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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을 채우는 사랑 ㅣ 연시리즈 에세이 3
윤소희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2월
평점 :


손에 잡기 딱 좋은 크기의 책 “여백을 채우는 사랑”이 나에게로 왔다.
집과 버스와 전철에서 윤소희 작가님을 마주했다. 설렘 가득한 한 권의 책은 힐링이었다. 밝지만도 않고 우중충하지도 않은 잔잔한 아름다움이 담긴 글이라 좋았다.
한국화에서 여백이 주는 의미는 깊다. 수묵이 주는 공간에서 여백은 살아 숨 쉬며 창의력이 샘솟는 상상의 공간이며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완전하게 채워진 공간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의견을 막 정의했다.) 그림의 여백을 시와 에세이에서 만났다. 절제된 문장으로 표현된 군더더기 없는 글은 마음에 메아리를 치며 파동을 만들었다.
처음 만난 작가님이지만 내면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의 빗장이 천천히 열린다.
글을 따라 만난 어린 시절의 베이징에서 혹은 살아있는 은빛이 가득한 멸치잡이의 배 위에서 매 순간을 함께 하는 듯했다. 생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말하는 저자의 짧은 에세이는 머릿속을 온갖 상상력으로 한참을 요동치게 했다.
누구나 삶의 무게가 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가 고난 앞에 쓰러지지 않고 얼마나 잘 감당을 할지 모르겠다. 개인과 사안에 따라 온전히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가 어렵기에. 살짝 본 모습에는 세월의 고통을 하나도 겪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저자에게도 지금의 모습이 있기 전에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나 보다. 때로 힘이 들 때 우리에게는 술을 마시는 선택지가 있기도 하다. 마시다 마시다 술이 채워줄 수 없던 텅 빈 구멍을 시로 채웠다고 하니 역시 글 쓰는 작가이다.
나만의 특별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무얼까? 내 경우에는 윈도쇼핑을 하거나 산책을 한다. 물론 때론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술에 취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즐겁게 캔 하나의 혼술을 즐기도 한다.
고르고 골랐던 말이 결국“사랑해”라고 한다. 사랑이 주는 아름다운 단어에는 정말 많은 여백이 숨어있다. 얼마나 많은 삶을 살아야 사랑을 완전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출발은 알겠다. “관심”있는 따뜻한 눈길 한 줌이면 충분하단다. 도시의 삭막함이 앞을 가로막지만 언제는 안 그랬던가? 관심이라는 글자를 장착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