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전 ㅣ 재미만만 우리고전 22
보린 지음, 유현진 그림,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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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1 아들과 함께 읽어보려 선택한 책인데 생각보다 아직은 쉽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많은 고전을 쉽게 풀어내었지만 여전히 아이에게는 '양반', '정선', '급제'등의 용어를 낯설어하였기 때문이다. 더북어 옛날의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야 하는 부분이 많아 중간중간 설명을 해 주며 읽어야 했다. 그럼에도 박지원 선생님의 이야기가 단순히 옛날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꼬집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책의 맨 마지막에는 세가지 이야기- 양반전, 광문자전, 민옹전-의 주인공 중 누가 가장 엉뚱한지를 물어보며 끝이 나는데 아이는 세 사람 모두 엉뚱하지만 가장 엉뚱한 사람은 민영감이라고 하였다. 이유는 이상한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결국에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말을 인정하여 결국 민영감의 뜻대로 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나 역시 평범한 상황에서도 기발하고 과장된 말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아이에게는 아직 조금 어려운 책이었지만 함께 읽으며 모르는 말을 하나씩 설명해주다 보니 옛날 사람들의 생각과 당시 사회를 자연스럽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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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 있지 않았던 장면들 ㅣ 트리플 37
임솔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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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아 작가의 이 소설은 서로 다른 3가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삶에서 쉽게 지나쳐 버리거나 간과해버리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첫 이야기, '금빛 베드 러너'의 주인공 지윤은 엄마의 병과 자신의 자폐스펙트럼을 차근히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서로의 마음을 발견한다. 두번 째 이야기 '도희의 한 시간'의 도희는 기차에서 만난 노수녀의 행동으로부터 자신의 과거 모습을 보면서 불안과 방황 속에 살아가는 한 사람의 마음을 느낀다. 마지막 이야기 '쉴 곳'의 민영도 오빠와 새언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겪었던 과거의상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받아들인다.

세 이야기는 모두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도 그 뒤에는 그 사람만으이 두려움과 상처, 사랑이 숨어있다. 그래서 제목의 우리가 보고 있지 않았던 장면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지 않는 장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타인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삶의 순간들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세 주인공은 처음에는 상대방을 이해하려 애쓰는데, 결국 상대를 자신으이 기준에 맞추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전에 내가 보지 못한 장면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듣는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상상해보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같이 자주 마주치고 관계를 지속해야함에도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던 사람들에게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소설들에는 끝없이 상상하고 되비추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한 타인의 장면을 마련하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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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우리 반에 나타났다! ㅣ 생각과 마음이 자라는 뭉치 저학년 동화 7
김현태 지음, 김이주 그림 / 뭉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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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좋아하는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주인공 정태가 인기 아이돌 휘호의 가짜 사인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친구의 관심을 받고 싶은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가짜 사인을 진짜라고 믿게 된 친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정태는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문제에 당면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난 뒤 아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거짓말을 하면 점점 더 거짓말을 하게 되는거야 거짓말 하면 안돼"였다. 내가 따로 교훈을 설명해 주지 않아도 주인공이 거짓말을 하나씩 덧붙이면서 점점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모습을 스스로 보며 깨달았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작은 거짓말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이러한 메시지를 단순하게 가르치기보다 왜 거짓말이 계속 커지게 되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로 보여 주어 아이가 이해하기 좋았다. 또한, 마지막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려줄 수 있는 책이었다. 아이가 이번 책을 통해 친구의 관심을 얻기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꾸며내기보다는 솔직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것 같아 엄마로서도 의미있는 독서였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정직함과 진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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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싫모 대 호싫모 ㅣ 동화 쫌 읽는 어린이
윤정 지음, 김현영 그림 / 풀빛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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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너무 좋아하는 엄마와 오이를 싫어하는 아들이 함께 읽었다. 평소 자주 식탁에 오이를 내곤 하는데 오이만 보면 질색하며 안먹겠다고 하거나 오만상을 쓰며 먹는 아들이라 제목부터 무척 재미있어하고 공감하였다. 책 속 이야기를 따라며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 하였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오히려 아이가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재미있게 아이들이 직접 동아리르 만들고 오이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단순히 싫어하는 음식도 건강을 위해 먹어야한다는 접근이 아니라 왜 싫은지 각자의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아이에게 이번에 처음으로 오이가 왜 싫은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동안 이유도 물어보지 않고 아이에게 먹어야한다고 강요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였다. 아이는 오이에서 약간 쓴 맛이 나는 것이 싫다고 하였고 대신 초록이와 달리 본인은 호박을 좋아하니까 호박은 더 많이 먹겠다고 타협안도 제시하였다. 아이에게 편식하지 말라고 잔소리하기보다 음식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선택을 이야기 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아이의 싫어를 무조건 고쳐야 할 행동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취향으로 존중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혼자 읽어도 될 정도로 흥미롭지만 엄마와 함께 읽으며 식사시간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나누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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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을 살려내는 특수청소부입니다
김도겸(근성마톡)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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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자 3년차 수련시절, 저장강박장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청년을 한달동안 상담치료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나는 내담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싶었고, 치료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충분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치료가 끝났고, 그 경험을 오랫동안 치료 실패라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동안 15년 전 만났던 그 내담자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특수청소부가 마주하는 공간은 단순히 더럽고 지저분한 장소가 아니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관계, 상처, 외로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가는 저장장애의 모습을 접하면서 과거 내가 만났던 내담자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당시의 나는 어떻게 하면 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물건을 놓지 못하고 손에 쥐고 있으려 했는지, 그 물건들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충분히 바라보지못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임상에서 치료자는 증상을 변화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치료를 통해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변화시키려는 마음보다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태도가 먼저 필요할지도 모른다. 특수청소 역시 단순히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남긴 삶의 흔적을 존중하며 마지막까지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가 진행될수록 원래는 깔끔하게 잘 꾸며두고 살았었던 집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 사람이 한 사건으로 인해 무너지고 마음이 망가지면서 동시에 집도 망가지게 된 것이다.

p 81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살린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만이 사람을 살리는 일은 아닐 것이다. 가장 힘겨운 순간에 그 사람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존엄을 지켜주는 것 역시 사람을 살리는 일이 아닐까. 과거의 치료 실패를 다시 바라보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내게 단순한 특수청소 이야기를 넘어 치료자로서의 태도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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