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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공산주의자 였던 조지 오웰은 이 책을 쓰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
삶의 한 축이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글로 옮기면서 그는 심장이 찢기는 아픔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의 억압을 무너뜨리고 모든 동물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봉기했던
그들이 또 다른 지배계급으로 자리잡으면서 인간과 구별 되지 않을 정도의 비열함과
잔인함으로 군림하는 모습. 우리에게는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오랜 세월동안 인간은 지배체제를 바꿔가며 더 나은 세상을 살기 위해 싸워나갔다.
신에게 의지한 역사도 있고 절대 왕정에 신음하던 역사도 있었다. 민중의 피로 이룬
혁명 후에도 결국 제도권내 지배세력은 생겼고 그들은 처음 피를 흘리면서 만들고자한
이상향을 잊어버리곤 했다.
마르크스가 꿈꾼 공산주의는 플라톤 -국가-에서 말하는 지배체제와 가장 흡사하다고
한다. 플라톤은 철인이 통치하는 이상향을 꿈꿨다. 여기서 철인은 철학자와 비슷하고
그들은 올바른 미덕을 지닌 혼을 갖고 태어났으며 그 혼을 더욱 아름답게할 교육을
제공 받는다. 수호자 계급인 그들이 사리사욕을 갖지 않기 위해 플라톤은 처자를 공유
한다는 획기적인 발상을 내놓는다. 사적인 관계를 맺지않으면 그들은 욕망을 가지지
않는다고 여긴 것이다. 최소 10살부터 30살까지 수호자 교육을 받고 50살까지 배운
이론으로 실무에 경력을 쌓은후 50살이 넘어서면 통치계급으로 갈수있게 한것이다.
그들은 지배권력을 갖는 대신 어떤 사유재산도 갖지 못한다. 심지어 자식과 아내까지.
플라톤은 수 천년전 그런 지배체제를 이상향을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공산주의가
실패로 끝나면서 말그대로 이상향.유토피아일뿐이다.
인간에게 권력이 쥐어지면 그것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건가? 인간의 본성이 그런 것일까?
플라톤의 국가론이 전체주의, 엘리트주의 표방한다고 해서 비난 받기도 하지만
플라톤은 수호자계급의 사리사욕을 철저히 막고 명예와 사명감 헌신으로 통치를
하면 국민들은 일치 단결하여 따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지배체제만 갖춘다면
자신의 조국 아테나는 다시 일어설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정계급의 행복보다 국가
전체의 고른 행복이 결국은 더 나은 세상이라고 결론 지었다. 그것을 철저히 따른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결국 일당독재라는 기형적 계급을 낳았고 결국 특정계급만
행복한 사회로 전락하면서 무너진 것이다.
이것이 공산주의만의 모습일까? 우리 사회는 지금 이보다 더한 양극화 현상과
계층간의 심각한 계급화 현상으로 곪아가고 있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 폭탄처럼
우리 사회는 불안하다.
"네다리가 두다리 보다 우수하다" 라는 비교 선동정치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남혐,여혐, 세대간 비하, 금수저,흙수저로 매일 매일 들끓고 있다. 우리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동물은 다른 동물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에서
"함부로" 까지 삭제한 "동물은 죽이지 않는다" "사람은 산다" "사람답게 살아간다"
를 외쳐야 한다. "너와 내" 가 다르지 않고 "같은" 사람이란 것을 태어나면서부터
뼈속 깊이 새겨넣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꿈꾸는 유토피아가 결코 어디에도 없는 땅이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