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피레이션 - 내 안의 기적을 부르는 힘
웨인 다이어 지음, 김석환 옮김 / 나비스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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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인스피레이션, 내 안의 '영(Spirit)'과 하나 되기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인스피레이션? 번득이는 아이디어나 천재적인 창의성을 얻는 방법이 들어있나?" 생각했다.

하지만 웨인 다이어가 말하는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즉 영감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깊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그가 풀어내는 인스피레이션은 ‘In-Spirit’, 곧 ‘영(Spirit), 근원 안에 있는 상태’를 뜻한다.

무언가를 새로 얻는 일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하는 신성한 근원(참나)과 다시 연결되는 것. 그 근원과 조율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스피레이션』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는 깊은 영성의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나는 평소에도 웨인다이어의 책을 감명 깊게 읽었기에 나비스쿨에서 『인스피레이션』이 복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에는 또 그가 또 어떤 지혜를 전해줄지 기대가 되었다.


책을 처음 받아 인디고빛 표지를 마주했을 때, 벌써 마음의 소음이 잦아들고 자연스레 평온해지는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마치 웨인 다이어의 에너지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표지 중앙의 연하늘색 나비는 근원과 조화를 이루는 평화로운 세계로 우리를 조용히 이끌어줄 것만 같다.

이 아름다운 표지를 완성해 주신 디자이너분께 특급 칭찬을 보내드리고 싶다.^^


근원과의 연결을 방해하는 것


근원과 연결되기만 하면 우리는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고 평화로운 상태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며 살게 된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왜냐면 우리에게는 "에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원을 잊은 채,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가짜 자아—에고의 목소리에 휘둘리며 살아가기 일쑤다.

에고는 본래 우리를 보호하고 환경에 적응하게 하기 위해 형성된 심리적 장치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를 지키기보다 끊임없는 결핍의 감각을 만들어낸다.

에고는 늘 결핍을 전제로 움직인다.

비교하고, 통제하려 하고, 끊임없이 묻는다.

“내가 무엇을 더 얻을 수 있을까?”


반면 근원의 목소리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한다.

사랑과 신뢰, 내맡김의 자리에서 조용히 묻는다.

“나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에고에 휘둘리던 수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0.0001초도 채 되지 않는 찰나에 누군가를 판단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걱정하고,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작게 만들던 장면들.

저자는 이러한 생각과 행동이 우리를 근원에서 멀어지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알아차렸다면,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신이 평소 완벽하지 않다고 여겼던 사람들을 볼 때, 생각을 잠시 멈추고 그들이 당신과 같은 신의 힘을 공유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143쪽)


근원과 연결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이 책에는 근원과 연결된 상태에 머무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각 장마다 배치된 '이 장의 아이디어를 당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한 제안'은 매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 하루에 한 번, 인정이나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나누기

  • 근원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생각을 알아차리기

  • 아침에 깨어나기 전, 저녁에 잠들기 전 1~2분간 ‘신과의 조용한 시간’ 갖기

  • “내가 필요한 것이 오고 있는 중이다”"내가 근원과 조화를 이룬다면,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창조하는 힘이 나를 위해 일할 것이다"와 같은 만트라 반복하기와 같은 것들.

우리는 이러한 생각과 행동을 통해 일상 속에서 조용히 근원에 연결될 수 있고,

그 연결이 깊어질수록, 어디에서나 평화를 발견하게 된다.





책에 인용된 괴테의 문장이 특히 인상 깊게 남는다.

“매일 아침이 우리에게 외친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될 대로 되리라 믿어라.”

결국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우리는 에고가 원하는 모든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결과를 붙잡으려 애쓰고, 미래를 앞당겨 확인하려 하며, 불안을 키운 채로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에 가까워지기 어렵다.


근원의 자리에서 조용히 내가 할 일을 하고, 흐름을 믿을 때

삶은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아도 순리대로 흘러가고,

두려움과 조바심도 그만큼 힘을 잃는다.


요즘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근원과의 연결’을 하나씩 실천해 보고 있다.

내 안에서 에고가 올라오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다시 근원에 스스로를 정렬해 보려 한다.

심한 걱정과 불안이 밀려올 때,

누군가를 판단하는 마음이 스칠 때,

잠시 멈추어 이렇게 되뇌어 본다.

“아, 지금 에고에 휘둘리고 있구나.”

그리고 조용히 채널을 돌려 본다.

다시 근원의 자리로, 참나의 주파수로.

에고를 선택할 것인지, 근원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나의 몫이다.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하루 24시간, 365일 내내 근원과 일치한 평화로운 삶을 사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 방향을 기억하고 근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이전보다 훨씬 고요하고 평화로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나비스쿨 덕분에 좋은 책을 읽고, 함께 필사하며 각자의 울림을 나눌 수 있었다.

귀한 책을 다시 세상에 내어 주시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나비스쿨에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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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본성은 살아있다! - 지금 내면 여행을 시작하라
이선희 지음 / 더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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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라는 존재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가장 실질적인 안내서이다. 나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 머뭇거리는 모든 이들에게,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확장시키고 싶으신 모든 분들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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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본성은 살아있다! - 지금 내면 여행을 시작하라
이선희 지음 / 더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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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가 나를 찾아가는 가장 선명한 지도가 되기도 한다. 이선희 작가는 이미 2남 2녀가 있던 집에서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낙태를 하려 했으나 산모가 위험하다는 의사의 만류로 겨우 세상의 빛을 보았고, 어린 시절 내내 “다른 집으로 보내려 했다”는 말을 꼬리표처럼 들으며 자랐다.

이 책은 환영받지 못한 아이의 상처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 그리고 저자가 어떻게 치유의 길로 들어서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삶 속에서 마주한 모든 깨달음을 이 한 권에 담아내기로 결심이라도 한 듯이, 415쪽의 지면에 자신의 생애를 통과하며 길어 올린 진실들을 밀도 있게 눌러 담았다. 그 결과 이 책은 심리 치유서이자 육아서이며, 동시에 ‘나’를 이해하고 탐색하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안내서가 되었다.

내 아이를 보며 비로소 마주한 나의 그림자

저자는 딸을 키우며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발견한다. 아이가 울 때마다 마음껏 울거나 분노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겹쳐져 분노가 치밀었고, 내가 받아보지 못한 것을 아이에게 내어주어야 할 때마다 감정은 요동쳤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세대를 거쳐 전이되는 정서적 결핍의 구조를 여실히 보여준다.

나 역시 큰딸로 태어나 늘 “다 큰 게...”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린 나이였는데도 그랬다. 여섯 살에 동생이 태어나며 ‘언니’라는 역할이 입혀졌고,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는 스스로를 정말 어른이라 여겼다. 부모님은 “손 안 가는 애였다”고 회상하시지만, 정작 그 시절의 나에게는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다만 그 때는 그런 마음을 표현할 생각도 하지 못했고, 어쩌면 그런 마음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저자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공감되는 면이 많았다. 저자가 말하듯 우리 세대의 부모들에게 아이의 마음을 살피는 섬세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들 살기 바빴고, 거친 시대였다. 부모는 부모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나는 나대로 결핍을 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결핍이 의식되지 못한 채 다음 세대로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점이다.


무의식에 각인된 순간들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예전 최면 치료 중에 마주했던 어린 시절의 나다. 상을 들고 가다 놓쳐 그릇이 깨졌고, 사방으로 튄 파편 하나가 엄지발가락에 깊숙이 박혔다. 피가 철철 흘렀지만 혼날 것이 두려워 아픈 줄도 몰랐다. 그리고 기억 속의 나는 실제로 호되게 혼이 났고, 혼자 울면서 발에 박힌 유리 조각을 스스로 빼냈다.

그 장면을 다시 목격하는 순간 가슴에 물리적인 충격이 가해졌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이 추상적인 은유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무의식이 더 이상의 탐색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며 최면에서 깨어날 만큼, 그것은 생경하고도 강렬한 통증이었다.

그 고통을 관통하며 비로소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가끔은 어린 시절 결핍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다 큰 어른이 언제적 일을 아직도 붙들고 있느냐'며 나 자신을 타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그 어린 내가 감당해야 했던 상처는,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커다란 것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어른이니 우리 스스로가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돌봐주고 사랑해주어야 한다.

본성으로 돌아간다는 것



아픈 나를 만나고 치유하면 할수록 나는 자유로워지고, 맑고 순수했던 선한 본성의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30쪽)

저자가 말하는 치유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치유란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다. 상처라는 구름에 가려져 있던 '본래의 나'를 발견하는 과정, 그 구름 너머에 여전히 빛나는 내가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다.

저자는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는 상태를 “자신의 본성과 멀어진 상태”라고 정의한다. 본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이라는 통찰은 큰 위안이 된다. 특히 저자의 치유가 개인의 회복에 머물지 않고, 연변에 도서관을 세우고 책을 보내는 일로 확장되는 대목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상처를 직면하고 통과한 에너지가 결국 세상을 향한 사랑으로 피어나는 순간. 진정한 치유의 끝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듯해 눈물이 고일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사랑을 가리는 구름 걷어내기


이 책은 나의 빛나는 본성을 가리고 있는 구름을 걷어낼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내면아이를 탐색하는 '빙산 일기' 쓰기나 반복되는 감정의 고리를 되짚는 작업 등은 추상적인 위로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돕는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의 상처받은 수많은 내면아이와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 마음껏 느끼고 분노하고 울어주기보다, 사실은 자꾸만 피하고 싶었다. 아직은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심은 내려놓기로 했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상처를 마주하기로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용기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여보았다. 빠르게 치유되길 바라기보다 멈추지 않고 나를 돌보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은 내가 나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약속이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

이 책은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나를 사랑하는 법,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타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에 대해 말한다.

자신의 깊은 아픔을 기꺼이 꺼내어 보여준 저자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 솔직함 덕분에 묻어두었던 나의 상처도 대면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조금씩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자주 하고, 나를 조금 더 아껴주면서 말이다.

과거의 상처가 여전히 아픈 분들, 감정을 다루는 것이 서툴고 버거운 분들, 나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매일 밤 자책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든 부모들이 꼭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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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
홍익희 지음 / 책과삶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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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3000년 역사를 통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등의 본질을 쉽게 풀어낸 책. 경제 알못도 이야기책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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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
홍익희 지음 / 책과삶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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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비트코인이 왜 오르는지, 뉴스에서 매일 들리는 스테이블코인이나 CBDC는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면서도 선뜻 손이 가는 책은 좀처럼 없었다.

사실 나는 '경제 알못'이라 금처럼 실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상에서 쓰이는 것 같지도 않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왜 이토록 무섭게 치솟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비트코인이 대체 뭔지는 알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책이 『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이었다.

"왜 부자들은 달러를 버리고 비트코인을 사는가"라는 강렬한 부제와 함께, 코트라에서 18년간 해외 7개국을 누비며 경제와 무역 현장을 직접 경험한 저자 홍익희의 이력에 신뢰가 갔다. 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 만큼 이론만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눈높이에서 쉽게 정리해 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책은 목차부터 흥미로웠다. <미국의 선택 '스테이블코인', 달러 패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부터 영화 <스타워즈>나 <드라큘라>를 자본주의 관점에서 해석한 대목까지......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의 암호화폐 열풍을 단순한 투자 트렌드로 보지 않는다. 조개껍데기에서 시작해 로마의 금화, 중세의 신용장, 그리고 오늘날의 디지털 화폐에 이르기까지, 3,000년에 걸친 인류의 화폐 역사를 따라가며 ‘돈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돈의 미래를 결정할 세 가지 흐름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중앙에서 주변으로의 권력 분산, 블록체인 위로 올라가는 거래 구조를 제시한다. 이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비트코인의 상승이 단순한 투기 현상이 아니라 금융 질서가 재편되는 거대한 전환기의 징후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딱딱한 경제서라기보다 한 편의 ‘화폐 인문서’에 가깝다는 점이다. 달러 패권과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날카로운 분석 사이사이에, 영화와 문학, 역사 속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은행(銀行)’이라는 단어가 오랫동안 은(銀)이 화폐였던 중국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 같은 대목은, 경제를 숫자가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로 이해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확은 막연했던 개념들이 정리되었다는 점이다. "이더리움? 비트코인이랑 비슷한 거 아냐?"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내게,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와 같은 개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개인 없이도 약속이 스스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니. 저자는 달러의 위상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화폐의 형태가 '단일한 돈'에서 '다양한 디지털 돈'으로 분산되는 흐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는 결국 ‘신뢰’라는 키워드가 놓여 있다.

돌이켜보면 화폐의 역사는 인간이 무엇을 믿어왔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금본위제가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금 대신 종이를 믿기 시작했고, 이제 그 신뢰의 대상이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때, 우리가 거대한 변화 속에서 단순한 소비자나 피해자가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감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뉴스에서 무심히 흘려보냈던 ‘CBDC’나 ‘디지털 화폐 패권’ 같은 단어들이 전과는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결국 이 책 또한 AI와 블록체인이 주도하는 기술의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변화를 외면한다면 우리는 거대한 흐름 앞에 무력하게 휩쓸려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펼치고 낯선 개념들을 이해하려 애쓰는 ‘멈춤’의 시간이야말로 흐름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지식을 갖추고 사고하는 가장 적극적인 선택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그 본질이 궁금했던 분들, 혹은 경제 뉴스가 어렵지만 세상의 흐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3,000년 화폐의 역사를 따라가며 인간이 무엇을 믿고 사회를 유지해왔는지를 묻는 이 책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인간다움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경제 초심자라도 트렌드와 역사, 두 가지 흐름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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