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신청할까말까, 읽을까말까 고민을 했다.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작가에 열광하는 편도 아니고 다른 책들도 밀려있었기 때문이다. 단편집이라는 짧게 짧게 읽으면 되겠네라는 생각과 신청하면 뽑힐 것 같은(?) 생각에 책을 접하게 되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빅픽쳐로 대박을 낸 뒤, 그의 작품은 꾸준히 나오는 것으로 안다. 나 또한 그의 작품을 두 편 정도 본 것 같다. ‘빅픽쳐는 읽어본게 확실한데 결말이 어렴풋하다. 다른 것도 읽었는데 작품명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작가는 작품 구성이 비슷하네? 라는 생각을 한 게 떠오른다.

 

<픽업>은 알다시피 단편 모음집이다. 외국에 나온 것은 2014년이다. 우리나라에 출판된 것 또한 작가 명성 덕분이리라. 한국어판은 제목이 <픽업>이지만 원제를 보니 <당시문제가 뭔지 알아?> 이더라. 왜 우리나라 판은 <픽업>이 단편집 제목이 되었을까? 12편 중 이 두 편을 먼저 읽었다. 단편 모음집에 기대했던 대로 짧아서 좋았다.

 

골라 읽었기에 다 읽지는 않았다.

픽업, 크리스마스 반지, 여름 소나타, 전화,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냉전,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읽어본 7편 중 인상에 남는 것은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이다. 결혼을 하니 부부이야기가 가장 마음이 간다. 남편의 능글맞은 질문,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이 물음에 주인공은 꾹 입을 다문다. 이게 그녀가 가정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참다 참다 결국 참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여기에 주인공은 어떻게 반응할까? 책에서 직접 찾아 보시길 남편은 그만 했어야 했다. 내 아내도 매번 나에게 하는 말. ‘적당히 할 줄 알아야 한다.’

 

<전화> 내용은 공감이 가지 않았다가,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군 이라며 수긍이 됐다. 주인공 가 내연녀의 임신했다는 전화에 저리도 순간적으로 망가질 수 있을까?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끊었던 담배를 줄담배로 피우고, 동료를 모욕주고. 자신 마음에 담았던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한다. 자기 절제가 강한 사람이 내연녀와의 임신 문제에 저리도 충동적이 될까? 라며 의아했다. 그런데 그는 이미 불륜 이라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절제 보다는 욕망을 택한 삶을 살고 있었다. ‘임신이라는 소식은 그의 마음을 더 쉽게 표출하게 해 준 것일 뿐이다.

 

교훈을 얻는 이야기도 있다. <여름 소나타> 자신을 사랑하던 여자에게 못되게 굴고 몇 십 년이 지난 후에야 후회하고 자기 마음 가는대로 한다. 연인의 사랑이 부담스럽기에, 자신이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기에, 주인공은 믿음을 깨는 행동을 한다.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자신의 마음을 먼저 그녀에게 털어놨어야지. 사랑하는 이에게는 내가 마음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행동하지 말아야지.

 

텔레비전을 보듯이 한편 한편 읽기에 무난하다. 아니면 쉬엄쉬엄 하나씩 읽어도 되겠다. 나는 아직 다섯 편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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