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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 책의 제목인 ‘판사유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의미는 ‘判事有感’. 판사로서 재판을 하면서 느낀 것들이 있다, 판사에게도 어쩔 수 없이 인간으로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다는 뜻이다. 두 번재 의미는 ‘判事遺憾’. 이 사회의 많은 분들이 판사에 대하여 느기는 아쉬움과 불만을 잘 알기에 이를 고민하고 반성한다는 뜻, 즉 판사에 대한 유감의 의미다.
지은이가 쓴 글이 언론에도 소개가 되고 많이 이들이 관심을 가졌던 것은 그만큼 ‘판사’와 일반 대중들과의 ‘유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생각에는 ‘판사’를 우리와는 다른, 거리가 먼 사람, 특별한 집단, 권력자로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현직 판사의 글이, 그리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의 글(우리가 바라는 판사들의 모습이 담긴 글)이 글쓴이의 글에서 보였기에 그의 글이 많이 회자가 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취향 때문인지 내가 느낀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또한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니오’ 라고 밝히는 데 주저가 없다. 저자는 소통과 반성을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이 달라지고 발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을 지닌 사람이라 생각된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을 배우다, 세상을 배우다. 1부 판사, 사람을 배우다는 글쓴이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분야의 재판을 경험하면서, 또 미국 로스쿨ㅇ서 해외연수 기회를 가지면서 느낀 것들을 그때마다 법관게시판이나 법원회보에 썼던 글을 모은 것이다. 2부 판사, 세사을 배우다는 2012년 글쓴이가 부장판사로 발령받은 후 ‘초임부장일기’라는 제목으로 법관게시판에 시리즈로 썼던 글들이라 한다. 주로 법원 내의 경직된 조직 문화와 소통 문제에 관하여 판사들끼리 한번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로 썼던 글들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2부의 글들에 마음이 많이 갔다.
수록된 글 중에 ‘지성과 반지성’ 이라는 제목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 인간은 객관적 진실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인가 : 저자가 학생시절 겪은 일을 통해 깨달은 점들이 있다. 정말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범인의 변명이 진실일 수도 있는 것. 우리는 있는 그대로 보는가? 아마 우리의 생각이 투영되어 보고 싶은 데로 보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 그 밑바닥까지 알고 있는 언어 : 스스로 100퍼센트 자신 있게 그 의미를 알고 있는 언어만을 사용해서 리포트를 쓰라고 했던 대학 시절의 경험. 우리는 우리가 쓰는 ‘언어’를 정말 정확히 알고 있을까? 이 부분이 특히나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언어’에 담긴 의미, 언어의 활용 등. 모임에서 항상 형님이 주장하시던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현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글이라면, 그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많이 도움이 될 것이고, 그 직업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른 ‘직업’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저자 사인을 받으러 법원으로 가면 될까?