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은 없다
최영훈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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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은 없다." 이 책은 책 제목 처럼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따윈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의 표지를 봤을 땐 "왜 이런 표지를 만들었을까? 사람이 마치 산 위에 올라가 있는 것 같네.."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펴면서 느낀 것은 첫 번째는 '이 책 예쁘다.', 두 번째는 '재밌다.', 세 번째는 '그래.. 넘사벽은 없다.'였다. 본인을 국제mia 또는 국자라 칭하는 저자는 우리 자신이 만드는 벽에 대해서 말하고, 그 벽에 부딪히는 현실을 말하고, 부지런히 욕망함으로 남들의 눈에 그런 벽이 되는 미래를 말한다.

 

아프니깐 청춘이다.. 라는 말이 있다. 책도 있다. 국제미아는 거기에 더해서 다시 일어나는 것도 청춘이라고 말한다. 다시 일어나는 게 청춘의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아플뿐 아니라 청춘이기에, 청춘이라서 우리는 다시 일어나 달려갈 수 있다.

 

우리는 많을 때 우리 스스로 넘사벽을 만든다. 넘사벽이라는 포장지를 평범한 사람에게 씌운다. 그 포장지를 벗기면 다 개털이란다. 넘사벽은 우리가 만드는 허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넘사벽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이 충격적이었다. 평범한 사람을 우리의 편견과 시야에 맞춰 대단한 사람, 넘사벽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넘사벽이라 지칭되는 사람들은 그저 꿈을 이룬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은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다. 넘어지면 어때, 쓰러지면 어때, 좀 아프면 어때...? 난 아직 청춘이고 달려나갈 수 있는데.. 꿈은 여전히 내 앞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카더라 통신을 KO시키는 사람들'

"~카더라..넌 안돼~"무성한 소문들은 말한다. 난 안된다고.. 뭐 이리 잘난 사람들은 많고 스펙들은 그다지도 대단한지.. 그들의 말을 듣다 보면 난 정말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국제 mia는 그 카더라 통신을 KO시켜 버리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뭐 어쨌다는 것인가. 내가 처음이 되어 내 뒤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교두보가 되어주면 될 것 아닌가.

 

 WHAT'S NEXT?

다음은 뭘 할까? 당신은 묻고 있습니까? 국제mia는 자신이 길을 잃은 것 같았고, 갑자기 떠나게 되엇다고 말한다.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알았던 길이 지름길이 아닌 새로운 길이 내 목표의 지름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슴이 이끄는 대로 도전하면 돼. "애초부터 잘못된 문은 하나도 없거든."

이 페이지를 폈을 때..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취업, 성공, 안전, 보장'이라는 틀에 메인 나에게 '도전'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 같았다. 나는 어느 길을 가야 할까 고민하지만, 애초에 모든 길은 길이다. 보다 나은 길은 있을 수 있지만, 잘못된 길은 없다. 이 페이지는 보면 볼수록 내 마음을 만진다.
 
 절대 기죽지 마라! 절대 포기 하지 마라! 인생은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며, 그것이 정상이고 그것이 건강한 것이다. 오르기만 하는 사람도, 내려가기만 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도전은 사투다! 이 얼마나 가슴 뛰는 이야기인지..

 

'오르지 못할 나무는 보지도 마라'

 속담에 대해 국제mia는 말한다. "그도 했고, 그녀도 했다. 왜 너는 안 되는가? 오르지 못할 나무를 보라"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 다만 조금 높고 힘든 나무가 있을 뿐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 쳐다라도 봐야 오르게 될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다만 해라! 세상을 네 발 아래 두어라!" 세상에 속해있기는 쉽다. 세상을 우러러 보기는 더 쉽다. 아래로 내려다 보려면, 나는 일단 어딘가에 올라가 있어야 한다. 산이든 빌딩이든 지리학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책의 소제목처럼 끊임 없이 욕망할 때, 넘어지더라도 일어나서 갈 때, 우리는 어느 순간 꼭대기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책에서 계속적으로 나오는 문장 하나가 있다. '국제mia는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모두가 당신의 꿈을 반대하더라도 국제mia는 응원하겠다는 메세지. 내 꿈이 틀리지 않았다고, 잘못되지 않았다고, 다만 나아가라고 등을 밀어주는 이 응원이 얼마나 따듯한지 모르겠다.

 

나는 감히 말한다. 내가 본 자기계발서 중 가장 내 마음에 와닿았고.. 사도 돈이 아깝지 않을, 소장하고 싶은 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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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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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력을 처음 받았을 때, 예능 안에 어떤 힘이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즐겨보는 예능에 어떤 힘이 있는지 궁금했다. 책 표지에는 '고단한 하루를 버티게 하는 마음의 힘은 무엇인가'라는 소제목과 함께 박수치는 손이 보인다. 예능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마음의 힘을 준다는 이야기일까? 박수는 리액션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고단한 하루를 버티게 하는 것보다 제목 아래에 있는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이라는 말에 더 눈이 간다.

 

 예능력의 저자는 신경정신과의다. 신경정신과의가 본 예능은 어떨까? 궁금증에서 시작한 책은 감탄사로 끝났다. 그럴 뿐 아니라 정신학이 쉬었다. 말들이 쏙쏙 보였다. 솔직히 책이 술술 읽혔다. 그는 우리가 쓸모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바보상자 티비를 보며 웃는 시간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힘을 주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사람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이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고, 왜 내가 이런 캐릭터로 비치는지 속이 상할 수도 잇다. 그러나 모습 역시 내 모습이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김제동은 자기 눈이 작은 것을, 강호동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것을, 하물며 김국진은 이혼의 상처라는 콤플렉스를 캐릭터의 일환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캐릭터가 내 인생의 짐이 아니라 힘이 되도록 하는 것은 내 인식에 달려 있다.
 
  세상에는 불가능한 일보다는, 어렵지만 오래 걸리는 일이 더 많다. 둘을 혼동하면 안 된다.
  포지션을 잘 잡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는 우리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아는 것, 그리고 자기 포지션이 지금 여기서는 어디인지 빨리 깨닫고 자리를 잡는 것은 어느 곳에서든 중요하다.....병풍 역활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거나 슬퍼하거나, 여기에 화를 낼 필요가 없다. 어제의 일인자가 오늘은 병풍이 될 수 있고, 상황과 장소에 따라 우리의 포지션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는 일인자인 회장님도 전경련 모임에 가면 병풍으로 서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리액션을 지금껏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던 소통의 중요한 요소이다. 말을 

맛깔나게 잘하는 것보다 리액션을 잘 하는 것이 관계를 매끈하게 이끌어 가고, 만나는 상대가 내게 만족하고, 나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는 데에 더 중요하다. 리액션은 소통과 관계의 기본이다. 

 

캐릭터, 포지션, 리액션... 예능에서 쉽게 들어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능은 세상을 희화화시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최근의 예능들을 하나 하나 예를 들면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적용시켜 말한다. 처음에는 그저 '예능에서 힘을 얻는다'라는 측면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다고 생각 했는데 그게 정신 분석학과 잘 버무려져서 '너도 하면 된다. 즐겁게 오늘을 살자!'라고 말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의미 없는 개그와 말장난으로 즐겁게 보내는 모습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쓸모없어 보이는 ' 잉여의 시간' 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 라고 말한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시간이 있다면 나머지 시간만큼은 그 어떤 이유도, 의미도 없이 게으름을 즐길 여유가 필요하다.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 주는 쓸데없는 짓의 반복은 우리가 살면서 가져야 할 삶의 중요한 태도를 알려준다. 쓸데없는 게 분명하지만 재미있는 것에 낭비적으로 몰두해 보는 것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곳간을 채워주는 힘이 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언제나 100퍼센트 충전된 채 지낼 수 없다. 절대 소진되지 않는 아이언맨의 양자 원자력 발전기를 가슴에 달고 살지 않는다. 많이 쓰면 닳고, 그냥 가만히 둬도 알아서 조금씩 줄어드는 그런 평범한 자아 에너지원을 갖고 있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 불안은 '죽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연사가 아니라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것이다. 잡아먹힐 것 같은 불안은 몸에서 원초적 반응으로 나타난다. 쫓기는 자의 공포와 불안은 생명이 붙어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사라져서는 안 된다. 불안이 존재하는 것은 예방할 준비를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 삶이 고단할 때 무의미하게 웃고 떠드는 예능을 찾는 것은 배고플 때 밥을 찾는 것만큼 당연한 욕구다. 예능을 보며 우리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갈 필요를 본능적으로 느낀다. 하루, 일주일의 고단함은 풀 수 있지만 거기에 더해서 내일, 다음 주를 살 에너지와 동기부여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내 삶의 '의미와 가치'다. 이것을 찾아야 우선 '오늘'이 만족스러워진다. 오늘의 만족은 자아 정체감과 존재감을 단단히 받쳐 주는 주춧돌이 되고, 더 괜찮은 내일을 만들 낙과의 마중물이 된다. 이것들이 쌓여 나가면서 더 먼 미래를 볼 여유가 생긴다.

    그런 인식에서 자유록지 못한 채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이런 현실 지향적 모습이 새롭고 색다르게 보인다. 우리도 그렇게 오늘만 즐기면서 살고 싶다.

  오늘을 만족해야, 내일이 되면 어제에 대한 좋은 기억이 하나 더 만들어지면서 과거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리얼 버라이러티쇼에서 매일매일 웃고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다짐을 하는지 모른다. "나도 오늘을 즐겨야지."

 

이번 서평은 내가 읽고 '평'하는 것보다 인용이 더 많은 것 같다. 솔직히 체크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줄이고 줄인게 이 정도이다. 나에게 와 닿는 글과 다른 사람이 이 책에서 와 닿았던 글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예능이, '때로는 무의미하다..' 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시간들이 실은 우리에게, 우리의 일상에, 우리의 생활에, 우리의 삶에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감동했고, 위로 받았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일 더 잘 사기 위해 즐기는 시간들인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을 보면서 예능을 좋아하는 나는 예능 안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사회에 예능을 적용하면서 많은 부분이 밝아지고, 위로 받고, 바보상자에 빠지는 것에 대해 타당성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다. '무의미한 것이 나쁘지만은 않아! 오늘의 일인자가 내일의 병풍이 될 수있고, 그저 웃고 떠드는 게 아니라 그 안에는 많은 '삶'이 들어 있어. 사회가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이 느꼈다. 이 작은 책 안에 참 많은 내용이 있다. 언제 여유를 잡고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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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개정판
박정헌 지음 / 황금시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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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헌님의 '끈'을 오늘 읽었다. 두 사람 모두가 살아서 내려 올 수 있게 묶었던 그 끈이 있을 뿐 아니라, 인생에서 살아가는데에도 서로를 붙잡아주는 끈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책 표지 이다. 깔끔한 화이트 톤에 빨강색으로 제목이 적혀있고 그 위로 마치 끈이 내려와 있듯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치 않았다.'라고 적혀있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너무 심플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고나니 마치 빙벽의 느낌 같다... 

 

책을 피자마자 가슴에 팍! 와닿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끈이 있다. 그 끈이 우리를 살게 한다.

 

처음에 말했던 그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이 문구가 그저 파티 사이에서 산을 탈 때, 두 사람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두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끈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끈은 그 이상의 끈인 것 같다.

 

촐라체 등반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가슴 속에는 여전히 히말라야가 가득하다. 그래서 내 삶의 고도는 늘 높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한다. 처음에는 정상에 올랐을 때가 나온다. 그리고 과거로 가서 등반의 처음부터 그러니까 한국에서 네팔로 오는 이야기부터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오고, 또 내려올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끈'의 중요한 내용은 내려오는 이 이야기와 내려오고 나서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두 사람이 절벽에서 죽기 살기로 내려왔던 그 때의 끈도 있지만 내려오고 나서의 끈, 그 인연도 정말 마음에 와다았다.

 

먼저 둘은 산에 오른다.


생명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찾기 힘든 빙하 한가운데에 우리 둘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오른 건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늘을 향햐 가파르게 솟아 있는 암벽은 첫날과 다름없이 웅장함으로 나를 압도했다. 조금도 그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가파른 절벽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사이로, 크고 작게 솟아 있는 수많은 암벽이 보였다. 높은 곳, 낮은 곳 가릴 것 없이 언젠가는 내가 꼭 도전해야 할 벽들이었다.

 
불빛은 지상 아래, 어디에도 없었다.
 
 

표현들이 정말 멋지다. 처음에는 소설의 느낌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다녀온 이야기라서 그런지 볼수록 수필의 느낌이 났다. 불빛은 지상 아래 어디에도 없고... 빙하 위에는 오직 두사람.. 그 큰 산에 오직 두 팀만이 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해냈구나. 이제 집에 갈 수 있겠구나.' 하지만 그 짧은 기쁨은 긴 악몽의 전조에 불과했다.


 

정상에 오른다고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이 글에서 알게 되었다. 이 글을 보기 전 나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명언처럼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 글에서도 그렇다. 내려오는 게, 또는 내려오고 나서가 중요한 것이다.

 

이 글의 매력은 물론 산을 오르기 전도, 산을 오를 때도, 산을 오르고 나서도, 산을 내려올 때도 매력이 있지만, 산을 내려오고 나서가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그 길에 크레바스에 빠지게 되고 부상을 입게 되고, 부상을 입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의지해서 목숨을 걸고 내려오는 그 내용은 이 책을 볼 모든 분들을 위해서 스포를 하지는 않겠다.

 

내가 감동이었던 것은 그들이 내려온 것 자체가 정말 대단했지만, 내려오고나서가 더 대단한 것 같다. 동상이 걸려 온 몸에 붕대를 감고 네팔에서 바로 한국으로 들어와서 바로 병원에 가고, 동상이 걸려 살이 괴사되고, 탈수증이 걸려 물을 계속 먹게 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런 중에서 알피니스트가 손가락을 자르는 그 선택을 하는 그 모습, 그리고 거기게 박정헌님의 아내의 모습에 많이 감동받았다. 예민하고 예민한, 산에 목숨 건 남편이 손가락을 자르는 그 순간에 격려가 되고 지지가 되어주는 아내의 모습이 참 멋졌다.

 

수술을 앞두고 나를 괴롭혔던 고통도, 지난 삶에 대한 후회도 자츰 사그라지고 있다. 내 앞에는 단지 앞으로 뻗어 나간 하나의 길이 놓여있을 뿐이다. 걸어가는 과정에 무엇이 안배되어 있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몸이 완쾌되어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올라보지 못했던 내 인생의 봉우리를 향해 한 발 한 발 걷게 될 것이다.

 

생각해 보면 등반은 마약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손을 잃은 건 어쩌면 하나의 경고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향해 미친 듯 달려가는 내 등반 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등로주의를 따르는 등반에는 끝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도 오르지 않는 길, 힘든 길은 무한대로 존재한다. 등로주의의 끝은 오로지 차가운 죽음뿐이다. 내가 촐라체를 무사히 내려왔다면? 정답은 하나다. 나는 지금쯤 탈레이사가르 북벽 어딘가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어쩜 이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락을 잃었지만 그것이 날 살렸다는 이 긍정의 힘! 그리고 더 놀랐던 것은 장애가 장애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도전이 얼마나 멋있는지 모르겠다. '길이 있는 곳은 가지 않는다.'는 그 말은 정말 멋졌다. 그러나 그것이 손가락을 잃은 지금도 이 말처럼 살고 계시는 것 같아 더 멋지다.

 

높은 산을 정복하겠다는 욕심은 인간의 자만이다. 산은 인간이 자신을 한없이 낮출 때 비로소 정상을 허락한다. 내 목표는 지구상의 모든 고봉을 정복하는 게 아니었다. 나의 꿈은 지구상의 모든 봉우리 위에서 '신의 위대함'을 만나는 것이었다.

'정상이란 산의 꼭대기가 아니다. 정상은 하나의 종점이고, 모든 선이 모여드는 곳이며 만물이 생성하고 모습을 바꾸는 지점이다. 종국에는 세계가 '무'로 바뀌는 곳이며 모든 것이 완결되는 끝이다....'-라인홀트 메스너(인류 최초 히말라야 14좌 등극)

 

산은 움직임이 없다. 움직이는 것은 오로지 인간일 분이다....더 가치 있는 것을 향해 끝없이 오르는 행위가 등반이다. 그것이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일지라도. 그런 면에 잇어서 우리가 산을 오르는 행위나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인간은 오늘도 산을 오른다.

 

산은 움직임이 없다. 인간은 오늘도 산을 오른다......... 정산은 산의 꼭대기가 아니다. 높은 산을 정복하겠다는 욕심은 인간의 자만이고 자신을 낮출 때야 자연은, 그리고 산은 정상을 허락한다. 이 글은 다만 생환의 이야기일뿐 아니라 인생의 어떠함이 담겨있는 것 같다. 마치 내가 크레바스에 빠진 것 같을 때, 몇백미터 아래의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을 때, 이 글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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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놀이 - 마광수의 맛.있.는 단편소설집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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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광수님이 지은 상상놀이라는 책을 받았다. 받자마자 끝까지 읽어버렸다. 단편이라서 금방 읽었던 것도 있지만 내용이 내게 확 와닿지는 않아도 끝까지 금방 읽어버렸다.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해진 것은 마광수라는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 글들을 썼고, 책을 만들었을까,,,, 이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결론은 알 수 없음이다.

서시 손 부터 상상을 뛰어넘는다. 손가락 여덟 개 달린 팔을 잘라버렸더니 문어가 되어 주인을 먹여살렸다. 고작 두 쪽 분량의 글이었지만, 뭔가 충격적이었다. 그의 단편 하나 하나가 다 내 상상을 넘어섰다. 욕구를 멀리해서 신선이 되는 줄 알았더니 동침한 승려만 신선이 되고, 가롯유다는 천사인데 어쩔 수 없이 배신해서 추앙받다가 모함을 받아 점쟁이로 살고, 그림 속의 여자와 사랑을 하고, 순결을 저당잡히는 둥.....

뭔가 인간적인 이야기들이면서도 뭔가 이상한(?)이야기들이랄까.

거기에 손톱페티즘에, 현재의 여성에게 만족 못 하는 무엇이 이 책 안에 있다. 아내의 처녀시절 모습을 사랑해서 집을 만들고 두 집살림 하기도 하고, 신혼여행갔다가 그림에 홀려서 그림 안에서 현재의 아내를 노려보고... 젊은 여성에게는 발기하지 못해서 노파를 상대로 발기하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의외로 '심각해씨의 비극'이라는 글이다. 이 글에서는 손톱이 긴 여자도 노파를 상대로 섹스하는 남자도, 그림 속의 여성들을 만나는 남자도 없지만 일부일처제를 주장하여 20년간 섹스금지형을 받는 남자가 있다. 자유섹스주의 시대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고 싶어서 한 교수가 일부일처제, 즉 '결혼'이 합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썼고, 이 글 때문에 정조대를 차게 되는 것이다. 정말 언젠가는 자유섹스를 주장하고 일부일처제가 말도 안 되는 세상이 오진 않을런지...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돼지꿈', '이것이 인생', '개미'같은 글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정말 인생이 그렇다. 흑돼지가 들어오는 꿈이 실은 연탄이 들어오는 꿈이고, 건강을 추구하다 교통사고 당하는 게 인생이고... 몇 십년 공들인 개미가 한 순간에 해충으로 오해받아 짓눌려 죽는 것이다.

가장 재밌었던 글은 '심술궂은 윤회'였다. 난 이 책에서 서시'손'하고 이 글을 최고작으로 꼽고 싶다. 염라대왕이 계속해서 윤회하게 만드는...계속해서 자살하지만 계속해서 다시 살게하는 이야기...그런 이야기가 뭐가 최고작이냐 하시겠지만, 읽어보시면 안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인데, 내가 어찌 또 자살을 시도하겠나. 그저 꾹 참고 자식이나 안 낳아가지고 이 세상에 보시해 볼 생각이네."

 

이 글에서는 계속 윤회시키는 염라대왕에 대한 말이었지만,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명언인 것 같다.

 

나는 처음에 이 책에 대해서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나무'같은 책을 생각했었다.

읽고 나서 한 가지는 명확해졌다. 마광수라는 작가가 내 상상은 뛰어넘었다는 것!

한 번 읽어보시라. 백문이 불여일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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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빅이슈 12
아드리안 돈 지음, 위선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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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이 책을 보고있는 나에게 지인이 한 마디 했다. "무엇으로도 세상은 못 바꿔."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았지만, 나는 책을 계속 읽어 나갔다.


분명히 이따금 '어떤 사건'이 발생하여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린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예측 불가능하고 매우 파괴적인 사건을 '블랙스완'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일하고 쉬고 노는 세계를 급격히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하여, 대체로 미래 지향적인 관점이 부족한 현실을 보완하고자 한다. 
위기-첫 글자는 우리 서구에서 생각하는 개념인 위협, 위험을 나타낸다. 그러나 두 번째...글자는 기회를 나타낸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블랙스완에 대해서 그리고 위기, 즉 위협과 기회에 대해서 말한다. 책 내내 저자는 먼저 사건들을 말하고 그리고 그로 인한 위험과 기회를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세계의 변화를 이끄는 빅이슈 12가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권력의 이동, 기술의 난제, 기후변화, 물과 식량, 교육, 인구변화, 전쟁,테러 그리고 사회불안, 에너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건, 자연재해... 이 어떻게 보면 안 이어질 것만 같은 주제들이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더 많은 돈, 더 많은 에너지, 더 많은 식량, 더 편리한 세상, 더 내가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많은 위협들을 불러 일으키고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이유 하나는 인류가 '자승자박'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좋으려고 위협에 빠지고 있다. 많은 양의 음식 쓰레기를 배출하며, 하루에도 많은 에너지를 낭비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위하여 또는 그 결과로 생태계가 무너지고, 기후에 이상이 오고, 자연재해도 심해지며 물과 식량은 줄어간다.

 이 책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이런 인류의 자승자박 뿐아니라 인류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었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여전히 뭐가 많다. 그러나 없는 나라는 없어도 너무 없다. 있는 나라는 돈도, 에너지도, 식량도, 물도, 심지어 교육과 보건까지 다 갖추고 있지만, 없는 나라는 돈도, 에너지도, 식량도, 물도, 교육과 보건까지 갖추고 있는 게 없다. 

 

가난한 나라에서 설사, 말라리아, 결핵으로 죽는 사망자 수만 해도 세계 10대 부유국가의 전체 사망자 수와 같다.

 

이제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다. 어이가 없는 일아닌가. 의료시설이 이렇게 발달한 현대에서 설사로 죽는다니... 그나마 다행인건 위기와 함께 기회가 온다는 건데... 내가 이 책에서 발견한 기회라고는 '절약하자...!'였다. 절약하자라니.. 그것밖에 없다니.. 한탄할 노릇이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그것이라니... 나부터라도 절약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간단한 접근방식

 

모든 것의 중심엔 내가 있다. 나부터 먼저 절약하고, 판단하고,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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