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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평점 :
'책의 수호자' 우리 시대의 몽테뉴' '도서관의 돈 후안'이라고 불리는 알베르토 망구엘을 만나보았다. 이름도 특이하고 처음 만나지만 다양한 수식어와 책 한 권에서 그를 아주 조금이라도 느껴 보았다.
459쪽에 걸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미롭기도 했고 때로는 지루하기도 했고 잘 모르는 부분도 사실 많았다.ㅠㅠ 책의 내용이 역사이기에 방대한 시기를 아우르며 빽빽하게 꽉 채워져있다. "만약 당신이 책을 한 권 들고 있다면, 그 책이 아무리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당신은 그 책을 다 읽은 위에 언제든지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음으로써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고 그것을 무기로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라는 망구엘의 문장을 부여잡으며 읽어나갔다. 얼마나 많은 책과 인물이 등장하는지 나열하기 힘들 정도이다.
물론 다 기억도 못 하겠다. 워낙 유명한 인물들을 총망라한 다양한 나라의 이야기가 들아가 있어서 책을 따라가기가 벅찼다. 그럼에도 독서의 마무리로 내가 이해한 것 위주로 정리를 한번 해 보려고 한다.
책을 읽을 때 눈으로 보는가? 아니면 입으로 소리를 내는가? 고대에 입으로 소리를 내다가 눈으로 보는 방식으로 책 읽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사회적인 습관과 향유하는 문화층의 생각이 담긴 약속이니까... 그럴 수도 있을 듯하다. 어찌 되었던 아테네의 도서관은 지금처럼 조용하지 만은 않았다고 한다. 책을 읽는 소리를 내는 한 무리의 독서가들과 잠깐 식의 토론과 책을 덮는 소리 등 각종 소리가 가득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최초의 독서가는 누구일까?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란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 학당에는 수많은 책이 존재했지만 6세기쯤 개인적인 목적으로 필사본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집하면서 확립되었다고 한다. 책을 많이 갖고 있는 우리들은 암기능력이 떨어지는데 개인 책도 없었던 그 시대에 암기를 하며 어려운 기억술을 익혔다니 놀랍다.
또 유대인의 읽기와 쓰기가 끝난 통과의례로 축복을 행하는 의식에서 석판에 꿀이 발린 성경 구절을 혀로 핥으며 행하는 의식도 특별했다.
우리도 유대인 같은 의식이 있는가?
우리의 책 읽기는 어디서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엄마로 아이들에게 태교로 동화책 읽기를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그리고 태어나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시기가 지나면 반복되는 어구를 아이가 따라 하면서 글씨에 흥미를 가진다.
하나씩 반복되는 글씨를 찾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을 익히며 조금씩 글씨를 깨우치면 동네의 간판을 모두 읽어낸다. 활자와의 즐거움에 빠지며 엄마는 아이를 칭찬하며 그러한 과정을 거쳐 혼자서 책을 읽기도 하고 부모가 같이 읽어주기도 하며... 그러했는가?
과거에도 엄마들의 몫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이러한 책임이 주어졌다. 서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가르치는 어머니상은 기독교 초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책 읽기를 통해서는 그 독서가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만 자극받을 수 있으며, 죽은 글을 통해서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 죽은 글을 무엇일까? 우리는 어떠한 책 읽기를 해야 할까?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카프카의 글을 소개한다.
우리가 사용하던 조선시대 한문은 익혀야 할 글자가 많다.
당연히 시간이 있고 살기가 풍족한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회 지배층인 주류세력인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전해왔다. 대중에게 도달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구텐베르크에 의한 발명품은 성경을 모든 사람들이 소유가 가능하도록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인쇄에 의한 다양한 출판물이 시도되며 읽을거리는 풍부해졌다.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화장실에서의 몰입도 높은 독서, 다양한 인쇄물의 재료들과 성경과 관련된 거대한 책들 등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꺼내놓기가 사실 쉽지 않다. ㅠㅠ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이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뭔가를 읽지 않고는 배겨 내지 못한다. 독서는 숨 쉬는 행위만큼이나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하겠다."라고 말한다. 공감하는 문장이라 옮겨본다.
책 읽기는 좋아하는 우리들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읽는다.
읽으면서 텍스트를 잡고 이해를 확장하기 위해 엄청 애쓰면서 때로는 놓치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면서 그렇게 단서를 얻기도 했다. 겨울 동안 읽은 책이 참 많다. 물론 그전에도 책을 읽었지만 서평을 시작하면서 더 열심히 읽었고 코로나19로 강제로 집에 있으면서 기록을 깨기도 했다. 때로는 이해가 안 가는 책을 붙잡고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움이 더욱 크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독서가로 활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함께 독서가의 길을 걸으며 나 자신의 독서의 역사를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까?
"두 눈은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라고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책과 친구로 살아갈 우리들은 시력관리를 잘 해서 더 많은 책들과 알아가는 즐거움도 누렸으면 좋겠다. 잘 하겠지만 참고로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