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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여자의 공간 - 여성 작가 35인, 그녀들을 글쓰기로 몰아붙인 창작의 무대들
타니아 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봄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앉아 한 시간 남짓. 이 책을 다 읽어내렸다.
여성 작가 35인 중 내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이는 12명. 나머지는 낯선 그들의
글쓰는 삶과 시간과 공간의 만남이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내가 꿈꾸는 삶이기도 하면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작가의
생활이었다.
평생을 읽고 쓰며 책과 더불어 사는 삶이 꿈이다. 읽는 건 나름 그런대로
놓지않고 해나가는 편이지만 쓰는 삶은 여전히 꿈이다.
글쓰기에 대한 꿈을 현실화 시키려고 시작한 공부가 벌써 네번의 봄과 여름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첫 해의 그 부푼 열정과 열망은 사그라들고 의무감처럼 꾸역꾸역
숙제를 하거나 그 숙제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지금의 모습은 부끄러움만 남아있다.
"신이 주신 재능을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 은 "나만의 규율로 글쓰기"를
계속하는 것.. 그들이 이렇게 처절하게 글을 썼다. 아흔살까지도 글쓰는 것을
놓지않은 나의 우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물론 나는 그녀를 닮을 수 없다.
하지만 죽는 그 날까지 책 한 권 옆에 놓고 할 수만 있다면 연필과 노트에
마지막 삶의 숨..그 느낌을 적어놓고 싶다.
어느 누구도 편안히 글을 쓰지 못했던 그 순간을 읽으면서 나는 반성했다.
뭐가 부족하냐고?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나만의 서재? 나만의 책상?
그딴게 없어서냐고? 아니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그 열정이 없어서다.
정말 쓰고 싶은지?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고 써야만 살 거 같은지?
아직도 나는 그 길위에 서 있지 못한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기에서도 언급이 계속 된 파리 리뷰 작가 인터뷰집
"작가란 무엇인가 2.3권" 을 읽고 싶다. 1권을 읽고 작가들의 삶이 나름 흥미
진진해서 나머지까지 구입했는데 마저 얼른 읽어보고 싶다.
머나먼 별처럼 손에 닿을 수 없는 존재같은 그들에게서 어쩌면 내 꿈의 열정
한 조각을 떼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