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드립니다 - 성숙한 삶을 향한 열여섯 번의 만남
한성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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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서평을 위하여 지원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책을 깨끗이 본다. 책에 밑줄도 잘 안 긋고 관심이 가는 구절도 테이프로 붙여 표시를 한다. 덕분에 나중에 책을 팔 일이 있으면 책상태가 종종 ‘최상’으로 분류되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최상’을 받기는 힘들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군데군데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는 부분들의 귀퉁이를 죄다 접었다. 즉 이 책을 팔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확실히 할 겸 내 책 도장을 ‘콩’하고 찍었다. 근래에 책을 읽으면서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은 누군가 어때? 라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괜찮은 책이야 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책에 대해서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부분들을 다 옮겨 적어도 A4 한 바닥은 충분히 넘을 것 같다. 모두 다 적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래도 많이 공감했던 몇 부분들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전위는 가정에서도 흔히 일어납니다. 어느 집 형제 중 큰아들이 아버지에게 화가 났어요. 그런데 표현을 못하고 동생을 괴롭힙니다. 이것도 전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 이야기하다가 아버지에 대한 화가 풀리면 그때부터는 동생을 덜 괴롭히게 되지요. 만약 전위가 아니라면 아버지와 화해 후에도 동생을 계속 괴롭힐 겁니다. 대개의 경우 형제들 간의 관계에서의 갈등은 전위일 때가 많아요. 부모에 대해서 말 못한 화를 제일 만만한 사람에게 푸는 것이지요.

 

저는 생활 속에서 방어기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주례를 부탁받을 경우 신랑 신부가 될 사람들을 미리 만나는 자리에서 꼭 ‘예상’을 시킵니다.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어려운 일이 무엇일 것 같은지 세 가지만 대답해봐라.”(중략)“이제 각자 생대방과 결혼하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 것인지 알고 결혼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지 마세요. 어려움을 알고 결혼했으니 이제부터 그 어려움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몫입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의식적으로 알고 결혼해야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의식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야 그 일이 닥쳤을 때 이겨나가는 힘이 더 강해지는 것이고요. 불편한 감정을 미리 앞서 경험해 보았으니까요.

 

유머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고통을 마치 남의 고통처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아무리 진한 공감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고통만큼 아프지는 않잖아요.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자기객관화’라고 부릅니다. 자신을 객관화시켜 마치 다른 사람처럼 여긴다는 뜻이지요. (중략) 유머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이 이미 고통이 아니어야 합니다.

 

열등감이라는 것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다만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근면성을 넘어서는 크기의 열등감이지요.(중략)아무리 열등감이 커도 근면성 또한 그것을 극복할 만큼의 크기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중략) 열등감이라는 것도 항상 상대적이란 말입니다. 열등감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근면함과의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의 몫으로 자기 행세를 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란 말이지요.

 

책이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점은 ‘마음작용’에 대해 순차적으로, 쉽게 일러준다는 점이다. 구어체의 저자의 글을 쭉 읽다보면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주로 방어적인 측면-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되돌아보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은 그대로 두고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감점을 자꾸 크게 하자’로 요약될 수 있는 저자의 가르침 또한 매우 동의하는 부분이여서 마음에 든다. 감정이란 것이 안 생기면 모르겠지만 이미 생긴 것을 그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힘’을 쓴다. 이것은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다. 저자는 부정적인 것을 없애거나 감추려고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한편 그 에너지를 긍정적인 감정과 상태가 되는 곳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음건강에 훨씬 좋다고 말한다. 다만 육체를 건강하게 위해 운동을 하듯이 마음건강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 세 번 몇 번을 더 읽어도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아마 그것은 읽으면서 나의 마음, 내가 관계 갖는 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를 자꾸만 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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