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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시는 보이차 - 북촌 다실 월하보이의 차생활 이야기
주은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평점 :


친구의 집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로 새벽에 차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둘만의 다회를 지난 1월에 가졌었다. 그 새벽시간이 주는 고요함과 따듯한 차 한 잔의 여유가 아침을 너무나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구매한 것이 티포트이다. 차를 좋아하긴 했지만 이것저것 취향 없이 다양하게 마시다가 보이차 맛을 보면서 이런 차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겨울을 지나 봄에 이르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지났다.
그랬던 나에게 서평단 책으로 올라온 "시간을 마시는 보이차"는 당연히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읽기 전과 읽은 후에는 차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경험을 북촌 다실 방문으로 연결 지으려고 했지만 약속이 불발되어 다음번으로 기약을 했다. 저자가 말한 차를 마시며 하는 대화와 커피를 마시면서 하는 대화가 달랐음을 느꼈다.
보이차는 그냥 보이차지 생차와 숙차 그리고 노차로 나누어지는 줄 몰랐다. 보이차가 발효 차였다니 놀랍다. 30년 이상 후 발효되면 노 차라고 부른다고 한다. 인공 쾌속 발효로 보이숙차를 만든단다.
좋은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 보이차를 다양하게 만나는 노력 그리고 보관하는 노력 등이다. 주변의 냄새를 쉽게 흡수하기에 주방의 조리대를 피하고 싱크대 밑의 습한 곳도 피해야 한단다. 숨 쉴 수 있는 자사, 주석, 도자로 된 차 통이 맛과 향을 보존하기에 알맞다고 한다.
친구 집 찻장에 차 생활을 위한 다기들이 잔뜩 있었다. 하나하나 아름다운 문양으로 시선을 끌고 있었다. 소박하고 투박하고 세련된 각각의 멋을 품으며 잔뜩 내공을 발휘하고 있었던 그 모양들이 지금도 그립다. 나의 차 생활이 깊어지면 비슷하게 조금이라도 닮아가지 않을까? 차를 마시기 좋은 계절이다. 월하 보이의 티 큐레이션을 보면서 북촌 다실방문을 기약해 본다.
즐거운 책 읽기였다. 가까이 두고 계속 꺼내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