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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의 PCT 횡단기
정성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4월
평점 :
걷기를 좋아하는가? 걸어서 가장 멀리까지 간 거리가 어디까지일까? 걸어서 캐나다 국경까지 4,300km의 PCT 횡단기를 소개한 정성호 저자의 “Walking”을 읽었다. 워킹이라니 그 먼 거리를...... 대단하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보면 더 놀랍다.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을 PCT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라 검색을 하니 특허 출원에 관한 자료만 올라왔다.
미국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걷기는 좋은 계절, 좋은 날씨에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의식주가 잘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남의 나라에서 걷기를 도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더라도 어딘가에서는 꼭 펑크가 생긴다. 정성호 저자는 여자친구와 함께 6개월의 도전을 시작한다. 자신의 집을 메고 이동하는 달팽이처럼 그들이 먹고 입는 것은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 짐이 엄청났을 것이다. 무거운 배낭은 잠시는 어찌어찌한다고 해도 매일매일이 주는 무게가 상당했을 것이다. 짐의 무게뿐 아니라 마음의 무게 또한 마찬가지이리라. 겁쟁이인 나는 평생 해 보지 못할 일이다. 게다가 6개월의 대장정의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니 보통 사람이라면 욕심내기 어려울 것이다. 또 야생의 곰을 마주한 하이커들은 생명의 위협도 느낀다. 물론 물이 부족해서 탈수 직전까지 가는 위기도 있지만 말이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인 같이 종주하는 하이커들 그리고 그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물을 준비하고 음식을 준비해두는 트레일 에인절들이 있었다. 트레일 에인절의 역할이 정말 중요할 것이다. 스스로 공급하고 싶어서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때 위기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트레일 에인절이 다녀간 곳은 오아시스였다. PCT가 아니어도 우리의 삶 속에서는 아무 대가도 없이 서로를 돕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꼭 필요한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의 모습이 읽으면서도 참 좋았다. 아직은 세상이 따뜻하다고.
삶의 중요한 순간에 워킹을 시작한 아니 선택한 정성호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 힘든 경험이 우리의 긴 삶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워킹을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볍게 동네를 돌면서 혹은 서울을 돌면서 혹은 국내를 다니면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선택과 집중을 해보라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