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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 - 박수길 대사의 외교관 36년, 한국 외교의 회고와 전망
박수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사실 내가 ‘외교’에 대해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가 들어간 책 제목에 혹해서 신청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얼마 전에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를 읽은 영향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이야기. 제목 거창하다. 기대를 했다. 대한민국의 외교사의 중요사건이나 숨겨진 이야기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다 읽은 지금은 왠지 ‘제목’에 좀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라는 보다는 외교관 지은이의 회고록으로 보면 되겠다.
책은 네 장으로 구분된다. ‘박수길’이라는 사람에 궁금하지 않는다며 ‘1장 외교관은 나의 운명이었을까’ 부분을 건너도 된다. 2장은 박수길 대사가 겪었던 외교 일화들과 생각이 담겨져 있고 3장은 북한들과의 연관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4장은 외굑관 생활에 대한 선배의 말씀이 되겠다. 책에서 언급되는 외교사에 대해서는 따로 페이지를 할애하여 객관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외교사의 주요 사건들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압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 아시아여성기금 / 우루과이라운 협상 / 김만철 일가 탈북 /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 이다.
-힘없는 시절의 무리한 외교 / 국력만 낭비했던 1970년대의 치열한 남북 대결 : 국제시장에서 남북한이 서로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떻게 활동을 했는 알 수 있었다. 그 자존심 대결 때문에 많은 자원을 쏟았던 것을 아쉬워하는 지은이의 마음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실리보다는 명분을 쫓은 것인데 당시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 그것도 북한과 함께 가입은 한 것이 1991년이다. 당시 길거리 여기저기 가입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던 것을 봤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이 당시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고, 여태까지도 몰랐다! 유엔 가입이 쉬운 것 인줄 알고 있었다. 유엔에 가입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당당히 한 ‘국가’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49년에 최초로 가입신청을 했는데 소련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 되었고 매번 소련의 반대로 가입이 좌절되었다. 상임국의 만장일치가 되어야 하는 유엔 제도를 보면서 ‘유엔이 생긴 지 수십 년이 지났고 세계의 역학구도 바뀐 지금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만이 여전히 상임국을 차지하는 것이 부당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엔에 가입한지 24년이 안 되었는데 지금의 사무총장이 대한민국인 것을 보면서 대단하기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엔인권소위원회의 한일 대결 : “군대 위안부 문제는 한·일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어린 여성들을 성노예로 전락시킨 것으로, 유엔이 수호해야 할 기본적 인권을 침해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라는 저자의 발언에 참 공감한다. 일본의 ‘천황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일본 지도층은 ‘독일’처럼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쌀 시장 개방 : 20년의 유예 끝에 결국에는 쌀 관세화가 끝났다. 다자간 무역 합의 시대에서 우리나라만 ‘특정 품종’에 대해서 죽어라 반대를 외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인 거지. 다만 20년의 기간동안 정부는 농민들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줬는가가 의문이다. 단편적인 내 생각에는 기껏해야 ‘대출’만 많이 해주지 않았을까? 낚시법 강화 및 변경 보다는 떡밥만 많이 줬을 것 같다는 말이지...
-내가 김현희를 데리고 왔다 : 김현희 KAL기 폭파사건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진실규명을 통해 “조작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이 났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의심을 할까? 저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음모론이란 게 자체로 매력적인 데다 공교롭게도 선거 전날에 송환됐다는 원죄(?)가 있다. 때문에 통일이 되어 북한의 비밀문서라도 등장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의혹을 완전히 해소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북한의 문서가 있다면 해소가 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부가 스스로 그 의심을 샀다. 책에서 관련 내용을 정리한 부분 중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눈에 띠었다. “김현희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1989년 4월 25일) 복역하던 중 이듬해 1990년 4월 12일 대통령특사로 사면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115명을 다 죽인 테러범을 복역 일 년도 안하고 사면? 다른 정황을 물리치고 이것만 보면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아마 유족들도 이 부분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속 ‘조작’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나라도 의심이 갈 만하다.
-일부 장관의 공명심에 피곤한 현지 외교관 / 외교부장관이 가장 자주 바뀌는 나라 : 이 부분은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과 외교부 장관이 꼭 읽고 꼭 명심했으면 읽어봐야 한다. 현장을 발로 누빈 외교관이 하는 이 솔직한 이야기를 정말 들어줘야 하는데... 아니 무엇보다 그 전에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진정한 공명심이 있어야 되는데 말이지... 위로의 공명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명심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든 생각인데..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숫자’에 목메지 말고 ‘How’을 만드는 나라가 되자. GDP 몇 만 달러보다는 국민이 삶을 ‘어떻게’ 느끼는지, 주관식으로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를 생각해 보자.
-외교관은 대한민국 국민의 국선변호인 : 내가 비비꼬인 것인지... 저자는 ‘집으로 가는 길’에 그려진 외교관의 행태를 이야기 한다. 저자 말대로 외교관 전체가 저런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해외 영사들의 첫 번째 임무는 국민보호 이다. 그런데 왜 첫 번째 임무를 가벼이 여기는 행태가 나온 것일까? 저자의 지적대로 단순히 몇 마리의 미꾸라지기 문제로 보면 안 될 것이다. 외교부는 ‘기본’을 가장 무겁게 여기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국선변호인도 모두 최선을 다 하지 않는다. 외교관은 대한민국 국민의 국선 변호인보다는 ‘대한민국민의 최고 변호인’ 이라는 공명심과 자부심을 심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