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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마음의 볕으로 내 바람벽은 따뜻했습니다
정란희 지음 / 보름달데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시집을 읽어야지 생각했었다. 과거에는 글이 많지 않고 끝까지 빨리 읽을 테니까라고 생각했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를 읽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 만나본 시집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었다. “당신 마음의 볕으로 내 바람벽은 따뜻했습니다” 시집이 나에게로 왔다.
당신을 얹어 시를 짓는다는 정란희 시인의 말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105일의 연서라고 되어 있어서 시가 몇 편인가 보니 10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볕은 해가 내리쬐는 기운이다. 나에게 이렇게 좋은 기운을 내리쬐어 주는 사람을 가졌는가? 항상 받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는가? 타인에게는 주고받음을 확실히 하면서 가족에게는 항상 받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동일한 질량으로 아니면 더 큰 질량으로 나누었던가를 반성하게 한다. 항상 그 자리에서 그럴 것이라는 것은 나의 욕심이 아닐까?
사랑이 무얼까?
나이가 들어도 사랑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20대의 열정은 나도 몰래 사라지고 30대, 40대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남녀 간의 사랑을 생각하고 살아간 시간보다 가족의 사랑을 더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다.
이제 남자와 여자가 되려고 한다. 점점 상실되는 여성성 앞에 스스로 싫어질 때도 많다. 나를 제대로 돌보며 살아가고 싶어 시집을 들었다.
시인은 말한다. 그 사람이 당신이라서 행복한가? 저자의 사랑 예찬에 죽었던 세포를 다시 깨워보았다. 무딘 칼날이 시어를 싣고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시를 술술 읽을 수 없었다. 막히는 단어가 너무 많았기에 또 시를 잊고 살았던 시간이 많았기에 생각 때문에 뚝 뚝 끊기는 모양이 많았다. N 행시로 수록된 시집도 특별했다. 여백을 채워달라는 시인의 목소리에 나도 펜을 들었다. ㅋㅋ중간은 지났는데 말이 매끄럽게 연결이 안 된다. 그래서 포기이다.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들은 모두 시인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다양한 감탄사와 함께 해왔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들이지만 그 순간 행복했다. 시에 어려운 의미를 부여하기는 싫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시가 아직은 나는 좋다. 사랑가를 들으며 연애 세포를 일깨워보면 어떨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