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정영선 옮김 / 별글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간 머리 색은 외국에서도 특별한 색인 가보다.

에이번리 마을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앤은 입양 소녀이다.

평범한 마을의 사람들에게는 작은 사건 하나도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을 발표했던 시기가 1909년이다. 당시를 상상하며 읽어보면 좋겠다.

오랜 친구를 만나듯 반가운 마음에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몰입이 얼마나 잘 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하나하나 상상하는 큰 즐거움이 있었다. ㅋㅋ

앤의 묘사 속에 등장하는 마을은 굉장히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숲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초록색 지붕이라는 따뜻한 공간에는 매튜가 말없이 묵묵히 앤을 응원하며 마릴라의 잔소리조차 앤의 상상력을 막을 수 없다. 앤의 수다를 정신없이 듣고 있었을 마릴라는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느라고 힘들었다고 표현했는데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된다.

나도 동일한 모습으로 책을 읽으면서 혼자서 웃는다.

평범해 보이지만 아주 특별한 앤의 좌충우돌기는 가정과 이웃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한다. 독신자로 살고 있는 마릴라 그리고 여성과 이야기를 거의 못하는 그의 오빠 매튜의 삶 속에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온 앤은 결국 완벽한 행복을 얻는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다이애나, 그때도 부러웠고 지금도 부럽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얻는다는 것은 일생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최고의 무기이다. 마음이 통하려면 너무 늦게 만나서는 힘들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제일 오래간다. 무슨 말을 해도 그 시절을 함께 겪어서 인가. 그러나 사람의 말이란 항상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고전 중의 고전, 모두를 설레게 했던 그 주근깨투성이 빨강 머리 앤.

사랑스러운 모습을 머릿속에 가득 담았다.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파노라마에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배경이 된 초록지붕 집은 영원한 안식처이며 모든 상상력의 출발이 된 따뜻한 공간이다. 공간이라기보다는 그냥 앤과 초록지붕 집은 동일한 선상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그 상상의 공간으로 다시 한번 들어가고 싶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