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10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10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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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김포에 위치한 고영주택이란 곳을 다녀왔다. 아내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던 곳인데 원래는 개화 쪽에 있었다고 한다. 아내와 동생들이 가는 길에 나도 껴들었다. 가서 몇 시간 동안 고양이를 실컷 보고 왔다. 2-3시간 보고 집에 오려고 할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내 다리에 매달리는 경험을 했다. 심쿵, 심장어택 당했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이 되었다.

나는 원래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까우면 닮는다고 했던가? 반려자분께서 고양이를 엄청 좋아한다. 인스타로 귀엽고 예쁜 고양이를 보여준다.(물론 개도 보여주는데 고양이가 그 빈도가 훨씬 높다.) 그리고 또 키우고 싶어 한다. 그 영향으로 나도 고양이를 이뻐할 정도는 되었다. (개와 고양이 중에서 나는 개를 고르고 아내는 고양이를 고른다.)

 

반려견에 관한 웹툰은 챙겨봤지만 반려묘에 관한 만화는 보지 않았다. 그래도 뽀짜툰이라는 웹툰은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챙겨보지는 않았다. 이번 기회에 무려 ‘10이 출간되었고 서평단을 할 수 기회가 있기에 냉큼 신청했다.

 

뽀짜툰 만화책 10권은 웹툰 뽀짜툰 시즌10에 해당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나는 당연히 웹툰을 책으로 만들었으니 모든 편이 다 들어가 있을 줄 알았다. 아니다. 만화책에는 웹툰 뽀짜툰 ‘191회 물손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서너 편이 빠졌다면 선별해서 수록했나 싶었을텐데 딱 한 편만 빠지니 좀 이상하다. 웹툰으로 해당화를 보니 내용도 괜찮다. 왜 빠졌을까?

 

뽀짜툰10에는 특별 부록이 있다. 책 말미에 덧글을 작가가 그림으로 그려준 페이지가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등장 고양이 포비 책갈피가 부족으로 있다. 이거 마음에 든다.

 

책에 수록된 에피소드 중에 길 위에서에서 공감이 된다. 마침 어제 꽃을 보는라 한참 산책을 해서인가 보다. 산책길에 벚꽃과 다른 꽃들도 보고, 뒷산에 가서 청설모가 나무 위에서 도토리 까고, 작은새가 털을 고르는 것을 봐서 그런가 보다.

고양이 키우지 마세요편은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다. 아내는 계속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면서도 그 마음을 누르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 동물을 함께 한다는 것은 평생 세 살 배기 아이와 함께 한다는 말이 매우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그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자신과 각오, 그리고 사랑이 없다면 안 키우는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간접경험에 만족한다. ^^:

 

그동안 뽀짜툰을 안 보았는데 이번에 뽀짜툰 10을 본 계기로 다음부터는 챙겨 볼 거 같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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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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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혹은 엑스 마키나가 떠오른다. ‘엑스 마키나는 예전에 본 영화다. 지금도 기억하기를 친구들 2명을 데리고 극장에서 봤다. 한 번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곳곳의 영화 장면이 떠오르는 걸 보니 확실히 인상적이었나 보다. (스포) 결말이 매우 공감이 되었다.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로봇이 사람 사이에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을까?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볼 때 무슨 뜻인가 하고 찾아봤다.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여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결말로 이끌어 가는 기법을 뜻하며 현대에는 이야기의 허점이나 어려움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형식을 뜻하기도 한다. (라틴어) Deus ex machina.을 본다면 기계장치로 내려온 신, 영어번역은 god from the machine'이라 한다.

그렇다면 책 제목은 호모 엑스 마키나는 기계장치로 된 인간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펼치자마다 앞으로 무슨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호모 엑스 마키나는 트랜스휴머니즘에 관한 책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이란?

[트랜스휴머니즘(영어: transhumanism)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성질과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 문화적 운동이다. -위키백과]

책에서는 두 명의 저자가 트랜스휴머니즘이 주는 기회와 위험을 논의한다. 저자는 누구인가?

(7) 슈테판 로렌츠 조르그너 교수는 헐학지식을 갖춘 정신 과학자로서 자신이 트랜스휴머니스트라고 확신하다.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교수는 과학 교율을 받은 의사로서 회의적인 트랜스휴머니스트를 자처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3장까지는 주로 클라이네궁크 교수가, 4~5장은 조르그너 교수가 작성하였다. 각 장에는 주제에 맞춰 저자들의 대담도 실려 있다.

1장은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해서 알아보는 부분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언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그 시초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이어져 오는지 알려준다. 또한 현시대에 유명한 트랜스휴머니스트를 통해 그들의 주장과 지금의 트랜스휴머니즘을 살펴본다. 2장과 3장은 우리가 영화, 소설 등 SF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기술에 대해 알게 되는 부분이다. 4장은 철학적인 내용, 5장은 트랜스휴머니즘이 나타난 예술품이나 대중문화 작품에 알려준다.

 

2장과 3장을 제일 재밌게 읽었다. 노화 방지, 냉동 보존 기술, 신체 강화, 딥러닝, 인공지능 등 영화에서 자주 보던 소재들이 주제고 해당 기술로 인한 현상과 의미 등을 살필 수 있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예전에는 우스웠던 소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화는 자연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 여겼다. 지금은 항노화라는 연구 분야가 있다. 노화를 질병으로 여기기도 한다. 정말 늙지 않고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그렇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도 생각하게 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성교와 생식의 분리도 흥미롭다. 지금도 피임을 통해 성교=생식이 아니며 난임 해결을 위해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등 성교 없이 아이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태아는 여전히 여자가 품고 출산을 한다. 그런데 미래에는 이마저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인공자궁이 현실화 되면 태아를 사람이 아닌 인위적인 공간에서 자라게 힐 수 있다.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생식의 완벽한 분리가 가능해진다. 이게 된다면 과연 좋은 것을까, 안 좋은 것일까? 나는 솔직히 모르겠다.

 

인간 강화를 떠올리면 기계부품을 팔이나 다리가 부착되는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들이 말하는 강화의 범위가 매우 넓다. 인간이 나아지게 되는 모든 것을 강화라고 칭하며 교육과 문화도 강화로 본다. 그러네. 이런 것은 인간의 지식, 의식의 강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를 몸에 부착한다고 하면 거부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간의 것이 아닌 것을 자연스레 접하고 있다. 안경, 보청기 등이 그것이다. 이런 것은 보조물, 탈부착이 가능하여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임플란트는 어떨까? 임플란트는 내 몸에 심는 것이다. 임플란트도 거부감이 매우 적다. 임플란트처럼 어느 순간 다른 기기의 부착도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장애를 보완하기 것이 오히려 강화로 볼 수도 있기도 하다. 책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일회가 담겨있다. 무릎 아래 다리를 절단한 그는 탄소 섬유 강화 합성수지 의족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장애인이 올림픽에 참가한 것은 선례가 없고 반대가 심했다. 그런데 반대의 근거 중 하나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첨단 기술로 만든 합성수지 의족을 착용한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이 아닌 일종의 기술 도핑이라고 주장했다. 다행히(?) 이와 같은 우려는 피스토리우스가 포함된 팀이 8위에 머물면서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우승을 하거나 등수 안에 들었다면? 만약 정상 선수보다 좋은 기록을 내는, 좋은 보조물을 착용한 장애인 선수가 있다면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책을 읽기 전에는 트랜스휴머니즘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트랜스휴머니즘은 이미 우리 삶 속에 있고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가 SF, 히어로물을 좋아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을 제외하고 논하기는 매우 힘들어 보인다. 또한 단순히 기술, 기능적인 개선만이 아닌 정신, 문화적인 개선도 강화로 보는 관점도 신선했다.

 

트랜스휴머니즘의 현황과 그것에 따른 우려 사항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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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 - 숨겨진 수학머리를 깨우는 진짜 수학 공부
조 볼러 지음, 송명진.박종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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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고 지금도 과학지식을 접하는 것이 매우 재밌다. 한 번은 직장 동료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왜 이과를 안 갔냐는 물음도 들었다.

고등학교 때 문과/이과 선택 중 내가 문과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수학을 못했기 때문이다. 국영수 중 영수를 못했지만 수학을 특히나 더 못했다. 중학교 시험 때는 50점도 못 받은 적이 있다. 수학을 어렵게 느끼지 않았다면 나는 이과를 선택했을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수능 당일 기억도 떠오른다. 수리영역 1, 즉 수학 시험시간이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다. 내가 풀어본 적이 없는 문제였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아예 감을 잡을 수 없어서 그냥 찍었다. 풀이 방식을 모르는겠는, 그런 문제가 3문제 정도 나왔던 거 같다. 포기하고 그냥 찍었던 기억이 난다.


내 또래 많은 분들에게, ‘수학’ 이란 앞선 나의 경우처럼 ‘문제풀이’ 일 뿐이 것이다. 시험의 한 과목 그 이상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수능 후에는 수학을 쳐다볼 일도 없고 수학 공부 그거 해야 하나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이런 나 같은 태도와 학습 경험을, 이 책의 지은이 조 볼러에게 들려줬다면 매우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이 책은 ‘수학’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누구든 수학을 재밌게 할 수 있다고. 내 학창시절의 방식, 공식을 외우고 빨리 문제를 풀어야하는 그런 수학이 아니다. 저자는 문제풀이, 외우는 수학 공부의 폐해를 잘 지적해준다. 예시로 n각형은 매우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오각형이면 다섯 개의 각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접한 것과 다른 도형이 나오면 그것을 선뜻 말하지 못한다.


저자가 말하길 수학은 문제 푸는 것이 아니다. 수학은 패턴을 찾는 학문이다. 지은이가 제시하는 수를 배우는 법을 보면 마치 놀이와 같다. 놀이하듯 수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실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실수가 틀린 것, 안 좋은 것이라 여기지만 뇌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난다. 실수는 할 때 우리의 뇌는 자극받고 새로운 경로를 찾는다. 따라서 수학을 배울 때는 혼자 풀기 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방법을 보면서 실수를 통해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임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저자는 누구나 수학을 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근간은 ‘성장 마인드 셋’이다. 마인드셋은 고정/성장으로 나누는데 성장 마인드셋은 능력은 노력을 통해 향상시킬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수학적 마인드 셋은, 성장마인드셋이고 이게 수학머리를 가지게 되는 방법이다. 저자는 그 방법을 책을 통해 자세히 알려주며, 그것에 활용할 수 있는 과제 예시를 부록으로 넣어주었다.


성장 마인드 셋이 가능한 것은 우리의 뇌에 관련되어 있다.

“무언가를 깊이 배울 때 시냅스의 활동은 두뇌 안의 지속적인 연결을 만들고, 구조적인 경로를 형성한다. 그렇지만 어떤 생각을 겨우 한 번 하거나 피상적인 방식으로 하는 데 그친다면 시냅스의 연결은 모래 위에 만들어진 길처럼 ’씻겨 사려져‘ 버릴 수있다.”

“모든 학생이 알았으면 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수학을 배울 때 두뇌가 바꾼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수학을 어떻게 접하고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 풍부한 예시와 설명이 들어 있다. 두 번째는 올컬러이다. 삽입된 사진과 도표가 형형색색이다.

수학을 자자가 알려준 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노고가 더 들어가야 한다. 그럼에 아이들을 위해, 좀더 재밌는 배움을 위해, 기꺼이 수고하실 선생님이 계실 것이다. 수학 공부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유요할 것이지만, 특히나 수학 교육자에게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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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세요, 미래를 바꿔주는 택시입니다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김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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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보니 작고 적당한 두께이다. 읽기 시작하니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니 나는 소설보다는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생갹된다. 자기계발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을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 내용이란 나의 마음가짐이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하는 것. 그리고 그래야하는 이유를 택시 운전사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슈이치도 처음에는 택시 운전사의 말을 믿지 않고 공감도 되지 않는다.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자신의 아버지와 친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운에 대한 다른 가르침 등을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게 된다.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슈이치 같을까? 자신에게 쓸 수 있는 운이 남아 있지만 슈이치는 그걸 다 쓰지 않는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 또한 적립되어진 포인트는 다음 세대를 위해 써 달라고 한다.

 

내용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은 운에 관한 내용이다. 작가는 운을 후불이라고 하고 좋다/나쁘다 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운은 후불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는 방법은 없어요. 포인트 적립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그런 행운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참 이상하게도 운에 대해서만큼은 엄청나게 기대를 하더라고요. 직립도 하지 않고 혜택부터 잔뜩 바라죠.

이 내용이 사실인지 과학적인지를 떠나서 운은 후불이라는 개념은 좋은 태도라 보여진다. 안 좋은 일이 생길 때, 난 운이 없다고 불만하기 보다는 운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스스로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가 일종의 회복탄력성 아닐까?

 

운이란 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사용한다’, ‘적립한다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 먼저 운을 적립한 다음에, 그게 어느 정도 모이면 운을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택시운전사는 운은 적립한 다음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운을 쌓는 것에는 신경도 안 쓰면서 운이 있다, 없다고만 말한다. 나는 왜 운이 없을까가 아니라 운을 쌓지 못한 것이다.

운을 쌓고 만드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오타니 쇼헤이선수의 일화가 떠올랐다. 그의 만다라트를 보면 이라는 목표가 있고 운의 실천 과제 중 쓰레기 줍기, 플러스사고(긍정적사고)가 있다. 오타니는 쓰레기를 줍는 것을 남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것이라고 했다.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이 나에게 결국 돌아온다는 믿음을 작가도 오타니처럼 가지고 있나보다.

 

주인공 슈이치는 자신의 아버지기 일화뿐만 아니라 친할아버지에 대한 진실도 알게 된다. 친할아버지는 슈이치의 아버지가 1살일 때 전사했다. 그러면서 어떤 마음으로 죽었는지 그려진다. 우리 할아바지 세대도 6.25라는 전쟁을 겪었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본의 할아버지 세대가 겪은 전쟁? 이건 제국주의 일본의 전쟁일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개 개인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일본인이라면 공감을 하겠지만, 나는 좀 언짢아졌다.

 

짜증나고 잘 안 풀리는 일이 연달아 터질 때 어떤 마음으로 대처해야 하는가를 슈이치를 통해 작가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 힘든 일이 일어나면 잘 해결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그 해결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 혼자만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소설의 일화처럼 슈이치의 행동을 아내가 그렇구나라고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것일지 모른다. 나만 노력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주변에서 도와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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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멋집 - 머물고 싶은 공간 훔치고 싶은 디테일
공상찻집 도라노코쿠 지음, 김슬기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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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어떤 공간인가? 예전의 나는 카페를 간다는 것은 사치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다만 가서도 가격에는 망설질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들에게 카페는 집, 학교 또는 회사에 이은 제3의 공간이 된 듯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식사를 하고 술 마실 것이 아니면 사람들과 이야기하려면 카페 빼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이야 외국말로 카페가 되었지만 원래 다방 아니던가. 차 마시거나 커피 마시면서 사람과 이야기하는 곳. 예전과 달라진 점은 일부만 이용하던 것이 이제는 누구나 이용할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는 것.

수다의 장소가 아니라 카페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가는 경우도 있다. 인테리어나 경관이 좋은 카페, 맛 좋은 메뉴가 있는 카페라면 기꺼이 간다. 나도 몇 곳을 기꺼이 다녀온 적이 있다.

 

<도쿄 카페 멋집>은 제목 그대로 일본 도교에 있는 카페를 소개하는 안내 책이다. 나는 카페 가는 것, 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아닌데 왜 신청 했을까? 아마 다시 갈 생각이 있고 갈 거 같은 도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 여행지에 소개된 가깝다면 한 번 가보는 거지.

 

누군가와 이야기하기 위해, 혼자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부나 일을 하던 중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문득 멈취 서고 싶을 때나 뒤돌아보고 싶을 때에도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분명 여러 가지 이유로 모여들 것입니다.

 

나는 도쿄 한번, 삿포로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도쿄를 갔을 때는 우에노역 인근의 프렌차이즈 커피점, 삿포로에서 르타오. 책에서 소개한 동네 카페 곳을 가보지는 않았다. 책은 큰 주제별로 묶어서 카페를 소개하고 마지막에는 지역별 색인이 있다. 내가 지나왔던 곳에도 있다. 아사쿠사의 카페 오토노바, 우에노의 킷사 코조. 이렇게 내가 가는 여행지에 소개된 찻집이 있다면, 여행 일정에 넣어보지 거지!

 

막상 책을 덮고 나니 두 가지 애로사항이 떠오른다. 카페에 가도 주문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관광객이 많이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카페들은 그래보이지는 않는다. 이 점은 마음만 먹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있으니 사진을 찍어 번역을 해서 주문을 하면 될 것이다.

예전에 블라디보스토크를 갔을 때이다. 아침은 먹고 싶고 문 연 식당은 없고 그래서 카페를 간 적이 있다. 러시아어는 하나도 못하지만 메뉴판을 구글렌즈로 찍어 번역을 해서 알아보고 시켰던 적이 있다.

또 다른 점은 금연 여부다. 우리나라면 당연히 실내 금연이기에 생각을 못했는데 아내가 알려줬다. 여름에 출장 차 일본(삿포로)을 갔을 때 카페에 들어갔는데 옆자리서 담배를 피워서 나왔다고. 우리나라는 실내에 흡연실도 없는데 일본은 여전히 실내흡연이 되나 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도쿄 올림픽을 맞아 실내금연을 지정한다고 한 기사가 보인다. 이걸 보니 카페 정보에 흡연/금연 여부도 표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 중 하나가 미식. 맛있는 것을 먹는 거다. 먹는 것이니 으레 식당만 생각했는데, 도쿄를 또 간다면 이 책을 가이드 삼아 한 번 쯤은 방문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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