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수집하고 취합하고 예견하는 능력은 현대에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조선시대의 정보 수집 능력은 어떠했을까? 전체 시기는 모르겠지만 선조 당시에는 일본의 정세를 잘 알아차리지 못 했다. 일단 조선의 가장 큰 실수는 상대를 모른다는 점이다.
또한 능력있는 사람을 적재적소에 등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요즘도 나라를,회사를 경영하려면 잘 알아야 하는 필수항목인데 나라가 위태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류승룡은 군무를 총괄하던 임시 벼슬 도체찰사로서 모든 일을 잘 기록해 후손들을 위한 거울로 삼기를 원했다. 바로 그 기록이 징비록이다. 항상 징비록이 궁금했었다. 마침 서평 도서에 올라 있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다.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궁금한 것들도 많이 생겼다.

임진왜란 전 성종시기에 일본통이 있었다. 신숙주였다. 그의 해동제국기는 일본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는 조선 통신사의 필독서였다. 해동제국은 일본 본국,규슈,쓰시마 섬,이키노시마 섬,류큐국을 총칭한다.
임종 직전에도 성종에게 "부디 일본과의 우호를 잃지  마시"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니 일본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권율 장군은 모두 말단직에서 류승룡의 천거로 중책을 맡게 된 인물이다. 이순신은 10년 가까이 한직을 돌다 정읍현감으로 또 이후 전라 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었다. 원균과는 숙명의 라이벌이었던가? 몰락한 양반가의 자제 이순신과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선조에게 끊임없이 인정을 받았던 원균. 모함과 이순신의 백의종군 등 많은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이순신을 몰아내려는 왜의 이간질? 또한 있었다.

아무도 지키지 않는 국토는 상상해본 적이 없다. 우리 스스로 공포에 질려 미리 포기하고 도망가느라 또 적이 그렇게 빨리 올리가 없다는 잘못된 판단에 제대로 주는 정보도 수용하고 대비하지 못하고 오히려 죽이기까지 했던 관리들이 답답했다. 우리 군대가 버리고 간 수많은 군수품 장비가 길을 가득 메웠을 정도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또 동인 서인 서로 책임을 미루며 어려운 시기에 단결하지 못 하고 당쟁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니 이후의 상황이 짐작될 뿐이다.

공을 세우고도 참수를 당하고 남의 공을 가로채고 우리 백성을 죽여 공을 거짓으로 부풀리고...내 나라라서 막장드라마를 상상하지 못 했나보다. 왜의 첩자가 되어 길을 이끌기도 하고 정보를 모아 왜에게 전달하기도 하는 등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다고 한다.ㅠㅠ 때로는 협박에 또는 나라와 백성을 버리고 몽진을 떠난 왕과 관리들이 미워서 또는 살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선택했다.

해전의 이순신과 의병의 활약이 없었으면 우리나라는 어찌 되었을까? 그러나 대부분  의병장은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공도 인정 받지 못 했고 역모 죄로 몰려 고문을 받다가 죽기까지 했다. 무책임했던 관리들의 공로를 치켜세우며 명을 과대 포장하며 그렇게 그들의 위신을 세우려했었다.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본분을 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 징비록이다. 과거의 임진왜란 이야기지만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도 연결된다.

책을 읽으면서 시험 때 공부했던 것들이 잠깐씩 떠올랐다. 임진왜란의 원인,과정,결과이다. 한페이지나 두페이지에 걸쳐 담긴 요약본이 아니라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과정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상세하게 되어 있었다.

징비록은 두고 두고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10월 좋은 계절에 마음의 양식을 충전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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