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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오무라 오지로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돈에 관심 많고 역사에 흥미 있는 척하는 나에게, <쩐의 세계사>라는 제목이 매우 끌렸다. 쩐, 돈의 역사를 말하는 것인가? ‘세계사’라고 써 있으니 돈과 관련된 여러 사건을 알려주는 것일까? 목차를 펼쳐보니 세계사 주요 사건을 ‘돈’ 관점에서 이해하고 풀어쓴 것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쩐’은 ‘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6쪽) 돈이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재물과 부, 개인이 다루는 재물에서 국가의 제무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를 다룬다. ‘세계의 역사에서 돈, 부, 재물이 어떤 방식으로 축적되고 어떻게 흘러왔을까?’ 이것이 발 이 책의 주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설명되고 이해될 수 있는 게 사회현상이며 역사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건에 대해, 저자가 말하는 배경은 다르다. 그러나 저자 설명 또한 ‘아하~’ 하게 만든다. 사회현상은 하나의 원인, 하나의 이유만으로 설명될 수가 없다. 다양한 원인이 함께 어울려 있으니, 사건을 해석하는 관점도 자연스레 여러 가지이다.
책에서는 많은 사건을 다룬다. 이집트, 로마, 유대인과 중국인, 몽골과 이슬람,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 정책, 해적질한 영국, 로스차일드 가문과 응모에 대한 저자의 생각, 1, 2차 세계대전, 소련의 탄생과 붕괴.
책을 읽는 초반에는 내용이 빈약하네, 얇게 다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 정책부터는 재밌게 읽었다. 책 내용 중에 흥미로웠던 몇 가지를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로스차일드 가문과 유명한 일화는 워털루 전쟁 정보를 이용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 게 있다. 이건 전설이다. 최근 런던 중권거래소가 조사한 바로는 워털루전투를 전후한 영국 공체시세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현대에 들어오면서 쇠퇴하고 희생도 겪었다. 그런데 음모론자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희생에 대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역사.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을 하게 된 계기는 관세, 즉 세금 때문. 아메리카에는 여러 식민지가 있었는데 왜 미국만 눈부시게 발전 했을까? 저자는 광대한 영토와 자원을 하나의 이유로 꼽는다. 미국은 독립 후 20년이 지났을 때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인수해 면적이 두배가 된다. 토지를 인수하여 국력을 늘렸던 것이다. 재밌는 것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주는 원래 멕시코였는데 전쟁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고 한다.
-식민지 시대 동아사이에서 왜 일본만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저자는 일본 수출력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1873년~1877년 평균을 보면, 일본은 이때부터 이미 수입과 수출이 비슷한 수준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이 늘어나는데 수출 또한 수입과 비슷하게 늘어난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베르사유조약 배상에 대해 독일이 이의를 제기하고,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조차도 배상금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히틀러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 합병하고 수데텐 지방을 받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히틀러는 지금과는 반대 이미지가 되었을까?
읽는 데 어려움 없다. 교양 쌓기 위해 읽는다면 좋은 책이다. 그러나 읽다가 든 생각은 가볍지는 않다. 프랑스 혁명이 국가 재정 때문이라면 부의 격차가 자꾸만 커지는 혀재도 혁명전야 일지도 모른다. 건강한 조세 제도가 좋은 나라를 만든다. 건전한 재정을 위해 우리는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