 뽑아 주십시오.
막힌 혈관을 열어주시고,
손상된 부위를 재생하고 복원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피로 모든 염증을 없애 주시고,
감염을 정화해 주십시오.
치유하는 사랑의 불꽃이
제 육신 전체를 태우고,
병든 부위를 치유하며 새롭게 하여
제 육신이 당신이 창조한 대로 움직이도록 해 주십시오.
제 마음과 감정, 심지어 제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어루만져 주십시오.
제 존재 전체를
당신의 현존과 사랑, 기쁨과 평화로 가득 채우시고
매 순간 저를 당신에게 더욱 가까이 이끌어 주십시오.
아버지, 당신의 성령으로 저를 채우시고
제게 당신의 일을 할 힘을 주십시오.
그리하여 제 삶이 당신의 거룩한 이름에
영광과 기쁨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