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김정운 교수의 책을 처음 읽는다. 그런데 이미 저자의 외모가 익숙한다. 그것은 출판사의 정기 신간 소직 등의 안내 메일 덕분에 관련소식을 종종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의 물건, 노는만큼 성공한다 등 저자의 다른 책들이 눈이 가는 제목이었던 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에디톨로지 라는 새 책을 출판사에서 열심히 마케팅 하는 덕분에 그 소식을 접하는 빈도가 무척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 저자의 책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냉큼 신청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개정판이 나온 이유가 ‘신작’과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 본다.)

책 제목만을 본다면 결혼에 관한 에세이집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확실히 드러낸다.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이 책은 남성, 그 중에서는 저자와 비슷한 연배인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에 대한 고찰이 담긴 수필집이다. 글이 재밌고 잘 넘어간다. 저자는 매우 사적인 경험을 들려주면서 사회현상과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문화심리학을 전공한 이력답게 현상 을 심리학적인 근거로 분석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되는가 라는 제안도 한다.

저자는 일관되게 ‘재미’와 ‘놀기’를 강조한다. ‘재미있고 노는 삶’을 살자고. 우리 사회가 팍팍한 것은 개개인의 ‘재미’가 없는 것이 원인이라는 나름의 주장도 펼친다. 우리는 ‘재미’가 없는 것일까? 모르는 것일까?

저자의 주장에 나는 ‘한’과 ‘흥’이 떠올랐다. 우리네 대표적 정서로 ‘한’을 꼽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 나는 ‘한’과 더불어 ‘흥’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 것이 강조되는 사회인가에 따라 지금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일 뿐.

대한민국은 전쟁 이후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잘 살아 보세‘ 라는 ’한‘을 풀기 위해 달려 왔다. 개인들의 욕망이 통제당한 채. 1990년대에 들어 그 ’한‘을 좀 푸나 싶더니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IMF)을 마주한다.(나는 요즘 90년대의 문화가 있기를 끄는 이유는 당시의 풍족함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어느 부분 반영된 것이라 본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매번 극복해야 할 대상을 제시하고 그것을 도달하고자 하였다. '잘 살아보세’라는 한풀기은 산업화 시대, 지난날의 성장 동력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정보화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 ‘신나게 살아보세’ 라는 ‘흥’을 강조해야 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감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인간은 감탄하기 위하여 살기 때문에.

저자의 글을 읽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아 그렇구나’하고 공감하는 부분들도 많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독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사실은 다 옮기기에는 귀찮기에) 맘에 들었던 내용들을 책에 그대로 남겨 둔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다. 기대가 된다.

(덧붙이기 : 인간은 감탄하기 위하여 산다라는 말에 ‘감탄’을 ‘행복’으로 바꿔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살기 위해 감탄한다.’라고 바꿔야 하지만. 하지만 ‘잘 감탄=풍요로운 삶’이라는 주장은 적극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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