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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무레 요코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김현화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늘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가오는 무레 요코의 신작 에세이.
이번 책은 그냥 에세이집이 아닌 무레 요코 씨와 주변의 동물들에 관한 일상 이야기이다.
저자는 '시이'라는 중성화된 암고양이를 키운다.
그리고 수년째 이집 저집 들르며 밥을 먹고 있는 당당한 아저씨 고양이 '시마짱'
풍채 당당한 길고양이 시마짱은 이 사람 저 사람 부르는 이름도 다르고
각기 집에서 대접받는 음식들도 다르다.
하지만 고양이 특유의 당당함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접대하고 있는 저자를 보며
한참을 웃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바라보는 주변의 동물들에 (심지어 찌르레기와 참새들까지도)
대한 감정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가졌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책 속에 나온 대지진 때의 이야기에 무척 공감이 갔다.
지진으로 불안해하는 동물들에 대해 나왔는데,
일본의 지진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큰 불안요소임이 틀림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도에 경주에서 5.8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었다.
그때 지진 진원지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충격이 상당했었다.
그날 밤 우리 고양이는 세상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가족들 배 위에까지 올라와서 잤다.
책 속에 나오는 강아지도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 대목에서
과거의 일이 회상이 되어 웃을 수만은 없었다.
책 속에는 잔잔한 행복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늘 그렇듯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어쩌면 고양이별로 떠났을(떠났을 게 분명하다.) 시마짱에 대한
저자의 그리움이 느껴졌다.
내 고양이는 아니었지만, 수년째 만나던 친구 같은 녀석이 오지 않는다면
그 서운함과 상실감은 무척 클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길고양이들에게 먹을 것과 온기를 나누어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누구는 밥그릇을 치워버리거나, 심지어 독을 타기도 한다.
제발 그런 짓은 하지 않길 바란다.
길 위의 삶은 너무나 고되다.
이제 또 추운 겨울이 온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마짱들이 무사히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
책을 다 읽은 후, 표지의 뚠뚠이 고양이(뚠뚠이 =뚱뚱이의 귀여운 요즘 표현) 시마짱을 보니
책 속의 내용들이 아득하게 영화처럼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