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양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변호인. 나는 ‘영화’ 변호인을 늦게 봤다. 천 만 명이 돌파한 뒤에야 극장을 찾았다. 영화 변호인은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내 몸을 뜨겁게 한 영화다. 극중 송변이 차동영 경감에게 ‘국가란 국민이다!’ 라고 하는 순간 나도 덩달아 몸이 달아올랐다. 나에게 이런 감동을 준 영화가 소설로 나왔으니 신청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소설 변호인은 기존 영화 작품들을 소설로 출판한 것과는 다른 점이 있다. 각본을 쓰고 촬영한 감독 스스로가 소설화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소설 ‘변호인’은 영화 변호인의 활자 감독판인 것이다.

이 소설 《변호인》은 각본가가 제 작품을 활자화한, 한국에서는 비교적 드문 예다. 각본가이자 감독이 지은 만큼 이 책은 영화 <변호인>에 붙인 권위 있는 해설서이기도 하다. 역사저 rqorud이 자상하게 설명되니 7,80년대를 못 겪어본 젊은이들이 읽기 딱 좋다. 영화로는 묘사하기 힘든 사람들의 속마음도 다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소설만의 특권이다. 또한 이것은 글로 꾸민 ‘변호인-디렉터스 컷’이다. _영화감독 박찬욱-p.005

영화를 봤기에 책이 무척이나 잘 넘겨졌다. 책의 등장인물의 모습을 이미 스크린에서 접했기에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습과 음성이 떠올랐다. 눈은 글을 읽고 있지만 머리 안에서는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있었다.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들도 나오지만 그런 장면들도 이미 본 것처럼 그려졌다. 영화에서 덤덤하게 보여주던 장면-송우석 변호사가 ‘불온서적’들을 밤새 읽는 장면-이 소설에는 매우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이 장면에서 송변의 심경 변화를 잘 알지 못했는데, 소설을 통해 그가 느낀 생각과 충격들을 잘 알 수 있었다.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역시 마음에 와 닿는 장면은 송변이 차동영 경감의 태도에 분노하고 열변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란 법의 개념도 모르면서 국가 보안 문제라고 마구 내질러서 국가인 국민을 탄압하고 법을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오?”-p.235

영화에서는 못 들었던 것 같은 대사인데 사무장이 송변한테 하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인상적인 이 유는 그의 대사가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송변에 대한 사무장의 평=노무현에 대한 감독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자넬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네의 순수함이 좋아서 그럴 끼고, 자네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자네가 순진해서 싫을 거여.”-p.241

‘변호인’은 ‘돈’밖에 모르던 변호사가 어떻게 ‘인권’ 변호사가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공감이 가지 않을 수도 있을 변화이다. 오히려 돈 말고는 잘 모르는, 세상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기에 오히려 저렇게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막 앞 문장을 쓰고 보니 니 달라진 것이 아닌 것 같다. 송우석 변호사는 그대로였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상식’적인 생각이 ‘상식’으로 통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믿었고, 그 믿음대로 행동을 했을 뿐이다.

영화를 보고, 책도 읽고. 난 변호인을 두 번 본 것이 되었다. 나처럼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소설 변호인’은 강추일 수밖에 없다. ‘영화 변호인’을 재밌게 봤고 그것을 책으로 소장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한 번 읽은 책은 여간해서 잘 읽지 않는 나에게 ‘소설 변호인’은 읽고 또 읽는 책이 되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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