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 무해하게 잘 먹고 잘 사는 법
편지지.전범 지음 / 봄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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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니즘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주는 대로 먹었던 삶이 행복했었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엄마의 도마에 무언가 썰려지는 소리와 향기로운 음식과 밥 냄새는 나의 아침을 깨웠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추억을 아이들에게 대물림하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서울 생활이 너무 각박했고 할 일이 많았다. 아침은 어젯밤에 준비해 놓았던 음식으로 간단히 먹기도 하고 혹은 늦어서 걸러기도 하고. 그런데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먹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비건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들을 읽었지만 이번에는 좀 제대로 내 뇌리에 남았다.

정말 편지지와 전범선님의 글을 보노라면 먹을 것이 정말 채소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을 빌면 여성 소의 강제 임신, 강간을 통한 출산으로 묘사한다. 또 우유의 생산과정에서 소는 평생 출산을 하며 강제 착유를 반복하며 결국 마지막은 도살된다는 것이다. 고기로 혹은 젖 짜는 기계로ㅜㅜ 또 계란은 여성 닭의 월경 부산물이라고 한다. 유전자와 호르몬 조작으로 하루 1번 알을 낳는데 원래는 1달에 1번 무정란을 낳는다고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결국 먹을 수 없을 것이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채소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먹었다. 윤리적이라는 것을 사람에게만 잣대를 드리우면서 동물에게 행하는 학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생존을 위해서 당연히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아직도 고기를 포기하지 못한다. 어쩜 좋을까?

오늘 먹었던 저녁 식사는 돌아오지 않는다. 유일무이한 식사이다.

그런데 그 식사를 때운다는 개념으로 먹었던 적도 많았다. 편지지님의 정성 쏟은 비건 요리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의 경우 특별한 계기가 있긴 했지만 말이다.

습관적으로 요리하고 간편하게 요리를 하려고 하는 내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먹는다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고통 없는 식사를 수행하고 폭력이 없는 음식을 찾고 그 음식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책을 보면서 스스로의 무지를 깨달았다. 그럼에도 몇 십 년 동안 이어진 습관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보려고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요만큼만 나아가 보자. 전보다 고기를 덜먹고 채식에 가깝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살림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머릿속을 꽉 채운다. 살림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어찌 되었던 잘 먹고 잘 살아보자.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우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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