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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역사 -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최종훈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4월
평점 :
예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 <<서재에서 탄생한 위대한 CEO들>> 의 저자의 전작이라고 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 읽게 되었다. 고대로부터 부자로 손꼽힌 사람들의 전기를 재미있게 읽는 느낌이었다. 사실 부자에 대한 책은 많지만 이렇게 부자의 인생을 자세히 기술한 책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가장 본질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사람들의 인생’을 자세히 파헤치다 보면 나만의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웅들의 일대기를 보면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 ‘하마르티아’와 ‘페리페테이아’ 라고 한다. 처음 듣는 말이라 아직도 용어가 생소한데, ‘하마르티아’는 높은 지위와 품성을 지닌 비극의 주인공이 불행을 맞는 원인으로, 가까운 주변인을 잘못 두었거나 혹은 미혼모의 자식과 같은 태생적 결핍, 지나친 욕심과 질투심 같은 것들이다. 하마르티아 때문에 고난을 겪거나 비범한 도전을 하게 되거나 때로는 죽음을 맞기도 한다. ‘페리페테이아’는 그리스어로 불행이 행운을 낳고 행운이 다시 불운을 낳는 운의 역전을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결함이나 부족, 결핍과 같은 하마르티아를 이용해 오히려 인생 역전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책에는 시대별로 부자들이 어떤 도구를 활용해 부를 일구었는지, 기원전의 ‘소, 돈, 땅’부터 ‘칼, 금, 관계’, ‘철, 석유, 차’, ‘망, 정보, 유통’ 이라는 흐름에 따라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에 많은 투자를 했던 메디치 가문이나 존 록펠러, 앤드루 카네기, 헨리 포드, 워런 버핏,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시대의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각 챕터별 키워드만 보아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사회의 변화와 발전 방향을 알 수 있다. 그 시대가 필요로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만들어낸 사람이 결국엔 성공하였고 부가 따라왔다.
인물의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부터 그 사람의 발목을 잡는 ‘하마르티아’와 그것을 어떻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는지 ‘페리페테이아’까지 모든 과정을 읽고 나면 이들도 특별한 영웅이라기보다 다 똑같은 결핍과 부족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같이 위기 속에 들어갔다가 파멸하거나 혹은 극복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부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덕목으로 독창성, 진실성, 성실성, 계획성, 개방성을 들며 각 인물 챕터 마지막에 5사분면의 분석 차트를 만들고, 연표로 이야기를 정리해 두었는데 이것도 참 재미있다. 꼭 게임 캐릭터의 능력치를 보는 느낌이다.
부자들의 인생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이들의 하마르티아를 통해 내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것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배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욕심과 열등감에 눈이 멀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밀어붙여 결국 파멸로 가거나, 혹은 모든 것을 읽은 상황에서 재기하는 의지와 능력,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것을 발견하는 안목과 실천 능력 등 어찌보면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오던 것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만큼 나에게서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삶을 나에게 어떻게 녹아들게 해야 할까. 재미있지만 두께만큼이나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이 책만이 가진 독특한 색깔이 있으니 누구든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