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추격, 추월, 추락 - 산업주도권과 추격사이클
이근.박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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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 즉 게임을 좋아하시는지? 이 책의 목차에서 가장 눈에 띈 제목이 ‘게임 산업에서의 주도권 이전’이었다. 나는 집에 비디오 게임기가 없었다. 그러나 항상 게임기를 가지고 싶었고, 그 관심이 ‘미니컴보이’와 ‘게임잡지 구독’이었다. 덕분에 게임기는 없었어도 비디오 게임 시장의 동향을 대략 알 수 있었다.

내 기억의 최초의 비디오 게임은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가 아닌가 싶다. 텔레비전에 총을 쏘아 새를 맞히는 게임이었다. 그 게임기는 아마 패미콤이었을 것이다. 중학교 때는 게임 잡지를 구독했다. 내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이 비디오 게임이 매우 인기 있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많이 접했던 게임기는 슈퍼컴보이, 플레이스테이션, 세가세턴 이었다. 그러다 플레이스테이션2이 비디오게임기를 평정한 듯한 인상을 받았고 닌텐도64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플레이스테이션2로 소니가 승승장구 하나 싶었는데 닌텐도 위로 다시금 게임기의 선도자가 바꿨다. 위의 출시로 인해 닌텐도, 그리고 PS와 x-box는 서로 다른 게임 시장을 공략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이번 독서의 큰 재미는 추격 사이클 이론으로 본 게임 산업 대한 분석이었다. 그저 게임에 관심이 있는 한 사람으로 겪었던 게임기의 변화가, ‘기회의 창’과 ‘추격 유형’으로 게임산업이 설명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제1장과 제9장만 읽고 나머지 관심분야 산업에 대해서만 골라 읽으면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제1장은 추격 사이클 이론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장이며 제9장은 추격 사이클 이론에 입각한 한국 기업, 산업, 정부 차원에서의 미래 대응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그 외의 장들은 무엇인가? 내가 감히 섣부르게 판단을 한다면 대학원생의 ‘과제’ 결과일 것이다. 저자 구성과 각 장의 깊이를 본다면 내가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근 교수, 박태영 교수, 기지훈 박사과정을 제외하면 나머지 공저자들은 직장인들이다. 이근 교수의 2011년 경제추격론 수업을 계기로 초고들이 작성되었다고 하니, 공저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추격 사이틀 이론’으로 산업 분석을 하는 과제 혹은 기획이란 그림이 그려졌다..

 

결국 본 책의 의의는 추격 사이클 이론에 대해서 배워보고, 추격 이론에 따라 산업 주도권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음에 있다. 따라서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추격 사이클 이론'을 인용, 정리하는 것이 유용한다고 생각된다.

 

산업 주도권의 연속적인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기회의 창’ 아라는 개념과 추격의 세 가지 유형(경로 추종형, 단계 생략형, 경로 창출형)을 결합한 이론적 분석틀을 제시한다. 이 분석들을 ‘추격 사이클 이론’이라고 명명한다. - 14쪽.

 

후발기업 혹은 추종기업에게는 선도기업을 따라 잡을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 첫째는 새로운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등장이다. 둘째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종종 선도기업과 추종기업이 동일한 출반선상에 서서 새롭게 경주를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21쪽.

두 번째 기회의 창은 경기순환 또는 새로운 소비자층의 등장과 같은 시장 수요의 갑작스런 변화이다. 이것은 산업별 혁신시스템의 두 번째 구성 요소인 수요 조건 또는 시장 체제와 관련이 있다.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경기순환은 반복해서 발생하며, 이러한 반복은 추종기업 혹은 새로운 시장 진입자에게 기회의 창이 된다. - 22쪽.

세 번째 기회의 창은 정보가 다양한 규제와 후발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선발자와 후발자에게 비대칭적인 환경을 조성할 때 열리 수 있다. (중략) 비대칭적 환경은 후발자가 뒤늦은 시장 진입에서 오는 비용적인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 24쪽.

 

후발자의 추격 과정, 즉 하나의 추격 사이클은 네 단계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진입 단계로서, 이 단계에서 후발자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 후발자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동시에 후발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산업에 진입하고자 노력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이 후발자가 시장점유율 또는 생산성 측면에서 점진적으로 추격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의 추격은 보통 비용 우위에 기반한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는 투자 자금을 점점 확보하기 시작한다. 세 번째 단계는 추월의 단계이다. 이 단계는 새로운 기술-경제 패러다임 또는 조직, 제품, 생산 또는 시장과 관련한 급격한 혁신을 채택하거나, 불황기에 선발자가 몰락하는 것을 기회로 삼아 후발자의 점유율이 선발자의 그것을 추월하는 단계이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는 새롭게 리더로 올라선 후발자 역시 새로운 도전자의 부상에 밀리거나 선도자의 함정에 빠짐으로써 추락하는 시기이다. 물론 일부 리더는 즉시 몰락하지 않고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고, 더 나아가 기술이나 수요 체제와 관련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여러 번 등장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잘 올라탐으로써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 27쪽.

 

후발기업의 전략적 선택에는 세가지 추격 전략, 즉 경로 추종형, 단계 생략형, 경로 창출형 추격 전략이 존재하고, 기업들은 이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하거나 혹은 이들을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선택하게 된다. 이때 ‘경로’는 기술 경로를 뜻하고 ‘단계’는 이 경로 위에 존재하는 각 단계를 뜻한다. 보통 점진적 추격 단계에는 경로 추종형 전략이 많이 선택될 것이다. 여기서 후발자는 선발자의 기술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기는 하되, 더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더 낮은 생산 비용을 가진 새로운 후발자가 또 등장할 수 있기에 이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 즉, 후발자는 선발자와 후속 후발자의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는 위기에 곧 직면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자는 위험을 감수하고 비약 전략, 즉 단계 생략 또는 경로 창출 전략을 채택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다행히 성공하는 경우 비약적 시장점유율 향상을 이루어내어 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선도기업을 추월한다. 물론, 이런 모험이 실패해 급속히 몰락을 자초하기도 한다. -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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