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놀이 - 마광수의 맛.있.는 단편소설집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마광수님이 지은 상상놀이라는 책을 받았다. 받자마자 끝까지 읽어버렸다. 단편이라서 금방 읽었던 것도 있지만 내용이 내게 확 와닿지는 않아도 끝까지 금방 읽어버렸다.

책을 읽고 나서 궁금해진 것은 마광수라는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 글들을 썼고, 책을 만들었을까,,,, 이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결론은 알 수 없음이다.

서시 손 부터 상상을 뛰어넘는다. 손가락 여덟 개 달린 팔을 잘라버렸더니 문어가 되어 주인을 먹여살렸다. 고작 두 쪽 분량의 글이었지만, 뭔가 충격적이었다. 그의 단편 하나 하나가 다 내 상상을 넘어섰다. 욕구를 멀리해서 신선이 되는 줄 알았더니 동침한 승려만 신선이 되고, 가롯유다는 천사인데 어쩔 수 없이 배신해서 추앙받다가 모함을 받아 점쟁이로 살고, 그림 속의 여자와 사랑을 하고, 순결을 저당잡히는 둥.....

뭔가 인간적인 이야기들이면서도 뭔가 이상한(?)이야기들이랄까.

거기에 손톱페티즘에, 현재의 여성에게 만족 못 하는 무엇이 이 책 안에 있다. 아내의 처녀시절 모습을 사랑해서 집을 만들고 두 집살림 하기도 하고, 신혼여행갔다가 그림에 홀려서 그림 안에서 현재의 아내를 노려보고... 젊은 여성에게는 발기하지 못해서 노파를 상대로 발기하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의외로 '심각해씨의 비극'이라는 글이다. 이 글에서는 손톱이 긴 여자도 노파를 상대로 섹스하는 남자도, 그림 속의 여성들을 만나는 남자도 없지만 일부일처제를 주장하여 20년간 섹스금지형을 받는 남자가 있다. 자유섹스주의 시대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고 싶어서 한 교수가 일부일처제, 즉 '결혼'이 합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썼고, 이 글 때문에 정조대를 차게 되는 것이다. 정말 언젠가는 자유섹스를 주장하고 일부일처제가 말도 안 되는 세상이 오진 않을런지... 작가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돼지꿈', '이것이 인생', '개미'같은 글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정말 인생이 그렇다. 흑돼지가 들어오는 꿈이 실은 연탄이 들어오는 꿈이고, 건강을 추구하다 교통사고 당하는 게 인생이고... 몇 십년 공들인 개미가 한 순간에 해충으로 오해받아 짓눌려 죽는 것이다.

가장 재밌었던 글은 '심술궂은 윤회'였다. 난 이 책에서 서시'손'하고 이 글을 최고작으로 꼽고 싶다. 염라대왕이 계속해서 윤회하게 만드는...계속해서 자살하지만 계속해서 다시 살게하는 이야기...그런 이야기가 뭐가 최고작이냐 하시겠지만, 읽어보시면 안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인데, 내가 어찌 또 자살을 시도하겠나. 그저 꾹 참고 자식이나 안 낳아가지고 이 세상에 보시해 볼 생각이네."

 

이 글에서는 계속 윤회시키는 염라대왕에 대한 말이었지만,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는 게 인생이다. 명언인 것 같다.

 

나는 처음에 이 책에 대해서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나무'같은 책을 생각했었다.

읽고 나서 한 가지는 명확해졌다. 마광수라는 작가가 내 상상은 뛰어넘었다는 것!

한 번 읽어보시라. 백문이 불여일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