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 자기 성찰의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범립본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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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이 책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지인분이 추천을 해 주셨다. 번역과 구성이 깔끔하게 되어있다고 전해주셨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함께 모여 있는 단체방이 이럴 때 참 좋다.) 두 번째는 어머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책 중 하나가 <채근담>이다. 그런데 생뚱맞을지 모르겠으나 명심보감이란 소리를 들으니 자연스레 채근담과 어머니가 떠올랐다. 셋째, 내가 좋아하는 글귀가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교양한문’ 수업에서 발표한 것이 있었는데 그 때 내가 인용한 것이 명심보감의 한 구절이었다.

주불취인(酒不醉人) 인자취(人自醉)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해 술 핑계 되는 것을 매우 실어하는데 명심보감에서 이 점을 꾸짖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이번에는 명심보감을 한 번 접해볼까 하는 생각에 신청을 했다.

 

이번 책을 통해서 <명심보감> 자체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검색 포털에서 명심보감을 검색하면 고려의 문신 ‘추적’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옮긴이는 지은이를 법립본이라 했다. 그 이유는 본 책의 서문에 잘 나와 있다. 명나라 사람 법립본을 주 저자로 내세우는 게 다수설이며 올긴이 김원중 교수님도 이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명심보감을 초략한 판본이 <명심보감 초>로 구분되었으나 어느 순간 ‘초’자가 빠져 명심보감과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이라 한다.

명심보감을 누가 지었냐는 중요한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책을 감상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명심보감이 담고 있는 내용이고, 그것을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귀퉁이를 접었다. ‘아, 그렇구나’하고 공감하는 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표시한 부분이 많아 이 글에 인용을 하려면 양이 많아 포기를 했다. 대신 나중이 틈틈히 조금씩 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술’에 관한 꾸짖음이 저 당시에는 마음에 들었고, 요즘에는 ‘돈’에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구절이 와 닿았다. '부유하면 산골에 있어도 사람이 찾아온다.‘ 라는 말은 곱씹어 볼만하다. 내가 부유하면 주변에 사람이 알아서 모일 것이다. 한편 그렇게 모이는 사람들 중 진실 된 사람은 몇이나 될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초반에 책을 읽을 때, 한자도 되도록 다 읽어보려고 했고 저자의 주석도 다 챙겨서 읽었다. 그런데 빨리 읽으려는 마음을 먹으니 한자와 주석이 걸림돌이 됐다. 명심보감을 이렇게 읽으면 안 된다. 한구절 한 구절 찬찬히 읽으면서, 한자도 찾아보면 한문공부도 된다. 주석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도 엿보고 보다 풍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읽어보자.

 

고백을 하자면 나는 고전을 꼭 읽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과학이 발전하고 인간의 뇌와 마음,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연구가 계속되며 그 결과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에는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심보감>에서 내가 공감한 부분들이 과학적으로는 접근할 수 있을까? 심리학, 뇌과학으로도 설명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나중에는 이런 관점으로 자료를 찾으면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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