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6월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단다.

참 긍정적인 발산이다. 게다가 글을 책으로 출판하기까지 했으니 남편은 일등공신일까?ㅋㅋ

박햇님 작가와 남편의 일상이 담긴 글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를 읽었다.

남의 부부는 어떻게 서로를 맞추어 살고 있는 걸까?

남편이라는 이름은 참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정신세계를 가늠할 수 없는... 그도 그럴 것이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르는데 남편을 잘 알기란 어려운 일이 분명하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그의 모든 것을 가늠해보고 추측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오해는 분명히 있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출근하는 아내와 살고 있는 집사람 남편을 만나보자.

이 부부의 세계는 정말 책에서 등장하는 부부가 맞다. 일반적이지 않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반년 동안 지구를 구경하고 전 재산을 투자해 일본 유학생활을 실천한 특별한 경험이 풍부한 부부의 이야기다. 교토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며 남편과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내가 책에서 본 저자의 남편은 남들보다 많이 자유분방한 사람이었다. 가치관만 맞으면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자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하지만 우리 앞에 책임져야 할 자식이 있다. 살아보지 못한 삶이기에 여행자의 삶을 동경한다.

역시 자식을 낳지 않고 부부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보는 삶도 훌륭할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저자 또한 중간중간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지라도 전체적인 느낌으로 보자면 부부사랑이 충만한 가정인 것 같다. 부부로 만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까지 너무 오랜 세월이 걸린다. 아직도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가끔씩 불쑥 불쑥 올라온다.

육아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힘든 정신력을 요구한다.

정말 대가족이나 함께 육아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그래서 꼭 필요하다.

많은 시간이 아니더라도 일정하게 사랑으로 돌봐준다면 엄마는 잠깐씩 숨을 돌리며 쉴 수 있을 것이다.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모든 면에서 말이다. 집사람 남편과 출근하는 아내라는 특색 있는 역할로 상황에 맞추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좌충우돌은 항상 있다. 건전하게 잘 극복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 부부에게는 별로 큰 문제가 아닐 것 같다. 워낙 큰 사건도 사건이 아닌 것으로 그냥 그냥 잘 헤쳐왔기 때문이다.

잔잔한 글은 일상의 소중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