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 - 니체, 노자, 데카르트의 생각법이 오늘 내 고민에 답이 되는 순간
피터 홀린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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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집을 살지 말지, 퇴사를 할지 말지, 결혼과 출산은 언제 해야 할지…

우리의 일상은 선택의 연속으로 가득하다. 늘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만, 사실 명쾌한 해답을 얻기는 쉽지 않다. 선택의 순간에 망설이다 정작 행동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일도 흔하다.

이번에 부키출판사에서 출간된 『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는 이런 고민 앞에서, 철학자들의 사고 모델이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이 모델들을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상황을 바라보는 ‘렌즈’처럼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책에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부터 노자의 무위까지, 실제로 렌즈 역할을 해줄 다양한 사고 모델들이 담겨 있다.

무지를 인정하는 마음에서 출발하기

책에 등장하는 여러 철학자의 사유에는 공통점이 있다.

의심할 것,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 믿지 말 것, 모든 것에 질문할 것.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는 물론이고, 스즈키 순류가 말한 “초보자의 마음은 가능성의 보고요, 전문가의 마음은 가능성의 무덤이다”라는 구절처럼, 무지를 인정할 때 비로소 배움이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내가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배울 수도 없다.

발상의 전환: 비아 네가티바

‘사고 뒤집기’에 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때 대부분 “무엇을 해야 하지?”라고 묻고,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비아 네가티바’의 관점으로 무엇을 뺄 것인가, 즉 잘못된 선택을 하나씩 제거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 PT를 등록하고 영양제를 사기 전에, 먼저 나쁜 습관(야식, 과음 등?)을 끊는 것이다.

또한, 어차피 후회는 따르게 마련이니 그 사실을 인정하고 “선택할 때 장점이 더 많은가?”라고 묻기보다 “어떤 단점을 더 잘 감수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기를 권한다. 아이를 낳을지 고민할 때도 각각의 장단점을 떠올리고, 어떤 단점에 더 잘 견딜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더 눈길이 갔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항상 위시리스트가 꽉 차 있는데, 이제는 비아 네가티바 관점으로 과감하게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하고, 과연 가격 부담이나 공간 부족 같은 단점을 감수할 만한 물건인지 한 번 따져봐야겠다 ^^



뼈때리는 뷔리당의 당나귀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바로 ‘뷔리당의 당나귀’였다.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픈 당나귀가 물통과 건초더미 사이에서 어느 쪽을 먼저 먹을지 고민하다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길 한복판에서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말한다. 너무 완벽한 선택을 하려고 하다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잘못이라고.

오히려 일단 선택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와...이건 정말 뼈때린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시작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생각만 거듭하다 정작 행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회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행동 그 자체가 이미 최선의 의사 결정 과정이며, 후회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수수료’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미루고만 있던 일들이 떠올랐다.

특히 글쓰기가 그렇다. 에세이도, 소설도 쓰고 싶지만, 늘 “아직 준비가 덜 됐어. 자료를 더 모으고, 글쓰기 스킬도 충분히 익힌 다음에…”라며 미뤄온지 어언 수십 년...

돌아보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일단 써보기만 했어도 지금쯤 뭔가 쌓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의 몇 십 년을 또 그렇게 허비할 순 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분들께 추천

앞서 말했듯,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나처럼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따라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하지만 완벽한 준비란 애초에 있을 수 없다) 움직이지 않고, 결국 시기를 놓치거나 너무 늦게 행동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인문학 책을 읽었지만, 사실 그 지식들을 내 일상에 바로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이 우리 삶에 왜 필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이제부터는 책 속 지혜와 나의 문제의식을 연결하며 활용하는 연습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책은 그저 읽고 책장에 꽂아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살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때 진가를 발휘하게 마련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책에 담긴 다양한 도구들을 계속 활용하며 내 삶에 적용해볼 생각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헤겔의 변증법처럼 익숙하지만 일상에서 활용할 생각을 하지는 못했던 방법론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고 도구까지--이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다른 사고 모델들도 담아 저자가 2편을 써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마치 즐거운 영화를 보고 속편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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