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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평점 :
산책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산책을 얼마나 자주 다니는가? 나는 매일 점심마다 산책을 나간다. 사무실에서 바깥 풍경이 보이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기에 점심시간 햇빛을 쏘이며 우이천을 걷는 그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다. 그런데 나는 그냥 산책을 했다면 탁승관 저자는 산책길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시집을 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숲속 오솔길을 상상하고 햇살 가득한 시골마을 그리고 물소리와 솔향기 등이 시를 읽는 동안 내 안에 가득해진다.
그 풍요로움의 대자연 앞에서 나는 저절로 내 온 마음을 다 내비친다. 산책이 주는 묘미일 것이다. 집 뒷산 산책을 아침에 하면서 너무나 즐거웠는데 2주일을 지속하지 못했다. 일찍 일어나기도 쉽지 않고 일어나도 준비해서 나가기도 쉽지 않았다. 모든 핑계를 물리치고 직장에 다닐 때도 다니지 않을 때도 산책을 좋아하는 것과 별도로 쉽지 않은 걸음이었다.
저자가 말한 상쾌함을 아침 숲에서 만났다. 새소리와 조용한 속에서 들리는 숲의 다양한 소리가 한곳에 어우러져 정말 행복한 기운을 가득 채우는 그 시간을 나는 시를 생각하지는 못했다. 날씨가 추워지니 더욱더 움추려든다. 아침 산책을 확보하며 즐거운 걷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갖게 되었다.
계절마다 바뀌는 숲의 다양한 모습을 시집에서 잘 살려내고 있다. 시를 잊은 나에게 다가온 선물 같은 시집이다.
"지금 걸어가는 그 길을 우린 왜 갈까?" 어떤 길이라는 제목은 나를 붙잡기도 한다. 길 위에서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산책길을 주제로 한 권 가득한 시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책 한 권을 같은 주제로 엮기란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시집과 계절이 어우러지며 사랑과 사람 그리고 길과 만남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글쓰기의 시간들이 요사이 바빠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다시 펜을 잡고 쓰고 싶다. 빈 노트를 챙겨 다니는데 길 위에서 서면 어느새 내 마음은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잊고 말아버린다. 이제는 다시 노력해 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