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한 그대가 희망 새로 봄 시리즈
한민택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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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림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림 시기는 교회 전례력으로 새해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저도 새해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년 다이어리도 구입하고 달력도 구입했습니다. 달력은 원래 성당에 가면 주는데 제가 냉담 중이라 차마 성당에 발걸음 할 수 없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성당에 가는 일이 즐겁던 시절이 한때 있었지만 요즘은 신앙생활 자체에 스트레스와 환멸을 느끼는 중입니다.

이런 저에게 서평을 쓸 기회를 주신 출판사 담당님께 감사합니다. 저 말고도 글 잘 쓰고 신앙심 깊은 분들도 많았을 텐데 저 같은 사람이 선정되어 죄송합니다. 저는 저를 선정해 주신 분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저보다 신앙심 깊고 글 잘 쓰는 분들을 대신해서 더 열심히 읽고 서평을 쓰겠습니다. 저에게 서평을 쓰는 일은 엄연히 주님께서 주셨음을 확신하며 쓰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저는 대림 시기만 되면 왠지 모르게 설레고 기쁩니다. 단지 아기 예수님을 기다린다는 막연한 표현이 아니라 나의 지난해는 어땠고, 다가오는 새해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해는 늘 아쉽습니다. 당시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해도 뭐가 부족한지 늘 아쉽기만 합니다. 반면 새해는 늘 희망적입니다. 얼마든지 지난해를 만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당에 나갈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주님과 대화합니다. 성당에 다닐 적에는 사람들에게 휩쓸려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따라다니기 바빠 주님을 등한시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성당을 직장처럼 다닌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 저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저는 사람들을 따라가야 주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의무감과 중압감으로 다가와 저를 괴롭힙니다.

성당에 안 나간 지 약 3개월이 넘었는데, 연락이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딱히 연락이 와도 받아주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얼마 전 대리조배를 해달라는 연락이 왔는데 성당도 안 나가는 터라 거절했습니다. 지금은 딱히 성당에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사실 주일미사 빠지면 대죄라는 것, 영성체를 못 한다는 것, 벌금을 내야 하는 것 이런 이유만으로 성당에 나갔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귀찮아졌습니다.

지난해 대림·성탄 시기에 제가 소원으로 적은 내용은 하느님과 더 많이 가까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올해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새해에 이루고 싶은 건 많지만 하느님을 앞세우지 않고서는 모든 일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압니다. 저는 정말로 하느님과 더 많이 가까워졌을까요? 답은 하느님만이 알고 계실 겁니다. ‘마리아의 노래에서 보았듯 비천하고 가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는 주님을 더 많이 사랑하는 다음 해가 되길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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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
에디트 슈타인 지음, 뱅상 오캉트 엮음, 이연행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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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간 서평을 쓰면서 저는 많이 격앙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저의 서평을 두고 개인적인 일기를 쓴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사실을 전한 이는 저에게 그냥 혼자 숨겨두고 흘리라고 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담아두기엔 제 그릇이 너무 작았습니다. 책의 내용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요지였지만 그 이면에는 당신 글은 일기에 불과하니 서평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뜻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서평을 쓰면서는 솔직히 조심스럽고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쓰든 내 글은 일기에 불과할 텐데 굳이 써서 뭐하나 싶어서 서평활동을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저 같은 사람을 서평단으로 뽑아주신 출판사 담당님께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저의 서평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설령 비난을 듣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8월 말부터 지금까지 성당에 발걸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의 신앙생활은 죽었고 다시 시작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돈도 없거니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정신적으로도 가련한 상태인 저를 하느님께서 받아주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제게는 몇 년째 이어지는 좋지 못한 버릇도 있습니다. 모두들 하느님 품에 안겨 있는데 저만 연옥에서 허덕이는 상상을 늘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책을 읽고서 기쁨을 많이 느끼는 것은 아직 하느님의 사랑이 제게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일 겁니다. , 저는 다른 사람들이 좋다는 대로 하자는 대로 이 길 저 길 따라갔다가 정신적으로 고갈되어 있을 뿐이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들은 그들답게, 저는 저답게 신앙생활을 하도록 부르심 받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그들이 좋다는 대로 하자는 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저의 신앙생활은 죽지 않았으며,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비록 지금은 성당으로 나서지 못하지만 언젠가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성당으로 돌아가는 날, 저는 하느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당신께 돌아왔노라고. 집에 우환이 생겼을 때 저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그리고 당신을 욕보이는 행동을 해서 정말 죄송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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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 오늘도 함께해 주세요
고연심 아녜스 外 49인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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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31일부터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 있는 불편함 때문에 신앙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묵주를 만들어 드리면 축복까지 받아오길 요구하는 분, 자기 집 앞에 갖다놓으라고, 제가 수고하길 좋아하니 그렇게 하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대리 조배, 대리 독서, 성체조배실 청소, 초 봉사,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저에게 떠넘기고 희열을 느끼시는 분들이 가득한 성당에 더는 다닐 의향이 없습니다.

저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며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마주치기만 하면 뭐 해 달라 뭐 해 달라. 정말 짜증이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습니다. 이런저런 요구들을 거절 없이 다 들어주니 아예 제 개인톡으로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고마움이나 미안함도 없이 미소 스티커만 날리면 끝입니다. 화가 치미는 것은 저의 예민하고 못된 성격이라 그런 것 같아 가끔 스스로에게 놀라기도 합니다.

당연히 성체조배회와 소공동체 모임은 모두 나왔습니다. 성체조배회 조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갑자기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잘 다니던 성당을 갑자기 안 나가니 부모님은 계속해서 성당에 안 나가냐고 물어보십니다. 엄마에게는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솔직히 성당에 다닐 적에도 눈치를 많이 봤는데(저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불교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성당에 안 나가도 눈치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가톨릭 서평단 활동은 그만두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 구입하거나 선물로 받은 여러 성물들도 아직 폐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둘 생각이 없으며 폐기할 마음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거절하질 못해서 그러는 거라고 다 제 잘못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미사에 나오기 싫다고 해도 나와야 한다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안 나가는 게 훨씬 더 속이 편합니다.

돈이 없는 가련한 학생 신분인 저를 살뜰히 챙겨주지도 않으면서 부려먹을 때만 에스델 에스델 이거 좀 도와줘요 저거 좀 도와줘요 이제는 지긋지긋합니다. 축일을 챙겨주길 하나 생일을 챙겨주길 하나 청년회에서도 저를 무시하고 멸시해서 나와 버린 마당에 오죽할까요. 제가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응원한다는 조롱 섞인 웃음만 댓글에 올라옵니다. 확 팔로우를 끊어버릴까 생각하고 있어요.

성모님에 관한 은혜나누기를 읽으면서 저는 하느님 성모님 눈치만 보며 살아왔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힘이 없다보니 늘 눈치만 살피는 눈칫밥 인생입니다. 다들 너무 행복해하고 기뻐하는데 저는 눈치를 살피고 몸을 사리기에만 바쁩니다. 힘을 기르고 자리를 잡기 전에는 절대 성당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청년회 일일호프에서는 돈 많고 영향력 있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먹고 이야기하는데 저만 외톨이였습니다.

성당생활이 괴로운 걸 어디다 이야기할 데도 없습니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복지관에 다닐 때는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수료하고부터는 그 누구와도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너무 어린가요? 제가 너무 예민하고 모났나요? 사람들은 성모님 망토에 폭 안겨 있는데 저만 눈치 보며 겉돌고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는 하느님과 성모님께 철저히 버림받고 구원받을 수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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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조 2024-10-20 0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봉사는 기쁜 마음으로 해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부담스러운 봉사는 하느님이 원하시는바가 아닐거에요. 성당을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믿음과 마음의 평화일겁니다.

흙당근 2025-03-29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찾다가 자매님의 글을 읽게되어서 답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도 위에 장은조님의 댓글에 공감합니다.너무 열심히 하다보면 번아웃이 올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웃사랑과 봉사도 중요한 가톨릭이지만,자기자신을 잘 보살피고 마음을 어루만질수있어야 다른 선행 혹은 봉사도 파생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매님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하겠습니다.평화를 드립니다.
 
악의 고해소 - 제3회 K-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
오현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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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읽는 게 부쩍 힘들어졌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심한 난시 때문인 것도 있고 책을 다 읽은 다음에 또 한 권을 집어 드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제가 이 책을 앉은자리에서 1시간 20여 분만에 다 읽은 것입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고, 순식간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을 줄도 몰랐습니다. 앞서 읽었던 책도 스릴러인데 이번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스릴러입니다.

지금은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지만 짧게나마 독실(?)했던 가톨릭 신자로서 가톨릭을 소재로 한 소설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고해성사의 내용과 보속, 세례명, 교구청 등 가톨릭 신자가 아니고서는 모르는 디테일한 내용이 등장해 소설을 집필하신 작가님도 가톨릭 신자이실까 살짝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의 경우 세례받기 전까지 정말 제 집 드나들 듯 성당에 나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유 있는 불편함 때문에 성당에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기억과 증언이 서로 다르며, 어느 하나를 진실이라고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진실이 뒤섞여 있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작가님은 어떻게 풀어 나가실지 궁금해서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실종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사제가 된 한 남자의 정신이상증세가 모든 일의 복선입니다. 책을 끝까지 다 읽어야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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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체를 부탁해
한새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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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은 으레 따뜻하고 화목한 이미지로 드러납니다. 특히 모든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따뜻한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러한 모습은 모든 가족들의 로망이기도 합니다. 저희 집에서도 온 가족이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한 식탁에서 먹고 마십니다. 저는 이러한 풍경을 당연하게 여겼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의 대부분을 관통하는 소재는 가족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가족들은 왜인지 심상치 않고 불편합니다. 소설이 불쾌하거나 그렇다는 게 아니라 가족으로 엮인 구성원들의 행태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폭력을 휘두르고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단편소설인데도 이야기가 전혀 허술하거나 모자라지 않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소설은 어떤 자살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소설의 내용을 까발릴 생각이 없습니다. 추리-스릴러 소설은 스포일러 쓰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미 소설을 다 읽었고 어떤 내용인지 다 알지만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알려드리고 싶어도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입을 다무는 게 예비 독자들과 더 나아가 집필하신 작가님께도 예의일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가족들의 불편하고 무서운 모습을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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