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마음 여행
장선숙 지음, 권기연 그림 / 예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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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자의 유희 속에서 편안하게 읽었다. “꿈틀꿈틀 마음 여행”이 바로 그 책이다.

역시 한글의 아름답고 깊은 뜻과 캘리그래피로 그린 글씨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저자는 교도관으로 30년 넘게 근무를 했단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이 글에 그대로 녹아 있다.

4글자가 어떤 뜻을 지닌 것일까? 새로운 것도 많아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글자가 주는 느낌과 글이 연결되어 무엇이 될지 기대가 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편안하게 골라 읽을 수 있는 책 속에서 찾은 단어는 “바르작바르작”이다. 고통스러운 일이나 어려운 고비를 벗어나려고 팔다리를 내저으며 자꾸 작은 몸을 움직이는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다. 엄마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일까? 두 딸과 엄마 그리고 마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르작바르작 삶의 의지를 다진다. 그들 앞에 행복한 미래가 있기를 희망한다.

홀랑홀랑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직장 근처에서 후배 직원을 마주쳤으나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경험이 글에 소개되어 있다. 진정한 관계는 무엇인가? 다른 곳에서 만나는 순간 반갑게 커피 한잔할 수 있을까?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해 보시길... 우리의 껍질과 속이 함께 일치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형식적인 관계에 얽혀 그렇게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꾸깃꾸깃 구겨진 내 모습을 다리미로 잘 펴서 반듯하게 만들고 싶다. 건강한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도 모르게 작은 일에도 발끈하는 모습이 스스로에게도 실망스럽다. 이제는 뜨겁지 않고 온유하게 느긋하게 사물을 바라보고 싶다.

출소자들이 처음 먹는 음식은 왜 두부일까? 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그 모습에 이유를 품어보지 못했는데 저자는 말한다. 몽글몽글 부드럽고 단단한 두부가 되어 건강한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닌가라고. 몽글몽글이라는 느낌에 간질간질하지만 포근하다.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세상의 경험들이 나를 자꾸 무디게 만든다. 여기 쿵 저기 쿵 하다 보니 이제는 별로 큰 기대를 걸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그래도 아직은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몽글몽글함이 살아있는 세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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