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장례식
박현진 지음, 박유승 그림 / 델피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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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화가와 작품을 찾아 책을 펼쳤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천국의 미술관을 살포시 들여다본다. 진품을 만나기 전 설렘을 안고 책으로 1차로 만나고 2차는 현장으로 가보면 어떨까? "화가의 장례식"이라는 이름으로 그림과 글이 함께 들어간 책을 펼쳐보았다.

첫 장을 넘기니 무화과가 등장한다. 무화과가 성경에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치유와 회복을 의미한다는데 암 병동에서 환자들에게 생명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걸어두었다고 한다. 화가의 소망과 주문한 의사선생님의 소망과 환자들의 소망이 결합해 한순간이라도 그 기운을 느끼지 않았을까? 글의 전체적인 형식은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보며 아들인 저자의 글 그리고 아버지의 작품과 작업노트가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제주를 배경으로 제주출신 화가의 신앙이 고통과 함께 그림으로 승화되어 나타났다. 아들의 이 말은 가슴에 울림을 남겼다. "우리가 너무... 아버지를 외롭게 놔뒀어." 누구나 겪는 외로움이지만 아들을 통해 나오는 그 말은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며 읽었다.

간경화와 양극성 정동장애 그리고 암으로 진행된 병은 화가 자신도 절망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화가는 무엇을 그리고 싶었던 것일까? 곳곳에 등장하는 믿음의 증거들이 잔뜩이다. 야곱, 아브라함, 주님의 심장, 성령 등 성경 말씀과 함께 그대로 작품에 녹아있다. 제주의 오름과 그 속에 묻어둔 가슴 아픈 이야기의 제주 4.3, 제주의 바다, 말, 해녀를 만날 수 있는 천국의 일부를 책 속에서 나는 조금 맛만 보았다.

천국 미술관을 들어보았는가? 그의 작품세계가 궁금하다면 제주의 미술관을 들러보는 기회를 가져보시기를. 그곳에는 아버지를 사랑한 아들의 마음과 남편을 사랑했던 화가의 부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연한 만난 뜻밖의 행운을 경험하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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