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에 대한 반론 - 생명공학 시대,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
마이클 샌델 지음, 김선욱.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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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샌델.『정의란 무엇인가』가 크게 인기를 끈 뒤, 그의 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이번 와이즈베리에서 나온 ‘완벽에 대한 반론’은 샌델의 최신작은 아니다. 본 책은 2010년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며, 원서를 다시 번역하고 제목을 바꾸어 나온 책이다. 원서 자체는 2007년 에 나왔지만, 유전공학-생명복제에 대한 마이크 샌델 입장을 알기에 매우 충분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완벽’에 대한 현상에 대해서 살핀다. 책에서 말하는 ‘완벽’이란 ‘치료’ 뿐만 아니라 ‘강화’도 포함된다. 이상이 있는 형태를 정상적으로 고치려는 인간의 마음은 불편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상이 없지만 좀 더 나은 성과,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강화’를 하는 것 또한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부모들이 유전자 결함이 없는 상태뿐만 아니라 좀 더 우월한 신체 조건을 위해 정자난자를 선택하는 것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받아들 수 없는 것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어떨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센델의 생각은, 여섯 펀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각 글에 대해 감수자 김선욱 박사가 해제를 통해 깔끔히 정리를 해 놨다. 본 내용을 읽기 전에 해제를 먼저 읽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생명에 대해 ‘선물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센델의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선물’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 맘에 드는 선물을 받으면 매우 기쁘지만, 혹여 맘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선물을 ‘받는’ 것 자체가 기쁨을 얻는다. 선물을 바꾸려고나 고치려고는 잘 하지 않는다. 받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생명 또는 삶에 대해세도 그렇게 받아들이면 불편한 마음, 강화와 통제하고픈 마음은 줄어들 것이다.

(68쪽) 부모가 아이를 설계하지 않아도 아이는 자신의 유전적 특성을 스스로 선택해 태어날 수 없다. 진짜 문제는 자녀를 설계하는 부모의 오만함, 그리고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을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욕구다. (중략) 그 성향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훼손하고 부모로 하여금 ‘선택하지 않은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통해 길러질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공감과 겸손함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

(69쪽) 자녀를 선물이나 축복으로 여긴다는 것은 질병 앞에서 수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프거나 다친 아이를 치료하는 행위는 아이가 타고난 능력의 가치를 퇴색시키시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꽃필 수 있게 해주는 행위다. 그런 의학적 치료가 자연적 상태에 개입하는 것이기는 해도 그것은 건강의 회복을 위한 것이며, 따라서 거기에는 통제와 지배를 향한 욕구가 담겨 잇지 않다.

 

‘줄기세포’ 논쟁에 대한 센델의 자세도 기억에 남는다. 줄기세포를 위한 배아 복제에 대해 찬반이 나뉜다. 센델은 ‘인간 생명체’와 ‘인격체’로 구분하여 논리를 펼친다. 이런 구분법은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현실과 타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배아를 바로 태아로 간주하거나 배아를 폐기하는 것에 반대하는 진영에 대한 센델의 반론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155쪽) 배아를 인격체로 간주하는 사람들은 영아 사망률이 높다고 해서 영아 살해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응수할 텐데, 그것은 물론 옳은 말이다. (중략) 자연임신에서 손실되는 배아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은, 그것을 도덕적 또는 종교적으로 어린아이의 죽음과 동일한 사건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자연임신에서는 수정란의 절반 이상이 착상되지 못하거나 다른 여타의 이유로 손실된다)

 

본 책은 줄기세포. 생명복제 등에 생명공학 시대에 윤리적 찬성․반대 의견이 무엇인지, 그 궁금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 또한 과학과 윤리는 왜 떨어질 수 없으며, 우리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생각할 기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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