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ry Logic 당신을 보여주세요
제인 시브룩 지음, 이진우 옮김 / 여러누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퍼리로직은 동물 세밀화와 함께 쓴 책으로 세밀화와 글이 무척 잘 어울리는 책이다.

퍼리로직 시리즈 중에서도 '당신을 보여주세요'라는 책을 서평하려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은 '당신을 보여주세요'인데 제목이 참 좋다. 좀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저라 우울함에 빠질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럴때 마다 저에게 힐링이 되는 책이다. 제목부터 힐링ㅋㅋ

이 책의 표지에는 황금빛 사자가 웃고 있는데, 기분 좋아 보이는 웃음이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느낀 것은 동물들의 모습으로 인간의 어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배가 불룩 나온 다람쥐가 말했다.

"아무도 날 못 말릴 거야. 시작하기만 하면 말이야."

내 모습만 같아서 많이 찔렸다.

 

"당신을 보여주세요. 당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죠.

인생은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죠. 하지만 머지않아 당신이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을 찾게 될 거예요. 당신이 특별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남들과 똑같이."

 

나를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나이고, 헤어스타일마저 하나의 도전이고 실패의 연속이라는 그 표현이 참 멋진 것 같다. 나는 특별하다. 수억의 특별한 다른 사람들처럼.

 

새가 집을 만드며 말한다.

"일의 문제점은... 매일 해도 끝이 없다는 거야.

한 번에 하루씩만 쓰려고 애를 쓰지만... 가끔은 한꺼번에 여러 날이 나를 덮쳐와."

 끝 없이 계속해서 일들이 나를 덮쳐올 때 생각한다. "아 때려치고 싶다."

 

"물이 귀까지 차 올랐을 때는... 차라리 입을 꾹 다물고 있어요.

모든 것을 잃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빳빳이 들려고 하는 건 당신 앞에 놓인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때려치고 싶을 때, 나는 꾹 입을 다물고 물에 잠겨있게 된다... 내가 왜 이러고 있다. 문제가 무엇인가.. 이 기간은 언제쯤이나 지나갈 것인가.. 때론 앞에 놓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고개를 빳빳이 들려고 할 때도 있지만, 앞에 놓인 상황을 파악하고 싶다.

 

"너는 언제까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을 거야... 나에 대해 아는 게 너무 많거든.

너의 비밀을 꼭 지켜 줄게... 내 친구 모두와 함께."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나의 모든 것..그리고 동시에 나의 약점이다. 내 친구들은 입이...무겁...다고 생각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늘 그렇듯 나의 비밀은 누군가를 통해 모두의 비밀이 되곤 한다.

 

당신은 첫눈에 반한 사랑을 믿나요? 아니면 제가 다시 당신 앞을 지나가 볼까요?

누구나 정열적일 수 있어요. 정열은 사랑에 빠진 연인을 바보로 만들죠.

좋은 일만 자꾸 생겨 걱정이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나를 떠나겠다고... 나도 떠나도 되지?

 

첫눈에 반한 사랑은 믿지 않지만, 당신과 만난 것은 인연이라고 믿어요. 사랑은 사람을 이런 바보로 만든다. 사랑은 세상을 하트빛으로 만들고 모든 일을 좋은 일로 만든다. 그래도 또 좋다. 그러나 그 결말은.... 늘 이별이다.

 

"자식이 생기면 용서하게 되죠. 부모의 모든 것을...

가장 빨리 자녀의 관심을 끄는 방법은... 가만히 앉아서 푹 쉬는 모습을 보이는 거죠.

자식 낳아 키워 보니 널 키울 때 내 속이 어땠는지 알겠지?

젊음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죽을 때까지 철부지로 지낼 수는 있죠."

"사료 따위나 먹으려고 먹이사슬 꼭대기까지 힘들게 기어 올라온 게 아냐!"

"그간 고마웠어. 하지만 이젠 맘껏 소리 질러야겠어."

 

마지막은 이젠 맘껏 소리 질러야겠어!!!이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 삶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것 같다.

시작만 하면, 모든 걸 할 수 있고...도전과 실패와 성공. 그리고 일... 때론 모든 것이 덮치고 물이 귀까지 차올랐을 때도 있다.

우정, 사랑, 부모자식간의 정, 젊음......

그 모든 것이 이 책에 다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마지막이다. 사료 따위나 먹으려고 먹이사슬의 꼭대기까지 힘들게 기어 올라온 게 아니고... 이젠 소리질러야겠다!는 부분이다.

이젠 소리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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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제목이 참 멋지구리하다. 세상의 중심이 어딜까... 왜 거기서 사랑을 외치나.. 전에 한 번 읽었던 책이지만, 이렇게 서평이라는 형태로 남기기 위해 다시 읽다보니 그 때 안 보였던 게 지금은 보이는 것이 있다. 전에 봤을 때에도 이런 내용이었던가...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꿈이 현실이고, 이 현실이 꿈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깨어났을 때 나는 언제나 울고 있다. 슬프기 때문이 아니라 즐거운 꿈에서 슬픈 현실로 돌아올 때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균열이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그곳을 넘을 수 없다. 몇번을 해도 안되는 것이다.
그런것이다. 아키가 없어졌다는 사실은, 그녀를 잃는다고 하는 것은 곧 내가 볼 것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보는 것, 아는 것, 느끼는 것.....내가 살아가는 것에 동기를 부여해주는 사람이 없어져버렸다. 그녀는 더이상 나와 함께 살아주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같은 길도 혼자서 걸으면 길고 따분하게 느껴지는데,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걸으면 언제까지라도 걸어가고 싶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것도 그럴지 모르겠다고 몇년이 지난 후 생각한 적이 있다. 혼자서 살아가는 인생은 길고 따분한 것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느새 갈림길까지 와버리는 것이다.


한 사람을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이 글의 처음은 '아침에 눈을 뜨니 나는 또 울고 있었다.'로 시작한다. 늘 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싫은..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남자.. 그 남자는 '아키'가 없으면 보는 것도, 아는 것도, 느끼는 것도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정말 절절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와.. 이런 사랑이 있을까. 그런데 몇 페이지가 지나서 이것이 중학생의.. 아니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의 사랑이야기라고 하니.. '순수해서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그러고는 역시 세상을 살게 되면 저런 사랑이 어려운 걸까싶을 때, 이번엔 할아버지의 사랑이 나온다.

 폐렴에 걸렸던 할아버지의 사랑 역시 비극적이다. 병은 이겨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사람과 살 수 밖에 없어서 결국 죽어서 다시 만나 사랑하자고 약속했다던 할아버지와 그 분. 서로의 배우자가 죽으면 다시 만나려고 했지만, 할머니는 먼저 죽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어느날 손자를 데리고 그 할머니의 무덤에 가 뼈를 조금 훔쳐나와 같이 뿌려달라고 한다. 아키와 사쿠는 이것이 불륜이냐 진정한 사랑이냐 놓고 언쟁이 오갔지만, 나는 아키의 편이다.


"아키의 생일은 12월 17일이잖아."
"사쿠짱 생일은 12월 24일이고."
"그렇다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 아키가 없었던 적은, 지금까지 단 일 초도 없었 어."

"내가 태어난 이후의 세계는 전부 아키가 있는 세계였던거야."

"나한데 있어서 아키가 없는 세계는 완전히 미지의 세계이고, 그런 것이 존재할지 모르겠어."

 

 아키는.. 언젠가 사쿠가 거짓으로 보냈던 라디오 엽서처럼 백혈병에 걸리고 만다. 창백해지고, 키스를 할 수 없게 되고, 혹은 소독 후 몰래 키스를 해야 하고, 머리가 뭉텅이 빠지고... 아키는 점점 삶에 대해 자신이 없어지고 자신이 없는 세상을 생각하게 된다. 사쿠는 그런 아키에게 자신에게는 아키가 없는 세계는 지금까지 단 일 초도 없었다면서 그런 세계는 미지의 세계라고 말한다.


매일 사는 것은 하루하루 정신적인 자살과 부활을 반복하는 것과 같았다. 밤에 잠들 때에는 이대로 두 번 다시 깨어나지 않기를 기도했다. 적어도 아키가 없는 세계에 두 번 다시 깨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루가 시작되면 밥을 먹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한다. 비가 내리면 우산도 쓰고 젖은 옷을 말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행위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엉터리로 두드린 피아노 건반이 엉터리 소리를 내는 듯한 것이었다.
어떤 하루를 택해도 그 앞의 하루와는 단절되어 있었다. 연속적인 시간은 내 안에 흐르지 않았다. 무언가 계속되어 간다는 감각, 무언가가 자라서 변화해 간다는 감각을 잃어버렸다. 살아가는 것은, 한 순간 한 순간의 존재로만 있는 것이다. 미래는 없고 어떤 전망도 열리지 않았다. 과거에는 건드리면 피가 나올 것 같은 추억이 뒹굴고 있었다. 나는 피를 흘리며 그런 추억을 가지고 놀았다. 흘린 피는 이윽고 굳어져서 딱딱한 딱지가 되겠지. 그러면 아키와의 추억을 건드려도 아무겨도 느껴지지 않게 되는 것일까.

 

 결국 아키는 죽는다. 둘이서 시도했던 호주로의 도망은 결국 무산 되고 그것 때문이었는지 결국 아키는 죽고 만다. 그리고 사쿠는 오늘을 살면서 과거에 있다. 그런데 그 과거는 피가 나올 것 같은 추억으로 가득한 과거이다. 피를 흘리며 추억을 가지고 노는 기분은 어떠할까... 그리고 그 피가 굳어져 딱지가 되어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은 얼마나 다행이면서도 얼마나 끔찍할까. 사쿠는 할아버지처럼 아키의 뼈 한 줌을 유리병에 담아 가지고 다닌다. 그 뼈를 뿌리지 못하고 살아있는 한 몸에 지니고 있을 작정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에 사쿠는 다른 여자와 고향을 찾았다. 여전히 뼛가루가 든 유리병을 지니고 있었지만 모교의 교정에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그녀를 보낸다.

 사쿠에게 아키는 딱지가 되었을까? 그는 단절을 이겨낸 걸까?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결국 상처는 다시 나지 않는 한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되어있다. 아무리 끔찍한 상처라도 그렇다. 물론 그가 아키를 온전히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설레었던 짝사랑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데.. 이런 사랑이라면 절대 잊지 못 할 것이다. 사쿠의 미지의 세계는 꿈이 더 행복한 세계였다. 비록 그 꿈에서 조차 아키를 구할 수 없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역시 사람이란... 미지의 세계는 현실이 되었다. 사쿠는 다른 여자와 교정에 서 있고, 아키는 벚꽃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중고등학생의 라디오 엽서와 같고, 현실은 교정의 다른 여자와 같다. 슬프고 절절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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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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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표지에서 용의자x의 헌신 시리즈 제 1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용의자 x의 헌신을 먼저 봐서 그런지 이 책이 2탄 같았다. 탐정 갈릴레오는 형사 구사나기와 데이도 대학에서 조교수로 있는 유가와의 이야기이다. 형사와 물리학자라는 갭에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질지 처음에 많이 궁금했다. 단편 하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반전이 있는 글을 쓰는 작가. 작은 단서 하나로 그 끝가지 추리해내는 그 추리력은 이 책에서도 감탄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괴기한, 기이한.. 그러나 과학적인 이 글은 범인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시작해도 알리바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의 마지막까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단편은 장편보다 쓰기 어렵다고들하고, 작가의 필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단편이라고도 한다. 탐정 갈릴레오는 단편이긴 하지만, 단편같지 않는 글이다. 어쩌면 '구사나기형사의 사건일지'이기도 하고 '유가와의 추리일지'이기도 하다.

 두 번째 글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 책에서 작가가 책 전반에 걸쳐 유가와라는 물리학자를 내세워 절대 과학적이지 않아보이는 기괴한 사건들이 실은 가장 과학적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는 '옮겨붙다'에서 중학교 학예회에 전시된 데스마스크로 부터 풀어지는 이야기를 하면서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데스마스크가 만들어진 경위도 무척이나 우연에 가까운 것이었고 무엇보다 마지막에 유가와는 '라이플'을 이야기하며 번개가 아닌 라이플 총으로도 그런마스크를 만드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 연구를 죽은 사람이 젊었을 적 했었다. 하며 영체의 이야기가 몇 번 나온다. '물리적으로 풀지 못하는 알리바이는 없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에는 밝혀진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없는 일들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다음 인용은 '옮겨붙다'에서 유가와와 구사나기의 대화 중 일부이다.

 

과학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이 진화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고 말아.-유가와

사용하는 인간만의 문제라는 건가? 그 과학을 만들어 낸 학자들의 양식은 어떻게 돼?-구사나기

학자들은 순수할 뿐이야. 순수하지 않으면 극적인 영감을 얻을 수 없으니까.-유가와

 

 문명과 극적인 영감이라니... 유레카!

 맞는 말이긴 하지만 문명과 영감이라는 말은 참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우연,영감,그리고 물리학.

 이런 맞지만 뭔가 안 어울리는.. 그래서 더 생각해 보게 되고 더 빠지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에 미션을 도전하면서 책을 다시보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반전, 반전, 어울리지 않는 어울림.. 미묘? 흡입... 결론은 재밌다는 거였다. 범인을 알려주고 이야기가 시작되어도... 끝이 보이는 것만 같아도.. 끝까지 가게하는 그런 매력이 있다.

p.s. 위의 인용에서 저 말이 작가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글의 종류 중 하필 추리물을 쓰면서 여러 알리바이를 보이면서 독자들은 전율하고 놀라고 반전을 누리며 소름 돋아하며 빠져들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실제로의 알리바이로 쓰일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 글 역시 받아들이는 인간의 마음이 중요하다. 작가들은 순수하다. 극적인 영감을 추구하며 때로는 글자 하나하나에 치밀하게 계산이 들어가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게 글을 쓴다. 그런 글을 어떻게 볼 것 인가.. 그저 추리물인가, 재밌는 책인가, 위로를 해주는가.. 잠시 공허를 잊게 해주는가.. 당신에게 그 책이 어떻게 다가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책이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마음에 닿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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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
박은미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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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 이 책을 받았을 때, 처음에 저 표지가 맘에 들었고 그리고 제목에 흥미를 느꼈다. 책을 펴자 지은이의 말이 내 마음을 만졌다.

 

누구에게나 절벽 같은 현실이 있다.

 

절벽같은 현실.. 나는 이 책이 처음에는 심리학에 관련된 도서인 줄 알았다. 그러나 보면서 이 작가가 말한 철학 카운셀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원래 철학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보면서 철학이 유토피아를 왜치는 것일 뿐 아니라 현실에서 '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찰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알고, 자신을 가누고, 자신을 사랑하고...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으로 살아라! 라고 말한다. 작가는 처음부터 나누어서 생각하는 것과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도대체 나만 왜 이런거야? 몰라서 그렇지 너만 그런게 아니야! 

'좋은 일, 나쁜 일'의 규정은 너무나 주관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은 나쁜 일이 있어야 좋은 일을 '좋은 일'로 인식 할 수 있다. 병에 걸려야 건강이 좋은 일인지 알게 된다.  

 비교는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A에게는 A의 장점이 있고,  B에게는 B의 장점이 있으며, 나에게는 나의 장점이 있는 법이다. 즉 우리 모두 각자의 장점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비교를 부정확하게 하면서 각자의 장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불행에 빠져버리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우리는 타인의 장점과 나의 장점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장점과 나의 단점을 비교하고서 열등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그 사람은 그걸 잘하는데 나는 왜 그걸 못하지?'하는 식의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열등감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이미 생긴 열등감이라면 그 열등감을 분석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자신을 계발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열등감을 느끼느라 고통스러웠는데 그 고통을 통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면 정말 손해만 보고 끝나는 것이다....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은 말한다. 너만 그런게 아니다. 좋은 것 나쁜 것은 네가 정하는 것이다. 장점과 단점은 한 몸이다. 누구나 문제가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떠드는 건 떠드는 사람 맘이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내 맘이다. 세상은 그저 던져놓았지만, '나'를 위해 세상에 자신을 던져라. 

 한 장 한 장 책이 넘어갈 때마다 사고의 전환이 올 뿐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사고의 전환이 생겼다. 

-결과만을 향해 너무 스스로를 몰아치지 마라.
너무 결과만을 향해 자신을 몰아치면 더욱 불행해진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삶은 그저 오늘이다. 오늘을 찰나로 소모해 버리는 것도 안 되지만, 오늘을 내일의 준비로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오늘은 오늘이면서 동시에 내일을 향해 있는 오늘이어야 하는 것이다.

 -고통을 피하는 것은 행복을 회피하는 것과 같다.
   행복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놓쳐버린 행복보다 지금의 행복에 주목하라

  우리에게 이것은 특이할 것도 없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다. 그런데 어떤 분에게는 이 일상이 소원일 수도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지 않는가? 없음이 있음을 드러내준다. 일상이 파괴되고 나면 그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것이었는지 드러난다.

 

 장점과 단점이 한 몸인 것 처럼, 고통과 행복도 한 몸이다. 행복은 기다려서 오는 것도 아니고 다가오는 것도 아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뿐 아니라 이미 지나간 행복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의 행복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지금의 행복, 지금의 시간..지금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의 가치를 스스로 믿고 내가 만들어나가지 않으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나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타자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나의 가치는 내가 나 스스로를 믿고, 자신을 만들어나가는데서 생기고 유지되는 것이므로 내가 만들어가기 나름이다. 나는 내가 결정해야 한다.


  나는 이러니러해야 한다는 생각, 즉 아상이 인간을 괴롭힌다. 아상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상'을 말한다. 아상이 없으면 괴로울 일이 없다. 아상에 사로잡히는 것은 나 스스로가 잘난 존재이고 싶은 마음을 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나의 가장 큰 적은 나"라는 말은 아상이 가장 큰 적이라는 말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끊임 없이 나랑 싸워야 한다. 끊임없이도 '잘나고 싶어하는 나'와 말이다...이상에 매이지 않아 나 자신과 싸우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우리는 자유로와 질 것이다. 

 

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다. 남이 보는 '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 내가 만드는 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내가 편해진다는 것이다. 나의 가장 큰 적은 나이다.  

 

  아무도 나의 존재를 선택하지 않았다. "엄마, 왜 엄마가 내 엄마야?" 어머니는 기가 막히다는 듯이 "내가 너를 낳았으니까 내가 네 엄마지!"라고 대답하셨다..."아니 나도 그건 알아요. 그런데 왜 엄마가 나를 낳게 되었냐는 거지?" 어머니는 당혹해하셨다. 그러고는 대답하셨다. "엄마도 네가 나올 줄은 몰랐어. 낳아놓고 보니까 너였던 거지."..."그럼 엄마가 '박은미'를 선택해서 낳은 게 아니고 아기가 나와서 그 아기에게 '박은미'라고 이름을 붙였단 말이에요?" ...여하간 분명한 것은 나의 존재를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 자신은 물론 내 부모님조차도 말이다. 이렇게 인간은 세상에 던져진다....내가 선택하지 않은 시간과 공간에 내가 선택하지 않은 성별과 내가 선택하지 않은 외모의 존재로 세상에 던져졌다. 그래서 인간은 불안하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정된 시간 안에서 말이다. 이렇게 인간은 피투되었기에 고독과 불안에 처하게 된다.

 

이 부분을 보면서 마음에 정말 와닿았다. 나의 존재를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거. 부모도...나도.. 나의 존재를 선택한 적이 없다. 그러면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있는가.. 정말 근원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자신을 던질 일을 찾아라.

  피투되었지만 기투하라....인간이 자신의 피투된 조건을 자각하고 기투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그를 실존이라 부른다. '피투되었다'고 하는 것은 앞에서 본 대로 '던져졌다.'라는 것이고 '기투한다.'는 것은 '던진다'는 것이다...본래적 자기는 던져짐을 당했지만 피투된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다시 자기 자신을 던진다. 이 던지는 행위를 '기투'라 한다. 죽어가는 삶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행위가 기투에 해당한다. 피투된 조건을 억울해만 하고 있으면 기투하기가 어렵다...내가 처해진 조건인 외모, 부모, 가정환경, 국적, 성별 등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지만 내 것으로 맡아야 그 조건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인간은 피투된 조건을 받아들여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다. 그리고 피투되었지만 기투할 수 있어야 자신의 삶에 대해 당당할 수 있다...죽음에 직면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결정하고 자신의 존재방식을 결정했는데, 주변의 시선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피투되었지만 기투하라. 세상에 던져졌지만, 나 자신을 세상에 던져라! 이 얼마나 멋진 말인지! 던져진 나는 무엇하나 결정할 수 없었지만.. 세상에 나를 던지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다. 던져진 자들이여, 비관하지 말고 땅 파지 말고! 진정 나를 찾아서, 나 다운 것, '나'를 만들기 위해 '나'를 던져라! 주변의 시선은 주변의 시선일 뿐! 나는 나다! 나답게 살자!

 

이 책을 보면서 진짜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로 시작해서 나답게 살자로 끝이 났다.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대로 안 되고, 나 이지만 내가 누구인지 잊고 살고.. 나 이지만 남을 더 신경쓰고 살고 있는 오늘... 지금.. 이 책을 보며 나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나..나..나.. 나로 사는 거, 나 답게 사는 거.. 그리고 나를 만들어 가며 사는 것, 그것이 이 책을 덮은 지금 나의 목적이다.

 
우리가 자신에게 가하는 가장 폭력적인 일, 우리가 자신에게 가하는 가장 큰 해악은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찬찬히 바라볼 용기와 자신감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르겠노라고 나가 떨어지는 것입니다.-페마 쵸드론 '편해지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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